무등의 시각- 무분별한 SNS정보, 진실은 어디 있을까

@도철원 입력 2018.05.11. 00:00

도철원 사회부 차장

채선당 임산부 사건, 푸드코트 화상사건, 세모자 성폭행 조작 사건, 240번 버스 사건.

모두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큰 공분을 불러왔던, 논란의 중심에 서있던 사건들로 우리 사회에 큰 충격을 불러왔었다.

어느 한쪽의 주장으로 시작된 일명 '여론몰이'로 시작돼 전 국민적인 지탄으로 이어졌다가 반전을 맞은 사건들이기도 하다.

그럴듯한 이야기로 모두를 믿게 만들고 사건의 상대방을 '공적'으로 만들었다가 나중에 밝혀진 진실들로 머쓱함을 느껴야만 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최근 공분을 불러일으켰던 '광주 집단 폭행'사건을 보며 저 사건들이 '데자뷰'처럼 떠오른다.

제발 도와달라는 피해자들의 말에 모든 이들이 분노하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수많은 청원을 올리며 무차별 폭행을 일삼은 이들을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게다가 연이어 올라온 동영상을 보며 경찰이 폭행을 방치하고 구경을 하고 있다며 울분을 토하고 사건 출동 경찰들도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봇물을 이뤘다.

인터넷의 한 커뮤니티를 통해 올라온 글 한편이 전국민의 관심을 집중시켰고 이를 본 시민들은 집단폭행에 가담한 이들을 '살인미수'로 처벌을 해야한다고 울분을 토했다.

하지만 지난 9일 발표된 경찰의 수사결과는 달랐다. 일방적 폭행이 아닌 양측의 다툼이 있었고 살인미수로 인정해야 한다는 근거였던 '돌로 내리쳤다''나뭇가지로 눈을 찔렀다'등의 주장을 뒷받침할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는 것.

또 피해자로 알려진 이 역시 폭행 혐의로 조사를 받고 있다는 내용도 새롭게 알려졌다. 여기에 '경찰들이 폭행을 방관하고 피의자들에게 쩔쩔매고 있다'는 비난을 불러왔던 영상들이 폭행영상과 실시간에 찍힌 것이 아니라는 것도 확인되는 등 SNS상의 진실과 현실 속 진실은 달랐다.

이같은 사건들은 어느 한쪽의 일방적 주장들이 진실이 아닐 수도 있음을 보여주는 결과기도 하다.

그럴듯하게, 때로는 논리적으로 써진 글들을 믿고, 같이 분노해준 결과가 정반대로 나올때마다 허탈감과 배신감마저 느껴진다.

이번 사건의 경우 양측이 폭행을 하게된 이유와 잘잘못은 수사를 통해 밝히고 처벌을 받아야 할 사람은 처벌을 받아야 한다. 하지만 우리가 접하는 이야기들이 100% 진실은 아닐 경우 선량한 이들에게 엄청난 상처를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된다.

자신의 일에 소신을 갖고 일하고 있을 이들에게 '폭행이 무서워서 쩔쩔맨다'등의 잘못된 비난은 그들에게도 큰 상처로 남을 수 밖에 없다.

그들 역시 한 가정의 아버지, 어머니, 형, 누나, 동생들로 잘못된 정보에서 비롯된 비난으로 씻을 수 없는 고통을 겪을 수도 있다는 것을, 그리고 그 주인공이 자기 자신, 자기 가족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모두가 다시 한번 생각해봤으면 한다.

동전의 양면처럼 우리가 보지 못한 면에서 진실이 있을 수 있다는 것을 새삼 느끼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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