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숭생숭, 갈피를 잡을 수 없는 봄밤의 연속이다. 꽃들의 소란스러움 속에 잠 못 이루는 밤이 아니라, 하루가 멀다 하고 요동치고 있는 한반도 정세 때문임을 부인할 수 없다.
불과 6개월 전만 해도 장거리 미사일을 발사했던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를 선언했다. 휴전협정이 된지 65년. 평화번영을 위한 남북한의 공동발표를 하던 4월 27일은 65년 만에 가장 기쁜 날이 아니었을까. 이 역사를 지나고 있는 우리들 생애 역시 행운이 아닐 수 없다.
요즘 여기저기 원하지 않아도 자주 들리는 음악이 있다. 에드워드의 엘가(1857-1934)가 작곡한 '위풍당당 행진곡'이다. 이 곡은 엘가의 작품 중 가장 유명한 곡으로 관현악을 위한 5개의 행진곡으로 되어 있는데, 그중 1번은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곡으로 웅장함과 힘찬 기상을 느끼게 한다.
'위풍당당'이라는 제목은 세익스피어의 희곡 '오델로' 중, 3막 3장에 나오는 대사 "Pride, 'pomp, and Circumstance' of glorious war!"(명예로운 전쟁의 자랑, 찬란함, 장관!)에서 차용해 왔으며, 1901년 국왕 에드워드 1세의 대관식을 위해 곡의 일부분에 가사를 붙여 만든 것이 그 유명한 '희망과 영광의 나라'이다.
120년 전통을 자랑하는 영국 BBC '프롬'은 매년 7,8월에 런던 로열 알버트 홀에서 열리는 세계적인 음악 축제이다. 음악제의 시작은 언제나 엘가의 '위풍당당행진곡'으로 시작을 한다. 영국민들이 국기를 흔들며 다 같이 합창을 하는 모습은 내 나라가 아니어도 감동적이며 장관이다.
'큰 꿈과 이상 가슴에 안고/ 다 같이 나가자 내일의 희망안고/ 다 같이 나가자 아름다운 세상 향하여'
이 곡은 제1차 세계대전으로 인해 절정에 치닫게 되고 영국민들의 애국심을 고취시키는 중요한 음악이 된다. 음악사적으로 영국의 음악은 색채적인 프랑스 음악이나 절대적인 독일음악에 비해 비교적 특색이 적은 편이다. 하지만 영국은 '위풍당당 행진곡'을 제2의 국가로 부르며 과거의 영광을 당당하게 표현하고 있다. 비록 그의 어법은 독창성보다는 보편성이 더 강조되었으나, 격조 높은 선율과 기풍 있는 민족성은 영국음악의 전통에 근거했다고 볼 수 있다.
1905년 예일대학교 학위수여식을 처음 시작으로 미국에서도 고등학교, 대학교 졸업식에서 '위풍당당' 음악이 연주되고 있다.
사실, 엘가는 30살이 넘을 때까지 무명 작곡가 신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신분이 낮고 시골출신이었던 엘가는 8살 때부터 피아노와 바이올린을 배웠지만,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아버지 가게 일을 도우며 생계를 이어갔다. 독학으로 악기연주법과 작곡법을 익혔고, 9살 연상인 상류 귀족출신의 캐롤린 앨리스와 사랑에 빠지게 되면서, 상류사회에 진출하게 되고 비로소 작곡가로서 이름을 알리게 되었다. 앨리스는 아버지의 상속권을 박탈당하면서까지 반대하는 결혼을 하고, 엘가의 매니저역할과 후원자 역할을 하였다.
엘가는 자신이 시골 출신이라는 것을 감추고 싶어 항상 신사복을 차려입고 다녔고, 사투리를 없애려고 말투에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고 전해진다. 악보에 '품위있게' 라는 표현법을 자주 기입한 것은 그가 얼마나 상류사회에 속하기를 열망했는지를 알 수 있는 대목이다. 1904년 음악에 대한 공적을 인정받아 Sir의 직위를 받았으니 결국 그의 열망이 이루어진 셈이 된 것이다. #그림1왼쪽#
음악에도 역시 포장이 화려한 작품들이 있다. 초라한 자신을 덮기 위해 과장이라는 거품이 더 필요한 것처럼. 그래서일까. '위풍당당 행진곡'을 들으면 가끔 웃음이 나올 때가 있다.
애타도록 마음에 절제를 새겼던 김수영의 '봄밤'이 힘이 되는 때. 이념과 사상을 떠난, 사람중심의 아름다운 세상이 오면 좋겠다.
작곡가.달빛 오디세이 대표
- 때아닌 가을에 폭염주의보? 역대 가장 더운 9월 중순 무등일보 DB. 최근 광주·전남지역에 늦더위가 기승을 부려 9월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는 등 11년 만에 가을폭염이 관측됐다.18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기상청은 지난 16일 광주와 담양에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이튿날인 17일에는 폭염주의보가 나주와 화순까지 확대됐다.폭염주의보 첫날인 16일 광주 낮 최고기온은 31.3도로 평년 기온(26.9도)보다 4.4도 높았다.이튿날인 17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3.5까지 높아져 평년 기온(27도)과 6.5도 차이가 났다.특히 18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4.5도까지 치솟아 9월 중순 최고기온을 갱신했다. 이전까지 9월 중순의 최고기온 기록이던 33.7도(1998년 9월 19일·2008년 9월 18일·2008년 9월 19일)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광주지역에서 9월 중순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관측 이래 네 번째다. 지난 1998년에 처음으로 '한가을 폭염'이 나타난 데 이어 2008년과 2011년에도 9월 중순까지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다.기상청은 한반도 주위의 고기압에 의해 따뜻한 기류가 유입되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본 아래쪽에는 여름 기단인 북태평양 고기압이 아직까지 물러나지 않고 태평양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우리나라로 불어놓고 있다. 동해상에는 또 다른 고기압이 자리를 잡고 한반도 서쪽 지방에 더운 공기를 유입시킨다.여기에 18일에는 햇살을 막아주던 구름까지 걷히면서 폭염지수를 더욱 높였다.기상청 관계자는 "고기압이 따뜻한 공기를 불어넣는 동시에 남해상에서 태풍 '난마돌'이 북상하면서 뜨거운 수증기를 몰고왔다"며 "태풍이 지난 후에는 기온이 뚝 떨어지며 본격적인 가을 날씨가 이어질 예정이다"고 말했다.한편 폭염주의보는 폭염특보의 한 종류로 이틀 이상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3도를 웃도는 등 더위로 인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발효된다. 이전까지는 기온을 기준으로 폭염특보를 발령했으나 지난 2020년부터는 기온과 습도를 함께 고려하는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 · 전남 공공배달앱 먹깨비, 농협카드과 손잡고 경품 이벤트
- · '당신도, 광주에서는 e스포츠 선수'
- · 시암송
- · 현대차 美 전기차공장, 조지아로···6.3조원 투입 '年30만대'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