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의 시각- 타오르는 정치 불씨… 공약실천까지 지켜보자

@김현주 입력 2018.06.15. 00:00

김현주 정치부 차장

제 7회 전국동시지방선거로 광주·전남지역 일꾼 425명이 가려졌다. 지방선거 결과에 대해서는 유권자마다 해석이 다르겠지만 투표율에 대한 이견은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번 지방선거 투표율 60.2%는 단순한 투표율이 아닌 시민들의 달라진 정치참여 의식을 증명하는 수치이다. 이는 지난 1995년 제1회 지방선거(68.4%) 이후로 23년만에 높은 투표율이다. 특히 60%대를 넘어선 것은 2000년 이후 처음이다.

지역 유권자들의 선거의식 변화도 눈에 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광주·전남 투표율은 각각 59.2%와 69.3%로 나타났다. 전남의 경우 전국 평균보다 9.1% 상승하면서 전국에서 가장 높은 투표율을 기록했다.

광주의 역대 지방선거 투표율을 살펴보면 1995년 64.8%를 기록한 이후 40%를 벗어나지 못했으나 지난 2014년 세월호 사건 이후 정부 심판론이 등장하면서 57.1%까지 치솟아 눈길을 끌었다. 이후 대통령 탄핵과 촛불 집회를 통해 높아진 유권자의 정치적 관심은 조기대선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고스란히 반영되면서 역대 두번째 높은 투표율을 기록하는 성과를 냈다.

지방선거에서 타 지역 보다 높은 투표율을 보였던 전남 투표율의 상승폭은 더욱 크다.

전남의 경우 1회 76.1% 이후 꾸준히 60%대에 머물렀으나 올해는 대폭 상승하면서 69.3%를 기록하며 전국 1위를 차지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시민들에게 투표일은 공휴일의 또 다른 이름이었다. 특히 올해 광주·전남의 경우 지방선거 초반부터 특정 정당에 대한 쏠림 현상이 뚜렷하게 나타나면서 투표율이 저조할 것이라는 우려 아닌 우려가 지속됐다.

지난 8일과 9일 이틀간 펼쳐진 사전투표에서도 타지역보다 높은 투표율을 기록하자 본투표에서의 투표율은 높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 예측만 계속됐다.

하지만 세상이 달라졌다. 유권자들이 더 이상 정치를 기피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등 정치 불씨가 타오르면서 선거판까지 바꾸고 있다.

이제는 지역민을 비롯한 유권자 모두가 선거를 하나의 문화로 인식하고 즐기고 있다. 유권자 스스로가 투표했음을 증명하는 '투표 인증샷'은 단순한 놀이를 벗어나 새로운 정치문화로 자리매김한 지 오래이다.

지방선거는 4년간 우리 동네와 지역사회의 살림살이를 맡아 책임질 일꾼을 뽑는 일인만큼 유권자들의 투표권 행사가 중요했다. 정치인들의 축제였던 선거는 끝났지만 유권자들의 일은 끝나지 않았다. 이제는 당선자들이 호언장담했던 그 공약들이 사탕발림에 불과한 말장난은 아닌 지 지켜봐야 할 때이다.

그동안 유권자들은 빌공(空)자 공약으로 전락한 공약들을 수없이 경험했다. 시민이 주인인 풀뿌리 민주주의의 실현을 위해서 유권자들은 스스로가 선택한 당선자들의 공약이 실현되는 지 하나하나 꼼꼼하게 들여다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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