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한 박자 쉬어가고 싶을 때, 남도한바퀴로 떠나는 힐링여행

@무등일보 무등일보 입력 2018.07.11. 00:00

기홍석 광주시 동구의사회 회장(기홍석 안과 원장)

최근, 여행을 삶의 중요한 요소로 여기는 YOLO족이 늘어나고 있다. 그에 따라 요즘 방송에는 다양한 테마를 주제로 여행하는 프로그램이 유행이다. 먹거리를 찾아 다니며 맛집을 소개하는 방송, 정해진 비용으로 최대치의 만족을 느낄 수 있는 특급정보를 제공하는 방송, 아예 해외 현지에서 음식점을 여는 방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시청자들에게 제공한다.

뜨겁게 부는 바람이 유난히 덥다고 느낀 어느 날, 기상청으로부터 올해 6월부터 8월까지 이른바 '살인더위'가 찾아온다는 뉴스가 들려왔다. 주변에서는 올해 바캉스의 핫플레이스는 어디인지, 여름 휴가는 어떻게 세웠는지 안부 차 묻는 시기이다. 나는 여행을 꽤나 좋아하는 편이지만, 살인더위라는 위협적인 단어 앞에서 이번 여름휴가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게 망설여지기도, 조심스러워 지기도 했다.

하지만 그런 두려움과는 별개로, 삶에 충전이 필요하거나 지치는 순간에는 막연히 떠나고 싶다는 바람을 마음 한 켠에 가진 채로 생활하곤 한다. 리프레시를 위한 일탈이 간절해질 무렵, 친한 지인이 금호고속이 운행하는 남도한바퀴로 함께 여행을 가자고 했다. 여행을 준비하며 가장 신경 에너지 소모가 많은 준비과정 자체가 없기도 했고, 저렴한 가격과 하루 안에 다녀올 수 있다는 점 때문에 고민 없이 지인을 따라 나섰다.

20여개의 코스 중 여유 있게 오후에 출발해서 야경까지 즐길 수 있다는 '여수·광양 별빛여행'을 선택했다. 서천변로를 따라 생각을 비우고 걷다 보니 몸과 마음이 한결 가벼워짐을 느낄 수 있었다. 각 나라마다 이름도 생소한 다양한 와인이 보관되어 있는 광양와인동굴에서는 신선한 와인뿐 아니라 트릭아트, 인터랙티브 미디어 존 등 여러 가지 체험도 함께 할 수 있었다. 마지막 여행지인 느랭이골 자연리조트에서 마주한 LED 야경의 화려함은 환상 그 자체였다. 여행 중 잘 모르는 장소와 지역의 정보에 대해서는 동승한 문화관광해설사에게 설명을 듣고 보는 만큼 풍부하게 즐길 수 있었고, 궁금한 점은 직접 물어볼 수 있어서 흥미롭기까지 했다. 심지어 이 모든 코스를 한나절만에 돌아보았다니, '가성비 갑'이라는 말이 이걸 두고 하는 말인가 싶다.

쉽게 따라 나선만큼 큰 기대를 가지지 않은 탓인지, 마음을 비운 상태에서 느끼는 여유로움과 신선함은 여행의 설렘을 느끼기에 충분했다. 개인적으로 광주에 거주하고 머무르면서, 거리상 가까워 언제든지 가볼 수 있다는 생각에 굳이 시간을 내어 찾지 않았던, 가보고 싶기만 했던 곳을 둘러볼 수 있었고 그와 함께 꽤나 유명한 관광지들은 덤으로 여행한 기분이었다. 같은 버스를 타고 함께 여행한 사람들 중에는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도 있었고, 풋풋한 연인도 있었지만 여행 후, 대체적으로 그들도 나와 비슷한 만족감과 여운을 가져가는 듯 했다.

마음 먹고, 직접 일정을 짜고 오매불망 기다리며 가는 여행도 좋지만 여건이 안되거나 그럴 여유가 없는 상황일 때는 가벼운 마음으로 남도한바퀴로 떠나보는 것도 좋을 것 같다. 여름휴가 못지 않게 구성이 알차기 때문에 직접 체험해본 나 역시 다른 코스가 궁금해졌으니 말이다. 앞으로도 부담 없이 훌쩍 떠나고 싶은 사람, 간편하고 편안한 여행이 필요한 사람에게 남도한바퀴를 권할 생각이다.

슬퍼요
0
후속기사 원해요
0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