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로 숙성회의 정당한 맛
유자 드레싱 뿌려낸 샐러드와 강냉이,
닭다리 과자까지. 유자 드레싱이
새콤하게 입맛을 끌어 여러 번 리필해서 먹는다.
게 내장을 생으로 소스로 내어준다.
꽤나 고급 식재료로 알려져 있는데,
흔하지 않은 조합이 신기하다. 내장 소스도
숙성되어 감칠맛이 좋고 고소한 맛이 난다.
오키나와 생맥주는 보리 맛이 진하고
거품이 부드러워 목넘김이 좋아,
회에 곁들이기 좋다.
#그림5중앙#
가을의 입목이라는 '입추'다. 무더위 속에서 입맛이 도는 게 의아했는데, 입맛이 먼저 가을맞이 중인가 보다. 날은 여전히 덥지만, 스치는 바람은 조금 선선해졌나도 싶다.
이어진 폭염 탓에 날(raw) 것은 부담이 되었던 게 사실이다. 아무래도 회는 조금 멀리하고, 대체재로 물회만 실컷 먹은 여름이었다. 그런데 '입추'가 왔다. 그래. 이제 드디어 회를 먹어도 되겠다.
-숙성회근접
'회'에는 세 가지 종류가 있다. 우리가 가장 흔하게 접하는 '활어회'가 있고, 살아있는 상태로 유통이 어려운 참치, 민어 같은 종류를 손질하여 저온으로 유통하는 '선어회'가 있다. 마지막은 활어회를 일정 시간 숙성시켜 내어지는, 오늘 맛볼, '숙성회'다.
-번호판
금호동 먹자골목이 올해 초 즈음부터 꽃단장 좀 했다는데, 거리를 둘러보니 상점마다 번호가 붙어있다. 이곳을 처음 찾는 사람이라도 번호로 쉽게 가게를 찾아갈 수 있게끔 하는 훌륭한 아이디어다. 오늘은 금호동 먹자골목의 13번 '정짜'로 방문이다.
#그림1중앙#
-외관
식당 이름인 '정짜'는 '거짓으로 속여 만든 것이 아닌 정당한 물건'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횟집답지 않은 고급스러운 느낌이 풍기는 '정짜', 오랜만의 생선회 영접에 어울리는 곳이다.
-내부
넓은 내부에 사이 간격 넓게 놓인 테이블이 시원시원하다. 1인 좌석부터 4인용 테이블은 물론, 다인용 반(half) 원식 공간도 가지고 있다. 조그만 동굴 느낌의 공간에 앉으니, 고급 식당에 온 것 마냥 분위기가 산다.
-기본찬
술집인지라 기본 반찬도 간단한 안주 구성이다. 유자 드레싱 뿌려낸 샐러드와 강냉이, 닭다리 과자까지. 유자 드레싱이 새콤하게 입맛을 끌어 여러 번 리필해서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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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뉴
식당이 주는 느낌답게 메뉴도 정갈하다. '사시미' 메뉴에 적힌 '미모리아와세'(もりあわせ)는 그 뜻 간단하게 '모둠'이란 뜻이다. 흰 살 생선 모둠회(23,000원)로 주문한다. 가게 사정에 맞게 생선이 내어지니 참고하자.
#그림3중앙#
-오키나와생맥주
메뉴판에 자리한 오키나와 생맥주 문구를 발견했으니 시음이 당연하다. 일본 본토에서도 맛보기 힘들다는 오키나와 생맥주가 최근 우리나라에 수입되면서 이렇게 만나게 되었다. 아시아의 하와이라는 오키나와는 비록 못 가지만, 그 느낌은 생맥주로 만끽해보자. 오키나와 생맥주는 보리 맛이 진하고 거품이 부드러워 목넘김이 좋아, 회에 곁들이기 좋다.
-숙성회
흰 살 생선 숙성회의 등장이다. 오늘의 재료는 광어라는데, 확실히 숙성이 되어서인지 분홍빛이 돈다. 사실 접시가 놓일 때, 가격에 비해 양이 조금 아쉽다는 첫 느낌이 있다. 거기에 쓸데없이 커다란 접시가 한몫하는 것 같다. 사실 숙성회 자체가 가격대가 조금 있는 편인 걸 참고하자.
-생고추냉이
생선회를 먹을 때 제일 기대되고 즐거운 순간, 고추냉이를 간장에 풀어낼 때인데, 생고추냉이는 살짝 덜어 회 위에 올려 먹어도 좋기 때문에 살짝만 풀어내자.
'정짜' 숙성회의 좋은 점은, 부위를 다양하게 맛볼 수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입에 넣고 한 번 씹는 순간, 10시간의 숙성으로 생겨난 쫀득한 탄력감과 감칠맛이 확 퍼지는 게, 활어회에선 느낄 수 없는 식감을 자랑한다.
-게내장
이곳은 '카니미소(かに味?), 즉 게 내장을 생으로 소스로 내어준다. 게 내장은 꽤나 고급 식재료로 알려져 있는데, 흔하지 않은 조합이 신기하다. 내장 소스도 숙성되어 감칠맛이 좋고 고소한 맛이 난다. 게 내장 특유의 짠맛은 전혀 없다. 이 맛 궁금한 자, '정짜'에서 맛보는 수밖에 없다.
한 점 한 점 입에 넣을 때마다, 감탄이 절로 나온다. 싱싱한 활어회와는 다른 매력을 가진 숙성회를 오랜만에 먹으니 이 맛을 너무 오래 잊고 지냈다고 자책하는 지경이다.
-방울토마토절임
방울토마토를 유자소스에 절여 낸 것을 서비스로 주시는데, 식당의 느낌처럼 아기자기하다. 별것 아니어 보여도, 사장님의 배려가 들어간 좋은 디저트가 된다.
#그림4중앙#
-판나코타
그리고 벌써 여기 세 번이나 온 동행인이 입 아프게 칭찬하던 바로 그 후식, 파나코타 (이탈리아식 스위트 푸딩)다. 감질나게 조그마한 에스프레소 잔에 담겨 나와 순식간에 사라지는데, 그 맛에 감동도 잠시, 이미 컵은 비워져 있으니, 당황스럽다. 수제로 만든다는 이 파나코타가 비밀병기였다. 이걸 먹으러 또 와야겠구나. 동행인과 다음 방문 약속을 잡으면서 마지막으로 '정짜'를 나선다.
쫀득한 식감을 자랑하는 숙성회와 디저트 파나코타, 그리고 아늑하고 세련된 분위기가 '정짜'다움을 배가시킨다. 숙성회의 정당한 맛, 이것이 바로 '정짜'다.
김지애 사랑방미디어 jihio89@nate.com
- 때아닌 가을에 폭염주의보? 역대 가장 더운 9월 중순 무등일보 DB. 최근 광주·전남지역에 늦더위가 기승을 부려 9월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는 등 11년 만에 가을폭염이 관측됐다.18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기상청은 지난 16일 광주와 담양에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이튿날인 17일에는 폭염주의보가 나주와 화순까지 확대됐다.폭염주의보 첫날인 16일 광주 낮 최고기온은 31.3도로 평년 기온(26.9도)보다 4.4도 높았다.이튿날인 17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3.5까지 높아져 평년 기온(27도)과 6.5도 차이가 났다.특히 18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4.5도까지 치솟아 9월 중순 최고기온을 갱신했다. 이전까지 9월 중순의 최고기온 기록이던 33.7도(1998년 9월 19일·2008년 9월 18일·2008년 9월 19일)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광주지역에서 9월 중순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관측 이래 네 번째다. 지난 1998년에 처음으로 '한가을 폭염'이 나타난 데 이어 2008년과 2011년에도 9월 중순까지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다.기상청은 한반도 주위의 고기압에 의해 따뜻한 기류가 유입되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본 아래쪽에는 여름 기단인 북태평양 고기압이 아직까지 물러나지 않고 태평양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우리나라로 불어놓고 있다. 동해상에는 또 다른 고기압이 자리를 잡고 한반도 서쪽 지방에 더운 공기를 유입시킨다.여기에 18일에는 햇살을 막아주던 구름까지 걷히면서 폭염지수를 더욱 높였다.기상청 관계자는 "고기압이 따뜻한 공기를 불어넣는 동시에 남해상에서 태풍 '난마돌'이 북상하면서 뜨거운 수증기를 몰고왔다"며 "태풍이 지난 후에는 기온이 뚝 떨어지며 본격적인 가을 날씨가 이어질 예정이다"고 말했다.한편 폭염주의보는 폭염특보의 한 종류로 이틀 이상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3도를 웃도는 등 더위로 인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발효된다. 이전까지는 기온을 기준으로 폭염특보를 발령했으나 지난 2020년부터는 기온과 습도를 함께 고려하는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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