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 등 "의장이 결정할 일 " 선긋기
'특수활동비(특활비) 폐지'를 놓고 각 정당간 입장차가 나뉘면서 새로운 전선이 형성되고 있다.
그동안 쟁점이 발생하면 '여야' 대결 구조가 형성됐는데, 이번에는 '더불어민주당·자유한국당 대 바른미래당·정의당' 구도가 됐다.
국회는 13일 국회의장 주재 교섭단체 원내대표 회동을 갖고 최근 문제가 된 국회 특활비(62억) 폐지를 선언했다.
이날 문희상 국회의장은 "한국 의정사에 남을 쾌거"라며 특활비 폐지를 높게 평가했다.
그런데 국회가 폐지를 발표한 특활비는 전체 62억 중 교섭단체 몫인 12억여원에 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국회의장과 부의장, 각 상임위원장, 국회 사무처장 등이 사용할 특활비는 폐지가 안 된 것이다.
이에 바른미래당과 정의당은 14일 특활비 전액 폐지를 주장하고 나섰다.
김관영 바른미래당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당과 한국당이 합의한 의장단과 상임위원장들의 특활비 존치 여부와 관련한 어떠한 협의 요청도 응할 생각이 없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전면 폐지가 이뤄질 때까지 국민과 함께 거대양당을 압박할 것"이라며 민주당과 한국당에 국회 특활비 전면 폐지를 요구했다.
김 원내대표는 기자회견 후 기자들과 만나 "교섭단체 대표들이 받는 특활비는 폐지하고, 나머지는 존치하겠다는 얘기는 전혀 들은 바 없다"고 강조했다.
윤소하 정의당 원내대표 직무대행도 이날 의원총회에서 "교섭단체 특활비는 폐지하되 국회의장단 및 상임위원회 특활비는 절반 정도로 줄인다는 것은 용인할 수 없는 일"이라며 국회 특활비의 완전한 폐지를 주장했다.
윤 직무대행은 "국회 특활비가 비판받은 것은 그 사용처를 모르는 국민 세금이 '쌈짓돈'처럼 집행됐기 때문"이라며 "그런 점에서 의장단과 상임위 특활비 역시 반드시 폐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 등은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특활비는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결정할 일이 아니라며 선을 긋었다.
이와 관련, 민주당 관계자는 "의장단과 상임위원장 특활비는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관여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의장이 결정할 부분"이라며 "전날 회동에서는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결정할 수 있는 교섭단체 몫 특활비만 폐지하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서울=김현수기자 cr-2002@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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