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주 전, 대전에 있는 지인을 만나러 갔다가 양장피를 대접받았다. 대전에 양장피로 유명한 '봉봉원'에서 공수해 온 것이었는데, 줄 서서 먹을 정도라더라. 특이했던 것은 전분으로 만든 피가 적게 들어가고 그 외 채소나 오징어 등의 재료를 듬뿍 넣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마지막엔 국물에 면사리를 넣어 비벼 먹는다. 봉봉원의 양장피는 정통 양장피라기보단 냉채 느낌의 가벼운 식감이 매력인 듯했다.
-양장피
봉봉원의 맛도 훌륭하지만 오랜만에 정통적인 양장피도 먹고 싶고 해서, 지인에게 추천받은 중국집으로 향했다. 용봉지구에 있는 '취향루'라는 중국집이다. 먹을 것 많고 많은 용봉지구에서 중국집을 올 줄은 몰랐지만, 들어가 본다.
-외관
중국인 가족들이 운영하는 식당인데, 양고기 꼬치구이가 유명하단다. 생각해보니 양꼬치도 굉장히 흔한 음식이 된 듯하다. 어릴 적에는 특유의 냄새 때문에 양고기는 쳐다도 못 봤는데, 요즘은 양꼬치집이 동네마다 두어 곳씩 있을 정도니 말이다. 오늘은 양장피를 맛보러 왔기에 양꼬치는 다음을 기약한다.
#그림1중앙#
-내부1,2
안으로 들어가면 바로 일반 홀이 있고, 우측 편에는 단체석이 문 너머에 자리하고 있다. 브레이크타임이 오후 3~5시인데 5시 반 첫 손님으로 입장이다. 자리를 앉으려 하니, 당최 고른 이가 누구인지 모르겠을 흰색 장미 패턴의 의자가 당황스럽다.
#그림2중앙#
-밑반찬
자리에 착석하면 메뉴판을 가져다주신다. 한번 쓱 구경하고 양장피(20,000원)를 주문한다. 중국 분이지만 음식 주문 같은 정도는 한국말로 다~ 가능하다. 중국식 밑반찬도 빠르게 차려진다.
-콩튀김
-하얼빈맥주
누구나 다 아는 반찬 중에 시선을 끄는 반찬이 있으니, 콩 튀김(콩 부각)이다. 한번 찌거나 삶아낸 콩을 말려 기름에 튀겨내는 음식인데, 우리나라에서는 대전에서 즐겨먹는 반찬이라 한다. 맛은 따로 양념을 하지 않아 담백한 콩의 맛이었다. 맥주 한잔하면서 집어먹으면 그럭저럭 덜 심심할 정도의 맛이라 하얼빈맥주로 주문했다.
#그림3중앙#
-양장피
-겨자소스
양장피와 그 짝꿍 겨자소스가 나온다. '취향루'의 양장피 특징은 전분으로 만든 피(皮)의 양이 꽤나 많다는 점이다. 그렇다고 해서 그 외 재료가 적은 것은 절대 아니다.
-섞기
-소스붓기
이렇게 휘저어보면, 다른 재료들도 충분히 들어가 있다. 향긋한 채소가 주는 싱그러움이 좋다. 거기에 준비된 소스를 취향껏 뿌린다. 향 만으로도 코 끝 찡~하게 만드는 소스는 꼭 맛을 봐가며 조절해 뿌리도록 하자.
-달걀1
양장피 옆 편에 자리한 송화단이 눈에 띈다. 오리알이나 달걀을 흙과, 재, 소금, 석회를 쌀겨와 함께 섞은 것에 한두 달 숙성시켜낸 것이다. 그런 송화단을 중국 정통법으로 8조각으로 잘라 둘러 놓았다.
-달걀2
송화단은 숙성 과정에서 흰자와 노른자가 시커멓게 변하는데, 생 알에 비해 영양가가 높고 소화가 잘 된다. 그래서 중식 고급 요리나 죽 등에 주로 사용되는 재료인데, '취향루'의 양장피에서 만나게 될 줄이야. 쫀득한 식감과 진한 맛을 자랑하나, 접해보지 않은 이에겐 낯설 수도 있겠다.
#그림4중앙#
-덜어먹기
-피
이제 본격적인 양장피 시식이다. 섞은 양장피를 듬뿍 들어 올려 앞접시에 올린다. 이게 바로 피(皮)인데, 쉽게는 넓적한 당면으로 볼 수 있다. 쫀득한 당면을 넓적하게 만나니 식감이 새롭다. 거기에 겨자소스에 버무려진 각종 재료들도 풍미를 돋운다.
-한입
수줍게 자리한 칵테일 새우도 톡톡 터지는 식감으로 맛을 돋운다. 비록 냉동일지라도 새우는 진리니까 말이다. 양장피의 평균 가격이 25,000원 정도인 것을 감안하면, 2만원의 가격으로 꽤 괜찮은 정통 구성을 보인다.
-식사끝
코 끝 찡한 식사가 끝나면, 묽은 소스만이 접시에 자리한다. '취향루'의 양장피는 중국인이 요리하는 정통 양장피의 맛을 따랐다. 미끈한 피(皮)의 식감을 풍부하게 접해보고 싶다면 바로 이곳이다.
-진열
'취향루'의 한 편에는 중국식 소스와 식자재도 진열되어 있다. 중국 음식을 좋아하는 분이라면 구매도 좋을 법하다.
#그림5중앙#
-카운터1, 2
계산을 하러 가니, 돈이 들어온다는 고양이 동상과 두꺼비 동상이 맞이한다. 각국의 화폐가 꽂혀 있는 진풍경이다.
-주차안내
먹을 것 많은 용봉지구 골목에 중국인 가족들이 운영하는 식당이 있었다. 어릴 적 중국집이라 하면, 졸업식 날에나 가서 자장면에 탕수육까지 먹을 수 있는 게 최대 사치였던 고급 식당이었다. 하지만 요즘에는 중국식 선술집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중국요리를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안주로 중국요리를 먹다 보면 한 번씩 궁금하지 않은가. 어릴 적 메뉴판으로만 봤던 '진짜 중국식 요리'가. 그렇다면 오늘의 메뉴는 '취향루'의 정통 양장피다.
김지애 사랑방미디어 jihio89@nate.com
- 때아닌 가을에 폭염주의보? 역대 가장 더운 9월 중순 무등일보 DB. 최근 광주·전남지역에 늦더위가 기승을 부려 9월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는 등 11년 만에 가을폭염이 관측됐다.18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기상청은 지난 16일 광주와 담양에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이튿날인 17일에는 폭염주의보가 나주와 화순까지 확대됐다.폭염주의보 첫날인 16일 광주 낮 최고기온은 31.3도로 평년 기온(26.9도)보다 4.4도 높았다.이튿날인 17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3.5까지 높아져 평년 기온(27도)과 6.5도 차이가 났다.특히 18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4.5도까지 치솟아 9월 중순 최고기온을 갱신했다. 이전까지 9월 중순의 최고기온 기록이던 33.7도(1998년 9월 19일·2008년 9월 18일·2008년 9월 19일)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광주지역에서 9월 중순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관측 이래 네 번째다. 지난 1998년에 처음으로 '한가을 폭염'이 나타난 데 이어 2008년과 2011년에도 9월 중순까지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다.기상청은 한반도 주위의 고기압에 의해 따뜻한 기류가 유입되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본 아래쪽에는 여름 기단인 북태평양 고기압이 아직까지 물러나지 않고 태평양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우리나라로 불어놓고 있다. 동해상에는 또 다른 고기압이 자리를 잡고 한반도 서쪽 지방에 더운 공기를 유입시킨다.여기에 18일에는 햇살을 막아주던 구름까지 걷히면서 폭염지수를 더욱 높였다.기상청 관계자는 "고기압이 따뜻한 공기를 불어넣는 동시에 남해상에서 태풍 '난마돌'이 북상하면서 뜨거운 수증기를 몰고왔다"며 "태풍이 지난 후에는 기온이 뚝 떨어지며 본격적인 가을 날씨가 이어질 예정이다"고 말했다.한편 폭염주의보는 폭염특보의 한 종류로 이틀 이상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3도를 웃도는 등 더위로 인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발효된다. 이전까지는 기온을 기준으로 폭염특보를 발령했으나 지난 2020년부터는 기온과 습도를 함께 고려하는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 · 전남 공공배달앱 먹깨비, 농협카드과 손잡고 경품 이벤트
- · '당신도, 광주에서는 e스포츠 선수'
- · 시암송
- · 현대차 美 전기차공장, 조지아로···6.3조원 투입 '年30만대'
독자 여러분의 제보를 기다립니다.
광주・전남지역에서 일어나는 사건사고, 교통정보, 미담 등 소소한 이야기들까지 다양한 사연과 영상·사진 등을 제보받습니다.
메일 mdilbo@mdilbo.com전화 062-606-7700카카오톡 플러스친구 ''무등일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