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상) 시민판단 흐리는 공론화 찬반토론을 우려한다

@무등일보 무등일보 입력 2018.10.18. 00:00

지역 최대 현안으로 16년을 끌어온 도시철도 2호선 문제를 풀기 위한 공론화가 진행중이다. 그러나 찬반 양측의 막무가내식 주장으로 시민 판단에 되레 악영향을 주고 있다.

지난 10일부터 찬반 여론조사에 돌입한 공론화는 각 방송사에서 찬반 양측의 토론전도 병행되고 있다. 하지만 토론회에서는 찬반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검증 안 된 근거 없는 주장들이 난무해 과연 누구를 위한 공론화인가 하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공론화의 최대 쟁점은 세가지 정도로 요약된다. 2호선의 재정문제와 수송능력, 접근성 등이다. 그러나 양측의 간극이 너무 커 무엇이 사실인지 시민 판단을 흐리게 할 정도다.

아전인수격 수치만 나열하는 관계로 무슨 이야기인지 모르겠다는 시민 불만도 쏟아진다. 우선 재정문제에서 반대측 시민모임은 "2호선 건설로 도시 철도 적자가 최대 1천500억원으로 증가하고 공사비가 3조원으로 급증해 광주시 재정으로 감당할 수 없다"고 강조한다. 반면 찬성측은 "2호선 적자는 연평균 운영적자 240억원 정도로 광주시가 충분히 감당할 수준이다"는 입장이다.

수송 능력에서도 반대측은 "달랑 2칸에 36석"이라는 자극적 표현으로 부정적 입장을, 찬성측은 "하루 최대 수송인력 43만명"이라고 강조해 시민 판단을 흐리게 하고 있다. 접근성에서도 양측은 "전지역 30분"과 "교통문제가 심각한 지역인 북구나 야구장·터미널 지역은 혜택을 누리지 못한다"고 대립, 오히려 시민 판단을 헷갈리게 한다.

물론 토론에서 각자의 주장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 같은 출처 불명한 주장에 광주시민 몇사람이나 이해할지 의문이 든다. 교통 전문가들이 차분히 설명해도 모를 판에 서로를 향해 호통만 치는듯한 주장의 난무로 시민 판단을 돕기는 커녕 편만 가르는 공론화 토론으로 전락한 느낌이다.

토론은 주장이 합리적이고 설득력이 있어야 한다. 도시 철도 2호선 건설과 관련해 좋은 점과 나쁜점이 있을 수 있다. 공론화를 하는 이유는 도시 철도 2호선으로 얻는 것과 잃는 것이 무엇인지를 시민의 판단에 맡겨 더 나은 광주 미래를 설계해 보자는 것이다.

지금처럼 근거 없는 주장만 강조한다면 건전한 공론화에 회의감을 야기할 수 있다. 더 이상 소모적 대립이 아닌 차분한 시민 설득으로 방향을 전환하길 바란다. 숫자 부풀리기와 상대를 비방만하는 선전전은 결국 서로에게 불리하게 작용할 뿐이다. 시민을 생각하지 않는 주장은 중단해야 마땅하다. 공론화를 위한 공론화를 지켜보는 시민의 눈이 차갑게 식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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