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프라 구축·콘텐츠 보급… 장기 활성화 전략 시급
문화에 대한 욕구와 수요는 끝이 없다. 한마디로'화수분'이다. 생활수준이 높아지고 삶의 여건이 개선될수록 문화향유 욕구는 커진다. 시민들의 문화욕구를 충족시키려면 이에 걸맞는 정책과 인프라 구축, 다양한 분야와 장르에서의 콘텐츠가 보급돼야 한다.
수요 공급적 측면에서 볼 때 우리의 문화는 '불균형'이다. 이러한 문화의 불균형 현상은 시골(지방)로 갈수록 더욱 두드러진다. 그래 서울 등 수도권과 도심 중심의 문화쏠림 현상 속에서 전남 지역은 문화의 사각지대로 꼽힌다.
영화관은 물론 공연장 등 변변한 문화시설과 인프라도 구축돼 있지 못한 실정이다. 이같은 여건 속에서 전남지역에 자리해 있는 '시골미술관'들이 지역민들의 문화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농촌 문화허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어 주목된다. 경제 규모와 정치적 소외에서 비롯된 도시와 농촌간 문화적 격차는 주민들의 문화소비욕구마저 위축시키고 또 다른 '문화 소외'를 낳고 있어서 더욱 그렇다.
◆농촌에 둥지 튼 '시골미술관'
'시골 미술관'은 말 그대로 시골 지역에 자리한 미술관을 말한다. 시골미술관은 지난 95년 광주비엔날레 개최 이후 미술문화에 대한 저변 확대차원에서 건립의 붐이 확산됐다. 이후 담양 대담미술관을 비롯, 함평 잠월미술관, 고흥 도화헌미술관, 화순 다산미술관, 보성 우종미술관, 전남도립 곡성 옥과미술관, 무안군 오승우미술관, 영암 아천미술관 등이 전남 곳곳에 잇따라 개관했다.
이들 미술관들은 기존 미술작품 전시 기능을 벗어나 주민들을 대상으로 한 프로그램 운영, 공연 개최 등 다양한 역할과 기능을 수행하는 것이 특징이다.
미술관은 대부분 해당 지역에 연고를 둔 출향 인사나 예술가가 사비로 건립했거나 군에서 설립한 공립미술관이다. 단순한 전시 기능을 벗어나 사실상 주민 참여 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문화 발전소'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주민 밀착형 프로그램 호응
무엇보다 시골미술관들이 주민들의 문화욕구를 충족시켜 주는 역할을 하게 된 것은 열악한 농촌 문화 인프라 여건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80년대 초만 해도 군 단위에 하나씩은 있었던 '극장'이 경영난 등으로 폐업하면서 주민들의 문화수요를 담보할 인프라가 전무한 상태에서 이 자리를 비집고 들어온 것이 시골미술관이다.
이들 시골미술관 중 일부는 이미 미술관 기능을 넘어 주민들의 문화허브 역할을 해내고 있다.
올해로 개관 8주년을 맞은 담양 대담미술관은 경력인정 미술관으로 등록되고 지역민들에게 다가서는 등 새로운 문화명소로 떠오르고 있다.
미술관 2층에서는 방석 100여개를 두고 방석음악회를 여는가 하면, 미술관 주변 주민들과 타일로 문패 만들기 사업을 추진해 지역민과 함께하는 미술관을 시도하는 등 파격적 운영과 주민 밀착형 프로그램으로 큰 호응을 얻고 있다.
함평 잠월미술관도 전시 기능과 함께 현지 주민들의 관심과 참여로 '문화사랑방'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들 미술관들은 지역민과 관람객들이 마음을 나누고 작품을 통해 감동을 받고 있다. 가족 단위로 찾을 수 있는 문화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다.
또 지역 작가들을 위한 전시 지원과 다양한 행사도 열어 모두가 편하게 찾을 수 있는 명소이자 문턱 없는 개방적 운영으로 미술관 운영의 새로운 모델을 보여주고 있다는 점도 눈여겨 볼만하다.
◆갈길 먼 '문화사각지대' 해소
이러한 시골미술관들의 사례는 과제와 한계를 던져주고 있다. 장기적 측면에서 농촌지역에 대한 문화 인프라 구축과 주민들의 문화수요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정책적 배려 및 투자가 뒤따라야 한다는 지적이다. 가장 시급한 것은 '문화 인프라 구축'이다.
아이를 낳고 싶어도 산부인과 하나 없는 전남지역 시·군의 의료여건처럼 영화나 공연을 보고 싶어도 관객을 수용할 문화 공간이 없다는 것이 문제다.
최근 들어 강진의 강진아트홀 등 일부 군에서 복합문화공간이 건립되기는 했지만 아직은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
여기에 콘텐츠 보급도 뒤따라야 한다. 이를 위해 주민들의 문화욕구와 수요를 파악하고 이에 맞춰 '맞춤형 콘텐츠'를 보급하는 등 자치단체와 정부 등 정책적 배려도 이뤄져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지역 문화계 관계자는 "시골미술관들이 지역민들의 문화욕구를 충족하고 있다는 것은 지극히 기형적인 현상"이라며 "농어촌지역 특성을 감안한 문화정책 수립과 인프라 구축 등 장기적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최민석기자 backdoor20@nate.com
- 때아닌 가을에 폭염주의보? 역대 가장 더운 9월 중순 무등일보 DB. 최근 광주·전남지역에 늦더위가 기승을 부려 9월 최고 기온을 갈아치우는 등 11년 만에 가을폭염이 관측됐다.18일 광주지방기상청에 따르면 기상청은 지난 16일 광주와 담양에 폭염주의보를 발령했다. 이튿날인 17일에는 폭염주의보가 나주와 화순까지 확대됐다.폭염주의보 첫날인 16일 광주 낮 최고기온은 31.3도로 평년 기온(26.9도)보다 4.4도 높았다.이튿날인 17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3.5까지 높아져 평년 기온(27도)과 6.5도 차이가 났다.특히 18일에는 낮 최고기온이 34.5도까지 치솟아 9월 중순 최고기온을 갱신했다. 이전까지 9월 중순의 최고기온 기록이던 33.7도(1998년 9월 19일·2008년 9월 18일·2008년 9월 19일)을 큰 격차로 따돌렸다.광주지역에서 9월 중순 폭염주의보가 내려진 것은 이번이 관측 이래 네 번째다. 지난 1998년에 처음으로 '한가을 폭염'이 나타난 데 이어 2008년과 2011년에도 9월 중순까지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다.기상청은 한반도 주위의 고기압에 의해 따뜻한 기류가 유입되며 무더운 날씨가 이어지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일본 아래쪽에는 여름 기단인 북태평양 고기압이 아직까지 물러나지 않고 태평양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를 우리나라로 불어놓고 있다. 동해상에는 또 다른 고기압이 자리를 잡고 한반도 서쪽 지방에 더운 공기를 유입시킨다.여기에 18일에는 햇살을 막아주던 구름까지 걷히면서 폭염지수를 더욱 높였다.기상청 관계자는 "고기압이 따뜻한 공기를 불어넣는 동시에 남해상에서 태풍 '난마돌'이 북상하면서 뜨거운 수증기를 몰고왔다"며 "태풍이 지난 후에는 기온이 뚝 떨어지며 본격적인 가을 날씨가 이어질 예정이다"고 말했다.한편 폭염주의보는 폭염특보의 한 종류로 이틀 이상 하루 최고 체감온도가 33도를 웃도는 등 더위로 인한 큰 피해가 예상될 때 발효된다. 이전까지는 기온을 기준으로 폭염특보를 발령했으나 지난 2020년부터는 기온과 습도를 함께 고려하는 체감온도를 기준으로 하고 있다.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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