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하) 위기설 무성한데 선장없이 표류하는 지역 대학

@무등일보 무등일보 입력 2018.11.27. 00:00

학령인구 감소와 재정 감축 등 영향으로 지방대학 존폐 위기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광주·전남지역 주요대학의 전례없는 총장 공백 사태가 장기화하고 있다. 광주교대는 2년4개월째, 목포대는 10개월째, 순천대는 3개월째 총장 직무대행체제다. 조선대는 총장 퇴진과 관련, 구성원간 갈등으로 회복 불능 사태에 빠져든 형국이다.

지역 주요 대학들의 구성원인 학생들 의견은 뒷전으로 밀리기 일쑤고 교직원의 이해관계로 총장 공백사태는 꼬여만 가고 있다. 최장기 총장 공석 상태인 광주교대는 최근 1·2순위 후보자 추천에도 불구하고 내부 잡음이 나오면서 스스로 총장을 선출하는 능력을 상실한 것 아닌가 하는 의구심을 살 정도다. 목포대와 순천대 상황도 우려스럽기는 마찬가지다. 목포대는 올해 2월 제7대 총장 임기 종료 후 2번의 선거에도 총장을 결정하지 못해 대행체제가 계속되고 있다.

교육부 대학기본역량진단평가 결과 '자율개선대학'에서 탈락한 순천대는 구성원들이 선거 방식을 놓고 대립하면서 갈등을 키우고 있다. 호남 최대 사학이라는 조선대 역시 총장 거취 문제로 대학이 사분 오열하면서 대학 구조 조정 같은 사활이 걸린 문제는 아예 접근 조차 못하고 있는 상태다.

문제는 해당 대학들의 총장 공백 사태의 장기화가 고스란히 학생들에게 불이익으로 전가될 조짐이라는 데 있다. 학사 행정에 차질을 빚는가 하면 학생 모집에도 빨간 불이 들어 오고 있다. 총장 부재가 취업에 영향을 주지 않을까 전전 긍긍하는 학생 목소리도 높다. 작금 지역 대학이 위기라는데 이론이 있을수 없다. 당장 학령 인구 감소로 "?꽃 피는 순서로 대학이 망 할 것이다"는 흉흉한 소리가 나오는 판이다. 이런 마당에 대학 구성원들이 힘을 합쳐 장기 대책을 마련해 대응 해도 될까 말까한 판에 선장도 없이 표류하고 있으니 안타깝다.

지역 대학의 장기 파행을 보면 학생은 없고 교직원 대학이라는 이미지만 굳어지는 듯 하다. 심하게 말하면 밥 그릇 싸움으로 날을 지새우는 꼴이어서 위기 불감증이라고 할수 밖에 없다. 더 늦기 전에 지역 대학들은 사태를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 자율적으로 내분을 조기 수습하지 못하면 돌이키기 힘든 위기를 각오해야 한다.

학생은 없고 교수·교직원들끼리 쌈박질이나 해대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언제까지 지켜보아야 하는가. 지역의 각 대학들이 위기를 위기로 보지 못하는 불감증에 빠져있는 건 아닌지 자성해야 한다. 기득권 지키기에 매몰됐다가는 아예 제 밥그릇 마저 챙기지 못할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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