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인의 창- 중기부가 공정경제 기반을 조성하려는 이유는?

@무등일보 무등일보 입력 2018.12.04. 00:00

김진형 광주전남지방중소벤처기업청장

최근 중소벤처기업부는 1만2천개 기업을 대상으로 수·위탁거래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공정행위 조사 및 시정을 위해 2018년도 수·위탁거래 실태조사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는 전년도 조사 대상 6천500개 기업보다 대폭 확대된 숫자다.

그리고 법 규정을 잘 알지 못해 발생할 수 있는 불공정행위를 사전에 예방하고 대기업의 인식개선을 유도하여 대·중소기업간 공정거래문화 정착을 위한 수탁·위탁 거래 공정화 지침도 제정했다. 뿐만 아니라 대·중소기업간, 그리고 중소기업 상호간 협력이익을 성과와 연계해 사전에 약정한 바에 따라 이익을 공유하는 협력이익공유제도 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중기부가 이같은 노력을 기울이는 이유는 뭘까. 대한민국이 혁신성장과 소득주도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공정한 경제구조가 선행되고 중소기업이 살아나야 하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1960년대 경제개발계획이 시작된 이래 선 성장·후 분배에 입각한 경제성장이 정부의 기본 전략이었다.성장 극대화가 우선 목표였고 분배는 부수적 고려 사항이었다. 그 결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소득과 부의 분배는 약화되었다. 중소기업은 불공정 거래를 감수해야 하는 위치로 전략했다. 이같은 전철을 겪었음에도 우리 사회의 인식은 아직 선 성장·후 분배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한 단계 더 성장하기 위해서는 기존 인식에서 벗어나 공정경제 환경을 조성할 필요가 있다.대기업은 중소기업에 적당한 납품단가를 보장하고 중소기업은 이를 기반으로 최저임금 지급과 투자를 확대해야 국민 소득이 늘어나고 소비로 이어지는 소득주도성장, 혁신성장의 연결고리가 완성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대·중소기업 간, 중소기업 상호간 공정한 경제구조를 만들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우선 불공정 거래행위 근절이 최우선이 되어야 할 것이다.

대기업의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만들고 납품단가 후려치기, 기술탈취 등과 같은 불공정거래 관행을 없애야 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지방청에 불공정 거래행위 개선을 위해 '불공정상황반'을 편성하고 수·위탁실태조사, 불공정거래신고센터 운영 등을 통해 불공정거래 해소를 위한 노력을 지속해 왔으며, 불공정행위 기업에 대해 벌점을 강화하고 3년간 누적 벌점이 5점을 초과할 경우 공공조달시장 입찰참여를 제한하도록 하여 공정경제를 저해하는 잘못된 관행을 단호히 뿌리 뽑을 계획이다.

다음으로 불공정 거래행위로 인한 피해를 구제하는 방안에 대한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매년 불공정 거래행위에 대해 감독을 강화하고 있지만, 수탁기업은 위탁기업과 거래 단절을 우려하여 납품단가 인하, 납품대금 지급 지연 등을 묵인하는 사례가 매우 많다. 이런 피해를 막기 위해 불공정 거래 신고기업에 대해 보복을 할 경우 처벌을 강화한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하였다.

그리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성장 할 수 있는 협력이익공유제를 도입하고 있다. 협력이익공유제는 정부가 제도도입을 강제하는 것이 아니라 기업이 자율적으로 추진할 경우 정부는 인센티브(세제지원, 동반성장평가 우대 등)를 지원하는 방식으로 협력사의 혁신 성과가 대기업의 경쟁력 향상으로 연결되도록 하여 대·중소기업이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 조성에 중점이 맞춰져 있다. 대기업이 목표한 것보다 높은 이익을 얻으면 그 일부를 중소기업에 돌려주고 중소기업이 기술 개발, 해외 진출, 또는 고용 안정을 꾀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혁신성장은 대기업과 협력기업이 협력을 통한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 때 이뤄질 수 있다.

최근 중소벤처기업부는 '상생협력 정책의 성과와 향후 과제'를 발표한 바 있다. 대·중소기업 상생협력 정책을 기술탈취, 불공정거래 근절 등과 같은 제재 뿐만아니라 대기업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는 개방형 혁신 방식으로 추진하여 소상공인, 중소기업부터 중견, 대기업까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장기 성장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상생협력을 통한 혁신성장, 소득주도성장은 공정경제 확립이 기반 되어야 이루어 질 수 있다.

이처럼 공정경제 확립을 통해 우리가 얻게 되는 것은 무엇일까? 우선 대기업에 집중되어 있는 부를 중소기업과 함께 공유함으로써 중소기업의 투자를 촉진하게 되고 혁신성장의 기초를 쌓을 수 있게 된다. 공정경제 확립을 통한 동반성장은 한국 경제에 새로운 동력이 될 것이고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중견기업이 대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는 마중물이 될 것이다.

우리 사회에 뿌리 깊이 자리한 불공정 거래라는 잘못된 관행을 정상화하기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대기업은 중소·중견기업과 공동 운명체라는 인식을 갖고, 납품 중소·중견기업들은 기술 개발을 통한 제품의 품질력 향상을 도모하는 등의 대·중소기업간 '상생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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