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겨울 주제…강선호 작가 등 작품 20여점 선봬
눈 내리는 오래된 골목 어귀, 시리디 시린 겨울 설산, 눈꽃송이처럼 내려 앉은 새하얀 목화솜꽃, 언 몸을 따뜻하게 녹여주는 붕어빵, 이불 위에서 까먹던 귤, 크리스마스의 향수가 가득한 오르골까지….
연말과 겨울을 주제로 한 전시가 마련돼 주목된다.
롯데갤러리 광주점은 내년 1월 9일까지 롯데백화점 9층 갤러리에서 'Falling in winter'전을 개최한다.
이 자리에는 강선호, 노여운, 설박, 이선희 등 청년작가 중심으로 구성된 9명의 작가가 참여한다.
이들은 이번 전시에서 계절의 감성과 서정을 은유와 상징, 서술을 통해 이미지화한다.
또 해당 세대에서 체감할 수 있는 독특한 시선들로 다채로운 작품을 그려낸다.
전시에는 우리가 흔히 상기하는 연말 크리스마스의 화려함이나 새해를 앞둔 설렘과 같은 '보통'의 연말 풍경은 없다. 부산스럽고 조금은 들뜬 절기임에도 불구하고 작가들은 자신의 일상 근거리에서의 연말을 드러낸다. 재개발 구역에서의 계절의 쓸쓸함, 묵은 해가 지나가듯 사라져가는 삶터, 역사적 사실을 품은 장소에서의 겨울 단상, 내 기억 속 힘들고 공허했던 연말, 겨울을 상징하는 사물에서 느껴지는 허무, 그러함에도 계속 꿈을 꾸는 순수한 마음까지 생각할 만한 '꺼리'들이 관람자를 맞이한다.
강 작가는 이번 전시에서 광주 중흥동, 계림동 재개발 지역의 겨울을 담았다. 많은 이들의 삶의 흔적이기도 한 주거지역의 재개발 풍경은 단순히 건물을 부수고 다시 짓는 것이 아닌 살아온 시간들의 갈무리이자 지나간 것들에 대한 그리움을 담보한다. 한 해가 지나가는 이 즈음, 허물어진 건물 더미 위로 겨울 공기의 쓸쓸함과 적적함이 배어 나온다.
노 작가는 오래된 골목길의 풍경을 그린다. 학동 재개발 지역, 중흥동, 남광주 시장의 뒷골목 등 주로 구 도심에서 지나간 시간들에 대한 애수와 삶의 흔적을 포착해 온 작가는, 이번 전시에 운림동 풍경을 담았다. 오래된 붉은 기와 위에 소복이 쌓인 하얀 눈, 빨간 우편함이 소담한 골목집에는 수줍게 첫눈이 내리고 있고, 파란 대문집 앞에는 어느 노인의 장바구니로 쓰였을 유모차가 덩그러니 놓여 있다. 크기도 색깔도 제 각각인 플라스틱 화분, 이 또한 화분으로 분한 고무대야와 욕조, 그리고 추위를 막기 위해 늘어뜨린 색색의 포장천까지, 화폭 안에는 소소하지만 가치 있는 우리네 겨울 일상이 한 데 어우러지고 있다.
설 작가는 먹을 칠한 화선지를 콜라주하는 기법으로 독특한 산수화를 선보여온 설박은 겨울 설산을 보여준다. 전체적인 구도는 다소 부감하여 표현돼 있고, 산은 색을 절제하며 조각조각 먹의 농담으로만 구성돼 있다. 작가는 적절한 여백과 함께 최대한 번잡스러운 표현을 배제해 대상이 상징하는 근원적 힘을 드러낸다. 김옥경기자 okkim@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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