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정용준 지음)
◆익명의 존재로 살아갈 수 밖에 없었던 한 남자의 비극적 일생과 그 이면에 숨겨진 인생사를 통해 악과 악인, 인간 존재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하는 소설이다. 악의 모티프를 변주하며 인간과 인간 사이, 얼어붙은 심연의 항로를 개척해 온 저자가 악을 전면으로 내세워 쓴 신작소설이다. 현대문학. 196쪽. 1만1천200원.
#그림1중앙#
호텔 사일런스(양영란 옮김)
◆올해 북유럽연합회 문학상을 수상한 책이다. 끝자리가 같은날에 세상을 떠나야겠다는 기이한 강박관념을 가진 49세의 주인공 요나스가 자살을 선택한 여행지에서 다시 희망과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린 마음 따뜻한 이야기다. 삶과 죽음, 절망이라는 주제를 잔잔하고 유쾌하게 풀어냈다. 한길사. 340쪽. 1만5천500원.
#그림2중앙#
술꾼의 품격(임범 지음)
◆영화에 나온 술을 소재로 그 술의 원료와 제조법, 유래 등 정보에 영화 이야기를 곁들어 맛깔스럽게 풀어냈다. 또 한국 술꾼들의 선호도가 급증한 두가지 술과 그 술을 유의미하게 다룬 영화를 추가했다. 이어 달라진 술 문화, 주류업계의 변화 등을 함께 다뤘다. 도서출판 학고재. 252쪽. 1만3천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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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식의 가치(서은경 외 지음)
◆서울대 푸드비즈니스 랩이 황교익, 박종숙, 최낙언 등 한국 음식 분야 최고 전문가 10명과 함께 '음식의 가치'란 주제로 강연을 진행하고 그들의 강연 내용과 인터뷰를 모은 책이다. 독자들과 함께 음식의 가치에 대해 고민하고 독자 자신이 먹는 음식의 의미에 대해 다시 돌아보는 기회를 제공한다. 예문당. 396쪽. 1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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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고전의 서사문법(허원기 지음)
◆우리 고전 서사문학을 이해하는 폭넓은 지침서다. 고전자료의 서사 논리와 관습을 탐색한 16편의 글을 수록했다. 특히 문학의 좁은 관점을 벗어나 이야기인문학의 관점에서 우리 고전 서사문학 작품들의 서사문법을 폭넓게 조명하고 있다. 고반. 631쪽. 3만원.
- 대장간에 남아 있는 우리의 모습 "누군가 기록해두지 않으면 영영 사라질 우리들의 이야기이다. 그것이 쌓여 이야기가 되고, 역사가 된다. 이 책의 귀함과 무게가 거기에 있다."한때 서울 을지로 7가는 대표 대장간 거리였다. 녹번동,수색, 구파발 등지에도 대장간이 많았다. 그랬던 대장간들이 1970∼80년대 급격한 산업구조 개편과 도시개발을 거치면서 사양길로 접어들었다.이제는 대장간이 모여 있는 곳을 좀처럼 찾아보기 어렵다. 대장간 셋이 붙어 있는 인천 도원동이 국내에 마지막 남은 대장간 거리라 할 수 있다.도원역 부근에 있는 인일철공소, 인천철공소, 인해대장간 중 맏형 격은 1938년생 최고령 대장장이 송종화 장인이 운영하는 인일철공소다.책 '대장간 이야기'는 사라져가는 우리 시대의 마지막 장인 대장장이와 대장간의 모든 것을 담았다.저자는 대장간 현장과 거기서 일하는 대장장이들, 대장간에서 만들어낸 연장들을 사용하는 우리 삶의 현장을 누빈다.역사 속 대장장이들이 어떻게 그려졌는지, 대장간이나 대장장이는 우리 문화에서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는지도 살핀다.저자는 또 대장간이 우리말의 아주 오랜 곳간임에 틀림 없다고 말한다.이 책에는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때 참전한 명나라군에 건넨 선물 중 휴대용 불붙이는 도구 부시가 있었다는 이야기가 있다.당시 이순신 장군이 부시를 일컬어 적었던 화금(火金)은 불을 일으키는 쇠라는 말이다. 부싯돌을 쳐서 불을 일으키는 쇳조각이 부시인데, 그 어원을 따져보면 불과 쇠가 합쳐져 이뤄진 말이다.이 책은 지금까지 명맥을 이어온 우리 대장간과 대장장이의 세계를 현장에서 관찰하고 정리한 결과물이다. 대장간과 관련한 거의 모든 것이 담겨 있다. "대장간의 인문학적 향기를 다양한 관점에서 드러내고자 애썼다"고 말하는 저자는 대장간 현장과 거기서 일하는 대장장이들, 나아가 대장간에서 만들어낸 연장들을 사용하는 우리 삶의 현장 속을 누빈다. 또한 역사 속에서 대장장이들이 어떻게 그려졌는지, 대장간이나 대장장이는 우리 문화 속에서 어떤 모습으로 남아 있는지도 살핀다. 이 책은 우리나라 대장간 다섯 곳, 일본의 다네가시마 대장간 한 곳의 현장 모습을 보여준다. 인천의 도심 한복판에 있는 네 곳 등인데, 이제는 모두 70대 이상의 노인 혼자서 일한다. 젊은 누구도 대장간 일을 배우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노인 대장장이들이 일을 그만두면 그 대장간들은 영영 사라지고 말 것"이라고 저자는 아쉬워한다.뭐니 뭐니 해도 가장 고마운 건 이때껏 대장간 현장을 지켜내온 이 땅의 나이 드신 대장장이 장인들이다. 힘에 부칠 때마다 대장간 현장을 찾아 그분들의 망치질 소리를 들으며 힘을 얻고는 했다.대장장이와 도구, 그리고 쇠. 대장간의 3요소라고 할 수 있다. 대장장이가 있어야 쇠를 달구고 두들겨서 뭔가를 만들 수 있다. 원자재인 철물이 없어도 대장간은 돌아가지 않는다. 기술을 가진 대장장이나 원재료인 쇠 말고도 화로, 모루, 망치, 집게 같은 필수 도구가 있어야 한다. 대장간 일은 쇠를 불에 달구는 작업이 우선이다. 화로에는 풀무가 따라붙는다. 바람이 없으면 화로에 불길을 일으킬 수 없기 때문이다.대장간 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게 성냥이다. 충청도 등 일부 지역에서는 대장간을 승냥깐이라 한다. 이 승냥이라는 말이 성냥에서 나왔다.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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