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고- 빛가람 혁신도시 SRF 매몰비용 2천800억원의 진실

@무등일보 무등일보 입력 2018.12.07. 00:00

조진상 동신대 도시계획학과 교수

빛가람 혁신도시 SRF 분쟁과 관련해서 많은 사람들이 이미 준공된 시설을 이제 와서 어떻게 하란 말이냐고 질문한다. 우선 의문이 드는 것은 다 만들어 놨으면 그것이 설혹 독약일지라도 무조건 마셔야 된다는 뜻인지 반문하고 싶다. 그런 논리라면 4대강 수문보도 다 만들어 놨으니까 생태계가 파괴되든 말든 녹조가 창궐하든 말든 댐을 가동해야 한다. 그런데 왜 22조원의 예산을 들여 만든 4대강 사업의 댐들은 막대한 매몰비용에 불구하고 대부분 개방했을까?

사람들은 SRF 시설의 가동으로 인해 지역주민과 공공기관 직원의 생명과 건강에 미치는 피해에 대해 주목하기보다 2천800억원의 매몰비용이 아깝다는 것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는 것 같다.

지역난방공사는 우선 매몰비용 금액부터 정확하게 하라. 얼마전까지 2천400억원이니 2천700억원이니 하더니 11월20일 나주시의회 토론회에서는 3천500억원이라 하고 다음날 KBS 토론회에서는 다시 2천800억원이라고 한다. 그때 그때 금액이 바뀌는 것부터 신빙성이 없다.

그럼 SRF 시설을 가동하지 않으면 2천800억원의 매몰비용이 발생하는 것일까? 정답은 "단연코 아니다"다.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렇게 많은 금액은 아니다. 상식적인 선에서 추론을 해 보자.

혁신도시 열병합발전소는 크게 4개의 시설로 구분된다. SRF 열병합 발전설비, LNG 열전용보일러 및 열축열조 , 열 수송관과 시설부지가 그것이다. 난방공사가 지난 10월 국회에 제출한 공식 자료에 의하면 혁신도시 열병합발전소 자산 규모는 총 2천798억원으로 크게 시설비와 부지매입비로 구분된다. 시설비는 SRF 발전설비 1천554억원, LNG 열전용 보일러 720억원, 열수송관 284억원으로 구성된다.

난방공사가 주장하는 2천800억원의 매몰비용이란 발전소 자산 전체를 지칭하는 것으로 보인다. 상식적으로 보더라도 3만3천660평의 부지매입비 240억원, 열수송관 284억원, LNG 열전용 보일러 시설비 720억원은 매몰비용 논쟁과 별 상관이 없다. 적어도 총자산 중 44.5%인 1천244억원은 이 논쟁과 관련이 없는 것이다. 단지 SRF 열병합 발전 설비, 그중에서도 일부만 논란이 될 수 있다.

SRF 열병합 발전설비는 연료공급설비, 보일러시설, 환경설비, 발전시설, 열생산·공급설비의 5가지 공정으로 세분된다. 이중 발전시설과 열생산·공급설비는 연료가 바뀌더라도 본 논쟁과 상관이 없다. 연료공급설비, 보일러시설 등 SRF 열병합발전설비의 일부에서 매몰비용 논쟁이 있을 수 있다.

더욱이 '나주쓰레기는 나주에서 처리'라는 원칙하에 기존의 'SRF 열병합 발전설비'에 나주쓰레기연료를 공급하고 부족한 열원은 LNG를 사용할 수 있도록 소위 '하이브리드 열병합발전설비'로 전환해 두 열원을 함께 사용하면 SRF 매몰비용은 전혀 발생하지 않는다. SRF 아궁이 옆에 LNG 아궁이를 추가하는 비용이 더 들 뿐이다. 결론을 내리자면 2천800억원 매몰비용 주장은 혁신도시 수만명의 생명과 건강은 아랑곳없이 자기 이익만을 극대화하려는 난방공사의 흑색 거짓 선전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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