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태어나 처음으로 배우고 사용하는 언어가 사투리다. 어머니의 태중에서부터 익힌 말이라는 뜻으로 사투리를 '탯말'로 바꿔 부르는 사람들이 있다. 사투리에는 그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생각과 풍물과 일상의 희로애락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그러므로 사투리는 혼의 언어, 삶의 언어다. 언제 들어도 정겨운 고향의 언어다.
사투리를 부끄럽게 여기거나 교양 없는 말씨로 생각해선 안 된다. 지역마다 산천이 다르고 물산이 다르듯이, 말이 다를 뿐이다. 사투리는 열등한 언어가 아니다. 사투리를 당당하게 쓰는 일은 사라져 가는 사투리를 살리는 일이자, 우리말을 살리고 풍요롭게 보전하는 일이다.
◆'담다'와 '담그다'
바야흐로 김장철이다. 풍경은 달라졌어도 한국의 겨울은 김장을 빼면 겨울이 아니다. 해마다 이때쯤이면, 자식 걱정으로 주름진 친정'엄니'의 굵은 손마디가 벌겋게 물들고, 이곳저곳에서 열리는 김치 축제가 사람들의 들뜬 발길을 끌어 모은다. 김치를 먹어야 밥 먹은 것 같다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
전라도 사람들은 김치를 '담는다'고 한다. 표준말은 '담그다'이다. 김치를 '담아/담는/담았다'는 우리 전라도말이고, 표준말로 하려면 '담가/담그는/담갔다'로 해야 한다. 사전에는 '김장을 담그다'도 예시로 실어 놓았다.
전에는 전라도에서는 김치를 '짐치'라고도 하고, 어원이 다른 '지'라고도 많이 했었다. '지'가 사투리라 그런지 요즘은 쓰는 이가 드물지만, '묵은지, 짠지'는 표준말인 것을 보면 오래 전에는 다른 지역에서도 '지'를 사용했었다. '싱건지'도 조어법에 어긋나니 안 된다고 하겠지만 표준말이면 좋겠다.
◆'기다'와 '그렇다'
전라도로 시집 온 경상도 새댁이 새우를 사러 시장에 갔다. 새우를 가리키며 아줌마에게 "새비 맞지예"하고 물었더니, "기요" 이상해서 다시 물었다. "아, 기단 말이요" 곡절 끝에 새우를 사 오면서 새댁은 고개를 갸웃거렸다. 왜 새우를 게(기)라고 할까?
'그렇다, 맞다'고 대답할 말을 전라도에서는 '기다, 기요, 기여라'고 한다. 쓰임은 좀 다르지만 '그요, 안 그요'도 쓰인다. '깁니다.', '급니다.'에 이르면 웃음이 나온다. 그런데 이 '기다'가 표준어라면 다들 놀랄 것이다. 사전에 보면, '기다'를 '그것이다'가 줄어든 말이라며, '기다:아니다'와 같은 용례를 제시하고 있다. 사전의 풀이는 다소 달라도 우리 고장에서 쓰는 '기다'와 용례는 같다. 표준말에서는 '기다'만 단독으로 쓰는 예를 찾기 어렵지만, 전라도에서는 앞에서 본 것처럼 지금도 자주 널리 쓰인다. '거시기'가 말은 표준어이되, 전라도에서의 쓰임새가 독특하여 전라도 사투리로 착각하듯이, '기다'도 영락없는 전라도말이다.
전남대 명예교수·광주시국어진흥위원장
- 광주인성고, 개교 50주년 맞아 '따뜻한 인성' 봉사활동 실시 광주인성고등학교가 개교 50주년을 맞아 지난 27일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행복한 동행 봉사활동'을 실시했다. 광주시교육청 제공 광주인성고등학교(이하 광주인성고)가 개교 50주년을 맞아 지난 27일 '지역사회와 함께하는 행복한 동행 봉사활동'을 실시했다.28일 광주인성고에 따르면 이번 봉사활동은 '남구장애인복지관' 및 '소화천사의집'과 맺은 업무협약의 일환으로 진행됐다.1학년 학생들과 2학년 학생들은 '남구 장애인복지관'과 '소화천사의 집'을 각각 방문해 기관 장애인 생활 시설 정비를 돕고, 같이 산책을 하는 등 교육의 장을 넓혀 지역사회와 행복한 동행을 이어가게 됐다.이를 통해 학생들은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따뜻하고 바른 인성을 가진 공동체 일원으로서의 책임감을 배웠다.이경기 광주인성고 교장은 "우리 학생들이 한 학기에 한 번씩의 봉사활동이지만 다양한 봉사활동의 기회를 접하며 지역사회 일원으로서의 책임감을 키워나가길 바란다"며 "이번 봉사활동으로 학생들이 따뜻한 사회를 만들어 나가는 아름다운 초석으로 성장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한편 광주인성고는 '남구 장애인복지관'과 '소화천사의 집' 교외 봉사활동을 시작으로, 주별로 한 학급씩 돌아가며 장애인과 함께하는 행복한 동행, 봉사활동을 이어갈 예정이다.한경국기자 hkk42@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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