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하) 사학 채용비리로 불똥 튄 윤 전 시장 교사 청탁

@무등일보 무등일보 입력 2018.12.12. 00:00

시험문제 유출 등으로 몸살을 앓았던 광주 사학이 이번에는 윤장현 전 광주시장의 사기 피해 사건과 관련된 교사 채용 비리로 불똥이 튀었다. 광주의 한 사학이 윤 전 시장의 청탁으로 사기범 김 모(49)씨의 딸을 기간제 교사로 채용한 사실이 드러나면서다.

사기범 김 씨는 자신의 딸을 노무현 전 대통령의 혼외녀로 둘러대고 윤 전 시장의 청탁을 통해 해당 학교에 기간제 교사로 취직시켰다. 조사 대상이 된 해당 학교 관계자는 "공모를 통해 성적우수자를 뽑았다"고 했지만 정작 수사 결과 공정성에 문제가 드러났다. 경찰은 사립학교법인협의회 회장을 맡고 있는 이 학교 이사장 등 관계자 3명을 불구속 입건하고 비리를 수사 중이어서 조만간 전모가 드러날 전망이다.

이번 채용비리로 설로만 떠돌던 광주 사학의 교사 채용비리가 또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불과 2년전에도 학교 법인 N학원과 D학원의 이사장 등이 짬짜미로 채용비리를 저질러 충격을 준바 있다. 지금도 "광주에서 사립 교사로 채용되려면 1억, 2억원의 학교 발전 기금을 내야 한다"는 소문이 그럴듯하게 퍼져 있다. 이런 고약한 소문은 사립 학교 교사 채용 비리가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시험지 유출 파문에다 채용비리까지 광주 사학의 비리는 잊을 만하면 불거지는 고질병이 되고 있다.

그럼에도 사립학교 채용비리를 막을 수 있는 시교육청의 위탁 채용은 올해도 시늉만으로 끝나고 말았다. 전체 37개 법인 중 6개만 참여할 정도로 지지 부진했다. 올해 위탁 채용에는 사립학교 법인이 외부 인사 면접을 끝까지 거부하면서 19명 선발에 그쳤다.

그동안 광주시내 사립학교들은 비리가 터질 때 마다 자정노력을 강조하고, 시교육청은 사학비리 척결 목소리를 높여 왔다. 2년 전의 채용비리 파문 때도 장휘국 교육감은 사학비리와의 전면전을 선포하면서 강력한 지도 감독과 법집행을 다짐했다. 그러나 사학의 자율성을 앞세워 버티기로 일관하는 사립학교에 속수무책이었다.

이번 윤 시장 사건은 광주 사학의 현주소를 가감 없이 드러낸 사태다.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채용 비리가 가능한 구조임을 보여주었고 사기범 자녀를 교사로 채용할 만큼 학교는 허술했다. 아울러 이번 비리는 전체 사립교사 위탁채용을 거부할 명분이 없음을 사학 스스로 보여준 꼴이다.

건학이념과 자율성을 채용장사로 변질시키는 한 사학의 채용비리는 근절되기 어렵다. 건전 사학의 보호를 위해 사학의 위탁채용은 더 이상 미룰수 없게 됐다. 마음만 먹으면 사기꾼 자녀가 교사로 둔갑하는 현실을 누가 용인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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