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장·교사 수십명 무더기 기소 '충격'
'미투 운동'은 지난 2017년 10월 미국 할리우드 유명 영화제작자인 하비 와인스타인의 성추문을 폭로하고 비난하기 위해 소셜 미디어에 해시태그(#MeToo)를 다는 행동에서 비롯됐다.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나 있을 법한 일로 여겨졌던 일들이 우리 현실이 됐다.
광주에서는 공교롭게도 지난 5월 모 고교에서 '스쿨미투'가 터진 것을 시작으로 일선 교육현장에서 관련 사건이 잇따라 발생, 지역 교육계가 충격에 휩싸였다.
본보는 이 학교 교장과 교사들의 성추행 사건을 최초로 단독 보도했다.
이 사건은 피해자들이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리면서 '스쿨미투'의 단초가 됐다.
결국 해당 학교 교장과 교사 등 가해자들이 검찰 수사를 받았고 교장은 지난 7일 1심 선고에서 징역 2년 집유 3년이 선고됐다.
이어 7월에는 광주 모 고교에서 교사들이 학생들을 대상으로 성희롱에 해당하는 발언을 했다는 신고가 접수돼 광주시교육청이 전수조사에 나서는 등 파문이 일기도 했다.
이 사건은 일부 교사들이 여학생들의 민감한 신체부위를 소재로 심각한 수위의 발언을 해 온 것이 학부모들을 통해 알려진 것이 발단이 됐다.
해당 학교에서는 학생들이 교장실을 직접 찾아가 서면으로 피해와 대책 마련을 호소했고 결국 교사 19명이 기소됐다.
특히 이 사건은 지역의 한 고교 교장과 교사들의 성추행 사건이 제대로 마무리되기도 전에 또다시 학교 현장에서 유사한 사건이 발생한 사례로 지역사회 전체에 적지 않은 파문을 일으켰다.
이와함께 모 고교의 기간제 교사 사건, 또 다른 고교의 단체 스쿨미투 등 올 한 해 광주 교육계는 '스쿨미투'로 큰 홍역을 치렀다.
무엇보다 '스쿨미투'의 심각성은 교육현장에서 일어난다는 점이다.
광주시교육청 등 교육당국은 일선 교육현장에서 벌어지는 성폭력 사건에 대해 관리자로서 경각심을 갖고 대처할 것을 주문하는 한편 교사들의 잘못된 인식에 대한 문제들도 심각하게 논의했으나 뚜렷한 재발 방지책을 내놓지 못하고 '사후약방문'에 그치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또 이같은 사건들이 잇따라 발생하는데는 일선 교사들의 잘못된 인식이 좀처럼 개선되지 않는 것도 가장 근본적인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일각에서는 가해교사들에 대해 사법처리나 징계 등 강력한 후속조치가 뒤따라야 '스쿨미투'를 예방할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광주시교육청 관계자는 "일선 학교에서 이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도록 매뉴얼에 따라 조치를 하고 있다"며 "학교 현장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근본적인 해결방안 시행에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최민석기자 cms20@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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