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하)전남지역 청소년 상당수 부모와 대화 안한다

@무등일보 무등일보 입력 2019.01.25. 00:00

전남 지역 청소년들의 1/3은 자신의 고민에 대해 부모와 대화를 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또한 2명 중 1명은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고 있으며 결혼을 하더라도 자녀가 없어도 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도 청소년미래재단 청소년상담복지센터가 지난 23일 전남 22개 시·군 초·중·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청소년 3천841명을 대상으로 '2018년 전남도 청소년 생활 실태조사'를 실시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청소년들의 32.3%는 자신의 고민에 대해 부모와 대화를 거의 하지 않았다. 혹 대화를 하는 경우에도 고민보다는 학교생활과 관련한 내용들이었다.

부모 가운데 아버지와 아예 대화를 하지 않는 청소년들은 6.6%로 나왔으며 어머니와 대화하지 않는 청소년들은 3.4%였다. 청소년기의 고민을 부모와 털어놓고 이야기하지 않는 경우를 넘어 아예 대화를 하려고도 하지 않는 청소년들이 적지않다는 것이다.

조사 대상 청소년들의 결혼관도 기성 세대와 다른 면을 보였다. 과거와 달리 청소년들의 절반에 가까운 47.9%는 결혼의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답했다. 성년에 이르러 굳이 결혼을 해야 하는지에 회의감을 갖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결혼을 하더라도 과반이 넘는 57.1%의 청소년은 반드시 아이를 가질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고 밝혀 눈길을 끌었다. 출산율 저하가 심화되고 있는 시점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청소년기의 고민은 다양하고 내밀하게 형성된다고 볼 수 있다. 그들의 고민을 학우나 친구들에게 털어놓거나 선생님과 상담을 하는 경우도 적지 않을 터다. 과거 통계청 등이 조사한 바에 따르면 청소년들이 가장 크게 고민하고 있는 문제는 학업(3명 중 1명)이었다. 학교 졸업 후 어떤 직업을 선택해야 할까에 대한 고민도 4명 중 1명꼴로 나타났다. 외모와 가정 환경, 친구들과의 교우 관계도 상위권의 고민에 올랐다.

지역 청소년들 상당수가 부모와 거의 대화를 하지 않는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특히 어머니 보다는 아버지와 아예 대화를 하지 않는 청소년들이 두배 나 된다고 하니 더욱 걱정스럽다. 부모와 자녀들 간 가정에서의 대화가 이루어지지 않고있다는 이야기는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이같은 양상이 청소년들의 실태 조사를 통해 드러났다.

가정에서의 대화 복원이 요구된다. 부모들이 먼저 나서 자녀들과의 대화 분위기를 조성하고 그들의 고민을 들어주는 기회를 가져야 한다. 예민한 시기의 청소년들이 부모와 대화의 벽을 쌓고 지낸다는 것은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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