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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본'으로 만나는 의재 허백련
의재미술관, 4월말까지 '그림의 본으로…'전
체본 30여점…사군자 등 주제 전문 특강도
입력시간 : 2019. 03.04. 00:00


의재 허백련 선생이 제자들을 가르치기 위해 손수 그려보인 난.
의재 허백련(1890~1977) 선생이 제자들을 가르치기 위해 직접 그려 본보기를 보인 '체본'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의미있는 전시가 열려 주목된다.

의재미술관은 오는 4월말까지 '그림의 본으로 삶의 본이 되다'전을 갖는다.

이 자리에서는 허백련 선생의 체본 작품 20~30여점이 선보인다.

체본은 서예 등에서 초보가 보고 따라 쓰기 위한 용도로 스승이 써준 글씨는 받는 것을 말한다. 우리나라 전통 서화 교육은 스승의 문하에 들어가 직접 가르침을 받는 경우가 많았다. 한 공간에 앉아 스승이 그린 그림을 모사해 보기도 하고, 그려준 그림을 보고 몇 번이고 그려 그 뜻을 이으려 노력했다.

'도제식' 교육이라 일컫는 이같은 방식은 대학에 미술학과가 개설돼 체계적인 미술교육이 이뤄진 1970년대 이후에도 상당기간 이어져 왔다.

사진과 인쇄술이 발달된 현재는 자세한 설명과 함께 따라 그릴 수 있도록 구성한 체본 도록도 출판돼 편리하게 이용되기도 한다.

하지만 스승이 제자들 앞에서 직접 그려 보여준 그림을 통해 익히는 방식은 완성된 그림이나 사진으로 공부하는 것과는 다르다. 스승이 그리는 모습을 보며 그림의 형태 뿐 아니라 그리는 순서나 붓놀림, 그 때의 호흡도 익히며 화가로서의 자세를 함께 배우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제자들은 화가로 성장해 이름을 낸 이후에도 스승의 체취가 담긴 체본을 고이 간직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이번 전시에서는 여러 제자들이 가지고 있던 체본 중 사군자화와 화조화만을 중심으로 한 작품이 다양하게 선보인다.

허백련 선생의 화조·사군자화는 문인화가들이 많이 쓰던 전통적인 기법을 즐겨 다뤘고, 소재가 갖는 우의와 상징성을 드러내는 화제를 함께 써 의미를 더했다.

특히 사군자나 화조는 일반인들에게도 친숙해 한번 쯤 따라 그려보고 싶은 소재로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전시와 함께 전문 특강도 열린다.

오는 16일과 4월 13일 의재미술관 지하 세미나실에서 두차례에 걸쳐 진행되는 특강에는 이선옥 신임 관장이 강사로 나서 '우리 그림 속의 사군자'와 '우리 그림 속의 화조화'를 주제로 강의를 펼친다.

이선옥 신임 의재미술관장은 "서양화에 밀려 갈수록 입지가 좁아지고 있는 우리 한국화에 대한 관심을 불러 일으키기 위해 허백련 선생이 제자들을 위해 그린 소장품전을 갖게 됐다"며 "전시기간 중 전문 특강도 마련되는 만큼 지역민들의 많은 참여와 관심을 바란다"고 말했다. 김옥경기자 okkim@sr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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