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카풀과 택시 공존 하는데 국민적 지혜가 필요한 때다

입력 2018.12.25. 15:42 수정 2018.12.25. 15:55 댓글 0개
이명기 법조칼럼 변호사(법무법인 21세기 종합법률사무소)

요즘 카카오 카풀의 서비스 출시를 앞두고 택시업계와 카카오간의 갈등이 첨예하다. 카풀 서비스는 출·퇴근 시간에만 자가용 승용차를 이용해 다른 사람을 유상으로 운송하는 서비스를 말한다. 기존에도 카풀 앱은 있었지만 스타트업이 주도해 규모와 파급력이 크지 않았다. 그러나 카카오의 경우는 네비게이션과 택시 호출 앱을 갖고 있는 대기업 서비스라는 점에서 파급 효과가 택시 산업 전반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많은 시민들은 택시 공급이 부족한 출퇴근 시간대에 교통 불편을 해소할 수 있고, 소비자 선택권이 확대된다면서 도입을 환영 하고 있다. 기왕 출근하면서 돈도 벌고 에너지 낭비도 줄일 수 있으니 공유경제 장점을 누리자는 것이 찬성 이유다. 이런 의견이 다수를 차지하는 까닭은 그 동안 택시 승차거부와 바가지요금 등에 지친 시민들의 피곤함도 한 몫하고 있다.

그러나 제도로 도입하기에는 문제도 많다. 처음 도입되는 서비스이기 때문에 아직 교통안전에 대한 불안 문제, 사고 발생 시 피해구제 문제, 범죄 발생 가능성에 대한 대책 등에 대해서도 제도적으로 미흡하다. 무엇보다 기존 택시사업 종사들의 생존권 침해 문제를 무시할 수 없고 법적인 문제도 풀어야 한다.

우선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약칭 : 여객자동차법) 제1조 에는 ‘여객의 원활한 운송과 여객자동차 운수사업의 종합적인 발달을 도모하여 공공복리를 증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다시 말해 여객운송의 공공성을 강조 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여객자동차운송사업법에는 까다로운 운송종사업 자격 요건과 사업영역도 분명히 규정하고 있다. 게다가 휴·폐업하거나 경영서비스 평가도 법률로 규정해 함부로 할 수 없도록 하고 있다. 반면에 카풀에 대한 법적 근거는 여객 자동차법 제81조 제1항에서 볼 수 있는데 자가용 자동차는 유상 운송이 원칙적으로 금지되지만 ‘출퇴근 때 승용자동차를 함께 타는 경우’에는 허용된다고 딱 한 줄로 정리 하고 있을 뿐이다.

이번 택시업계와 카카오의 대립은 이처럼 허술한 법체계에서 카카오 카풀이란 대기업 형태의 택시 영업을 허용해야 하는가의 문제다. 카카오는 사실상 택시 영업을 하면서도 기존의 여객자동차 운송사업법 소정의 각종 허가나 규제를 받지 않게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심지어 카카오 카풀의 경우는 사업구역의 제한도 없는 전국 단위이다. 또한 카풀의 크루(운전자)가 되기 위하여 카풀 업체(카카오 등)에 신상 정보를 제공하여야만 하지만 여객자동차법에서 정하고 있는 운전업무 종사자의 까다로운 자격요건과도 현재로서는 거리가 멀다. 다시 말해 맘만 먹으면 누구나 여객 운송업이 가능하다는 것이다.

여객자동차법이 자가용 자동차를 이용한 유상운송을 원칙적으로 금지하고 여러 가지 규제를 가하면서 운전업무 종사자에게 까다로운 자격 취득 유지 요건을 요구하는 이유는 일반 교통의 안전을 고도화하고 범죄의 발생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함이다. 그런데 카풀 사업을 이렇다 할 대안도 없이 우선 시행부터 하는 것은 여객자동차운송사업법의 취지를 무시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따져 봐야 한다.

카풀 사업은 그 편리함과 비교적 저렴한 요금이 예상되면서 많은 국민이 찬성하고 있다. 4차 산업 물결에 어떤 직업은 이제는 자취를 감출 운명을 맞고 있다. 택시업계와 카풀의 대립과 같이 앞으로 우리 사회는 비슷한 대립과 갈등을 끊임없이 경험하게 될 것이다. 카풀 사업도 이런 시대적 물결과 무관하지 않다. 그렇지만 여객운송업은 공공재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단순히 경제논리로만 접근하는 것도 위험하다.

카풀을 막으면 혁신을 가로 막는다는 비난에 직면하게 된다. 이른바 공유경제를 거스른다는 것이다. 지금은 공유하면서 살 수밖에 없다. 택시 업계의 기득권 지키기를 위한 무조건적인 반대도 타당하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카풀 사업에 대한 특혜도 곤란하다. 따라서 카풀 사업에 대한 법의 추가적인 정비와 함께 이 사업을 통한 이익을 택시업계에 적절하게 분배할 방안을 모색해 택시업의 공공재적 성격을 보호할 필요도 있어 보인다. 국민의 출퇴근 자유를 신장 시키기 위한 카풀을 허용 하면서도 택시업계의 어려움도 함께 해소하는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하다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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