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전남 한 대안학교의 억울한 주검이 주는 경고

입력 2020.08.04. 13:45 수정 2020.08.04. 18:56 댓글 0개
김경은 법조칼럼 변호사(법률사무소 인의)

전남 한 대안학교에서 성폭력 피해학생이 사망한 지 한 달이 되어간다.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23만 명이 진상규명을 외치고 있음에도 아직 진상규명과 재발 방지대책이 마련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 사건은 다른 성폭력 피해 사건과 달리 사망 전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피해 학생이 부모와 학교에 피해사실을 공개했음에도 불구하고 극단적인 결과를 막지 못했다는 점에서 법률 대리인의 한사람으로서 안타까움과 애통함을 금할 수 없다. 이런 비참한 결과를 막기 위해서는 먼저 철저한 진상규명이 우선이다.

당시 피해학생은 수차례 거부 의사를 밝혔지만 가해 학생들은 멈추지 않았다. 피해 아이의 피해 진술에 의하면 "나한테 레슬링을 하는 줄 알았어. 그런데 엉덩이에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내려오라고 했어. 죽을 것처럼 이상한 소리도 냈다"고 한다.

이 당시 기숙사 학교에 처음 등교한 한 아이는 가해학생들로부터 보호 받지 못하는 사각지대에서 극도의 스트레스에 시달렸다. 학생들이 "취침시간 중 다른 방에 가는 금지사항이었음에도 다른 방 학생들이 들어와서 이런 행위를 했다"고 피해 학생은 진술하고 있다.

이와 같은 학교 성폭력사건이 발생하면 가해학생과 피해학생의 분리조치가 긴급조치로 선행돼야 함에도 피해자 부모가 여러 차례 항의 끝에 지난 6월 22일 가해자 긴급조치 2호(일시보호)가 이루어졌고, 6월 23일 5호(특별교육 등)까지만 처리되었다. 또한 피해자학생 우선 긴급조치도 이뤄지지 않았으며 6월 23일 오후에야 처리 됐다는 점도 아쉬운 대목이다.

사건이 접수되자 학교측의 초기 대응은 미흡하기 짝이 없었다. 학교 측은 '성폭력인지 여부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6호 조치를 소홀히 해 문제를 키웠다. 당시 교육청 자문을 받고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큰 문제다. 학교가 성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자의적인 판단으로 분리조치인 6호 조치를 하지 않았는 지에 대해서도 반드시 따져 봐야 한다.

다음은 법적 책임이다. 가해 학생 중 일부는 "장난이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피해 학생이 사망에 이르기 전 남겼던 유서에는 분명한 거부의사가 담겨 있다. 해바라기 센터 2차례 진술에 의하면 피해학생이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는 것이다.

이 부분 수사기관은 사망 전 정황 증거및 주변 학생 및 교사에 대한 조사를 통해 철저하게 진실을 밝혀내야 한다. 아직까지 사과를 하고 있지 않은 가해학생들에 대해서는 엄중한 법적 처분도 뒤따라야 할 것이다.

교육청도 할 일이 남아있다. 당시 학교 기숙사 관리 책임자 등에 대해 교육청은 철저한 조사 및 감사 청구·징계 요구 등 법적 처벌을 할 수 있도록 조치해야 한다. 나아가 피해자가 사망한 후에야 열린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에서 피해자와 가해자가 진술이 다르다는 이유만으로 징계를 유보하고 있는 것도 문제다.

엄정한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를 다시 열어 관계자들의 징계를 결정해야 마땅하다.

향후 재발방지 대책마련도 필요하다. 해바라기센터 진술 등에 의하면 학생들은 담당 교사의 발자국 소리만 들어도 성적 행위를 멈추었다고 한다. 당시 이 학교 기숙사는 저녁 10시~11시 경 이후부터 담당교사가 없으면 완전히 외로운 섬으로 변했다. 범죄에 무방비로 노출된 것이다.

학교내 이런 구조가 개선되지 않는 한 제2의, 제3의 사건도 막을수 없다. 전남도 교육 당국은 사건이 발생한 학교 외에도 관내 기숙사의 실태를 전수조사를 통해 실태를 파악해야 한다. 그래서 유사한 사건이 재발 하지 않도록 대책을 서둘러야 한다.

많은 사건을 대하다보면 억울한 희생자 사건과 마주 하게 된다. 이번 전남의 한 대안학교 성폭력 피해 사건도 있어서는 안될 사건이었다. 성폭력 사건의 매뉴얼만 제대도 지켰어도 극단적 선택은 피할 수 있었을 사건이었다. 사후약방문 격이지만 이 사건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 그리고 책임자에 대한 법적 처벌과 징계가 필요하다. 그러지 않는한 이런 억울한 희생은 반복될 수밖에 없음을 한 주검이 고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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