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5·18역사왜곡처벌법은 왜곡세력에게 보내는 마지막 경고다

입력 2020.12.15. 13:36 수정 2020.12.15. 13:53 댓글 1개
김선남 법조칼럼 변호사(법률사무소 미래)

5·18민주화운동 등에 관한 특별법 개정안(이하 '5·18 역사왜곡처벌법')이 지난 9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5·18민주화운동을 부인·비방·왜곡·날조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비방·왜곡은 단순히 희생자·유족에 대한 모욕을 넘어 쿠데타 군부에 대항한 민주정신에 대한 부정으로 이어져 왔다. 이런 행태에 대해 5·18 특별법은 형법이나 정보통신법 등 일반 법률보다 처벌을 강화해 더 이상 5·18을 왜곡하지 못하게 하겠다는 결의의 표시다.

이 법률의 개정의 계기는 2002년 대선을 앞두고 극우 인사 지만원씨가 한 일간지에 5·18 민주화운동을 왜곡하는 취지의 광고를 게재해 5·18기념재단 이사장 등으로부터 출판물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 당한 것이 발단이었다.

다음해인 2003년 1심 재판부는 그에게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대법원은 이를 확정했다. 하지만 지씨는 이후에도 "김대중 전 대통령이 김일성과 모의하여 북한 특수군을 광주로 보냈다"는 등의 망언을 지속했다. 끝내는 사자명예훼손로 기소돼 지난 2013년 1심에서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 항소심은 징역6개월에 집행유예 2년로 감형하고 대법원은 이를 확정했다.

이후에도 지씨는 "5·18은 북한이 개입한 내란음모"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았고 이에 대해 2011년 1월 수원지법 안양지원은 "구체적인 피해자가 특정되지 않았다. 이미 법적, 역사적 평가가 확립됐기 때문에 지씨 주장으로 5·18 관련자에 대한 사회적 평가가 바뀌기 어렵다"는 이유로 역사적 사실왜곡은 인정하면서도 대법원은 2012년 12월 무죄를 확정했다.

무죄 확정 판결 이후 5·18에 대한 왜곡, 비방이 봇물처럼 퍼지기 시작했다. 지씨같은 극우 세력과 일부 정치인까지 가세 했다. 최근까지도 유튜브를 통해 왜곡이 널리 퍼지는 참으로 개탄스런 현실이 되고 말았다. 계속되는 망언과 망발에 5·18 유족이나 사자에 대한 명예를 보호하자는 목소리도 커졌다. 논의 끝에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도록 규정되었으니 만시지탄이 아닐수 없다.

물론 형사처벌에 있어서 다른 법률과의 형평성과 균형성 문제가 있긴 하다. 하지만 기존에 형법이나 정보통신망법에 비해 처벌이 크게 강화되었다고 볼 수 없는 것이 아쉽기도 하다. 즉 현행 형법상 사자에 대한 명예훼손은 2년이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원이하 벌금에 처하고, 유가족에 대한 허위사실적의 경우 5년이하 징역, 10년이하 자격정지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니 5·18 역사왜곡처벌법 처벌 수위가 그리 높은 것은 아니다.

그렇지만 그 입법에서 의미를 찾아야 할 것이다. 형법상 명예훼손이나 정보통신망법상 명예훼손의 경우 피해자가 특정되는 개인이나 단체에 처벌이 가능하나 이번에 통과된 특별법은 5·18민주화 운동 한 특정사안에 대한 명예훼손을 처벌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수 있다.

일부에서는 "이 법안이 헌법 제21조에서 규정하고 있는 사상의 자유와 표현의 자유에 대한 도전이며, 자신의 이념에 반대하는 국민 목소리를 잠재우겠다"는 의도라고 주장한다. 또한 "5·18이 민주화 운동이 아니라고 주장하거나 의혹 제기하기만 해도 징역을 살리거나 벌금을 내야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섞인 목소리도 존재한다.

하지만 이는 쓸데 없는 트집에 불과 하다. 개정된 5·18 역사왜곡처벌법 형사처벌 조항이 사상과 표현의 자유까지 위축시킬 수 있다는 지적을 반영해 해당 법률은 우선 5·18민주화운동을 '1979년 12월 12일과 1980년 5월 18일을 전후해 발생한 헌정질서 파괴 행위와 부당한 공권력 행사에 대항해 시민들이 전개한 민주화운동'이라고 정의하면서 이 같은 행위가 예술이나 학문, 연구·보도 등의 기여할 때는 처벌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신설해 우려를 불식시켰기 때문이다.

이번 특별법으로 더 이상 5·18정신을 왜곡하는 세력이 우리사회서 사라질지 주목된다. 5·18 정신은 이미 국제적인 평가나 역사적으로도 평가가 끝난 상태다. 그럼에도 툭하면 5·18을 왜곡하는 세력들에게 특별법은 마지막 경고다.

지금도 유튜브나 소셜미디어에서는 5·18 정신을 왜곡해 관심을 끌어보려는 자들로 넘쳐난다. 그런 정신나간 사람들에게 이번 특별법이 주는 의미는 적지 않을 것이다. 전두환회고록 단죄에 이어 5·18 특별법 통과를 계기로 더 이상 5·18정신을 왜곡하는 자들이 설자리가 없음을 경고하는 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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