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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서 커지는 임·노·박 거취 압박···당청관계에 긴장감

입력 2021.05.12. 19:22 댓글 0개
초선모임서 장관 후보자 3인 중 '최소 1명 낙마' 공개 요구
지도부서도 '낙마 불가피' 기류…"모두 가기엔 부담스러워"
청와대도 '당청 갈등' 비화 조짐에 고심…"의견 수렴할 것"
[평택=뉴시스]홍효식 기자 =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2일 오전 경기도 평택시 평택항만공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1.05.12. yesphoto@newsis.com

[서울=뉴시스] 김형섭 한주홍 김성진 기자 = 김부겸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 협상이 난항을 겪는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내에서 야당이 부적격 판정을 내린 임혜숙·노형욱·박준영 장관 후보자의 거취 압박이 다시 커지는 모양새다.

문재인 대통령이 장관 후보자 3인을 두둔하고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 기한도 오는 14일까지 나흘로 비교적 짧게 정하면서 임명 강행 쪽으로 기울자 민주당도 멈칫하는 듯했다.

그러나 민주당 초선의원 모임에서 후보자 낙마를 공개적으로 요구하고, 지도부에서도 모두 안고 가기는 힘들다는 의견이 나오면서 1명 이상 낙마는 불가피하다는 기류가 다시 확산되고 있는 것이다.

민주당 초선 의원 모임인 '더민초'는 12일 당 지도부에 부적격 논란이 제기된 장관 후보자 3인 중 최소 1명 이상에 대한 부적격 제안을 청와대에 전달할 것을 요구하기로 했다.

더민초 운영위원장인 고영인 의원은 기자들과 만나 "국민의 눈높이에 맞게 엄격한 잣대를 존중해서 우리당 지도부가 장관 후보자들에 대해 최소한 1명이라도 부적격 제안을 강력히 청와대에 권고할 것을 더민초 이름으로 요구하는 것으로 정리했다"고 밝혔다.

야당인 국민의힘이 장관 후보자 3인의 거취와 총리 후보자 인준 문제를 연계하고 있는 가운데, 당초 민주당에서도 후보자 1~2명은 거취 정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지난 10일 취임 4주년 기자회견에서 "야당이 반대한다고 해서 검증실패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히고, 같은 날 의원총회에서 인사청문회 소관 상임위원회 간사들이 '결격사유가 없다'는 취지로 보고하면서 당내 기류가 급변했다.

이런 가운데 당 지도부도 확실한 입장 정리를 하지 못한 채 다양한 의견을 전달하는 형식으로 청와대에 공을 넘기는 사이 초선 의원들이 선제적으로 '최소 1명 이상 낙마'라는 해법을 제시한 것이다.

그동안 임혜숙·박준영 후보자 임명 반대를 공개적으로 주장해 온 5선 중진 이상민 의원도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시간을 끌고 가면 오히려 백해무익하다. 소모적 논란만 증폭된다"며 "지도부가 부담을 안고 대통령께 진언을 해야 하고 민심을 수습하는 반영하는 방향으로 나가야 한다"고 해 '낙마 불가피론'에 힘을 실었다.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더불어민주당 재선의원들이 11일 오전 송영길 대표와의 간담회가 열린 서울 여의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인사말을 듣고 있다. 2021.05.11. amin2@newsis.com

여권의 대권 잠룡 중 한 명인 김두관 의원도 라디오 인터뷰에서 "어쨌든 국민 눈높이에 맞게끔 인사수석실, 민정수석실에서 검증을 더 철저히 해야 할 것 같다"며 목소리를 보탰다. 재선 강훈식 의원은 "임명하자는 쪽과 임명을 다 해서는 안 되지 않나 하는 의견들이 분분하다. 개인적으로는 셋 다 가기는 쉽지 않지 않겠느냐라고 조심스럽게 의견을 말씀드린다"고 했다.

청와대의 강경한 기류와 여론 악화를 우려하는 당내 의견 사이에서 우물쭈물하던 민주당 지도부는 일단 초선 의원들의 1명 이상 낙마 요구를 청와대에 전달키로 했다.

고용진 수석대변인은 이날 경기평택항만공사에서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초선 의원들의 의견이니 당 지도부가 그런 의견도 잘 받아 수렴해서 야당과 협상하고 대화하겠다"며 "필요하다면 청와대에 여러 집약된 의견을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최소 1명 이상의 낙마가 불가피하다는 기류는 지도부 사이에서도 감지된다.

김영배 최고위원은 평택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오늘 아침 민주당 초선 의원들의 모임인 더민초에선 뼈를 깎는 심정으로 총리와 장관 후보자들에게 결정적 하자가 없지만 야당의 발목잡기와 정쟁에 더 이상 여당으로서 책임을 방기할 수 없어서 국민 눈높이 등을 고려하면서 최소 1명 이상 후보자들에 대해서 결단해줄 것을 청와대와 지도부에 촉구했다"고 전했다.

지도부는 청와대에도 모두 안고 가기에는 부담이 크다는 입장을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 지도부의 한 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당이 국민 여론을 감안했을 때 (장관 후보자 3인을) 다 가져가기는 부담스럽다는 내용은 어떤 경로를 통해서든 전달이 됐을 것"이라며 "누구를 지목해서 낙마시키자거나 자진사퇴시키자는 이야기는 할 수가 없지만 국민 여론상 모두 단독처리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입장이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여론도 호의적인 상황은 아니다. 에스티아이가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장관 후보자 3인 임명과 관련해 57.5%가 '임명해선 안 된다'고 응답한 반면 '임명해야 한다'는 응답은 30.5%에 그쳤다(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참조).

[서울=뉴시스]추상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전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제20회 국무회의에 참석해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2021.05.11. scchoo@newsis.com

임혜숙·노형욱·박준영 장관 후보자를 둘러싼 청와대와 당의 입장이 엇갈리면서 '송영길호' 체제에서의 당청관계가 시험대에 올랐다는 분석도 나온다. 친문 핵심과 비교적 거리가 먼 송 대표는 취임 후 당 중심의 당청관계 재정립을 공언하며 청와대와 적잖은 긴장감을 형성했다.

송 대표는 전날 당내 재선의원들과의 간담회에서 4·7 재보궐선거 패배의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내로남불'과 관련해 "부동산 (사태) 원흉이 김 실장이란 소리가 있을 정도로 김상조(전 청와대 정책실장)는 내로남불의 극치"라며 "국회의원 180석을 정책실장이 강의하듯 하는 것부터 바꿔야 한다"고 미묘한 파장을 낳았다.

당내 친문계 일각에서는 초선 의원들의 공개적인 낙마 요구에 상당한 불쾌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져 이번 사태를 계기로 계파갈등이 고조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청와대는 민주당 내 초선들이 '최소 1명' 지명 철회를 요구하면서 당청갈등으로 비화될 조짐까지 보이자 사전에 논란을 차단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임기 후반 당청갈등이 불거질 경우 국정운영에도 일정부분 차질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이날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대통령께서 금요일(14일)까지 국회에 의견을 요청하셨다"며 "그때까지 다양한 의견들을 다양한 경로를 통해서 수렴하실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1명 이상을 낙마하는 것으로 상황을 정리할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다만 문 대통령이 청문보고서 재송부를 요청한 지 하루밖에 지나지 않았고, 여러 통로로 의견을 수렴하고 있는 만큼 막판까지 고심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

또다른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3명 임명 강행이 부담스럽다는 당쪽) 기류는 알고 있다"며 "대통령께서 충분히 국회 논의사항을 지켜보고 종합적으로 판단하겠다고 했다. 결론은 정해놓고 있지 않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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