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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업 중 학생 성희롱 혐의' 고교 교사 2심도 무죄, 왜?

입력 2021.07.29. 05:00 댓글 2개
"생리로 조퇴하려면 보건실에 가서 확인증을 받아와라"
"네 성(姓)을 바꿔 불렀으니 성희롱한 거네. 성폭행했네"
성 인지 감수성 부족하나 성적 굴욕감 인정하기 어려워

[광주=뉴시스] 신대희 기자 = 수업 중 성적 표현을 사용해 학생들에게 성적 수치심을 준 혐의로 기소된 고등학교 교사가 항소심에서도 1심과 같은 무죄 판결을 받았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광주지법 제2형사부(항소부·재판장 김진만 부장판사)는 아동학대 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 위반(아동복지시설 종사자 등의 아동학대 가중처벌)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55)씨에 대한 항소심에서 검사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대로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의 언행이 피해 학생들에게 성적 굴욕감·혐오감을 주거나 건전한 성적 가치관 형성을 저해할 정도에 이르렀다고 인정하기 어렵다는 원심 판단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지역 모 고교 교사인 A씨는 2019년 3월 교실에서 남녀 학생들이 있는 가운데 일부 여학생들을 향해 "생리로 조퇴를 하려면 보건실에 가서 확인증을 받아와라"고 말하는 등 사춘기 소녀들에게 민감한 단어인 생리를 여러 차례 언급하는 등 성적 학대행위를 한 혐의를 받았다.

A씨는 또 2019년 3월∼6월 사이 교실에서 여학생 4명 등 다른 학생들이 듣는 가운데 남학생 B군의 이름 중 '성(姓)'씨를 바꿔 부른 뒤 "내가 네 성을 바꿔 불렀으니 내가 너 성희롱한 거네. 성폭행했다"고 말하거나 특정 과목을 언급하면서 "윤락과 사상을 들어라"고 언급, 성적 수치심을 준 혐의도 받았다.

1심 재판장은 "생리는 여성의 월경을 의미하는 용어로 일상적으로 사용되는 단어다. 담임선생으로서 학기 초의 조회·종례 시간에 학생들의 출결 관리와 관련, 생리통으로 인한 조퇴를 악용해서는 안 된다는 취지에서 즉, 교육 활동·생활지도 차원에서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재판장은 "학기 초 이후에는 반복되지 않았다. 생리통으로 조퇴를 요구하는 여학생들을 신뢰하지 않는 인상을 줌으로써 여학생들이 느꼈을 불쾌감은 이 사건 범죄 성립 여부와는 무관하다"고 봤다.

재판장은 성희롱·성폭행에 관한 발언에 대해 "성적인 비위행위 또는 성범죄의 유형을 표현하는 단어로, 이 같은 단어를 사용한 것만으로는 학생들에게 성적 굴욕감·혐오감을 느끼게 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 발언의 전체적인 맥락, 발언 전후 상황 등에 비춰 보면 수업 시간에 농담의 취지에서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해당 발언이 반복되지도 않았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재판장은 "교사인 A씨가 학생들을 상대로 해당 발언을 한 것은 성 인지 감수성이 부족한 상태에서 이뤄진 경솔하고 부적절한 행동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선량한 성적 도의관념에 어긋난다거나 사회 윤리적 비난 가능성이 매우 높은 정도에 이르렀다고까지 평가하기 어렵다"고 판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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