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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상가뭄'속 폭증하는 중환자···최대한 살릴 뾰족수는?

입력 2021.12.05. 15:42 댓글 0개

기사내용 요약

중환자실 사용 우선순위 정해 중환자 최대한 살려야

사망확률 90% 이상·생존확률 20% 미만 등 최후 입실

'생명윤리 직결' 중환자 우선순위 '사회적 합의' 필수

'병상동원' 비코로나 중환자 공정한 치료 기회 위협

'자발적 거리두기'로 전체 확진자 규모 자체 줄여야

[평택=뉴시스] 김종택기자 = 12일 오전 코로나19 거점전담병원인 경기도 평택시 박애병원에서 의료진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2021.11.12.jtk@newsis.com

[서울=뉴시스] 백영미 신귀혜 기자 = 지난달 1일 시작된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 이후 위중증 환자가 폭증하면서 의료대응 역량이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한정된 중환자 병상을 최대한 효율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방법을 강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중앙방역대책본부 등에 따르면 5일 0시 기준으로 위중증 환자는 744명으로 지난 1일부터 엿새 연속 700명대를 보이고 있다. 지난 9월1일부터 지난달 초까지 300명대를 유지하던 위중증 환자는 한달 새 2배 이상 급증했다. 이에 따라 병상도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지난 4일 오후 5시 기준 전국 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79%로 집계됐다. 특히 수도권 중환자 전담 병상 가동률은 85.5%로 남은 병상은 115개 뿐이다.

의료대응 역량이 급증하는 위중증 환자 수를 따라가지 못하다 보니 의료 현장에선 아우성이 이어지고 있다. 비(非)코로나 중환자 진료에 차질이 빚어지는가 하면 설령 병상이 남아있다 해도 인력이 부족해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받지 못하고 있다. 코로나19 중증 환자를 받기 위해 일반 중환자 병동을 단계적으로 폐쇄하고 있는 병원들도 생겨났다.

박성훈 대한중환자의학회 홍보이사(한림대 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보건의료시스템이 위기를 맞은 때에는 중환자실 입실 기준과 퇴실 기준을 평소보다 엄격하게 적용해야 생존이 가능한 중증 환자를 최대한 많이 살릴 수 있다"고 말했다. 생존 가능성이 희박하거나 중증 상태에서 벗어난 환자들은 하루라도 빨리 중환자실 병상을 양보하고, 안정기에 접어든 환자들이나 증상이 경미한 환자들을 최대한 많이, 조속히 골고루 분산해 다른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는 것이다.

대한중환자의학회가 지난해 8월 '감염병 유행 시 거점병원 중환자실 프로토콜'을 통해 제시한 입원대상자가 동시에 발생할 때 중환자실에 가장 늦은 입원이 고려되는 경우는 ▲장기부전의 말기 상태 ▲예측 사망 가능성이 90%가 넘는 중증 외상이나 화상 ▲과거 또는 현재 뇌출혈 혹은 뇌경색으로 인한 심한 뇌기능 장애 ▲예상 생존기간이 6개월 미만 말기 암 환자 ▲예측 생존확률 20% 미만인 경우에 속하는 환자 등이다.

박 교수는 "모든 생명은 고귀하지만 병상과 인력 등 의료자원이 한정된 상황에선 최대한 많은 생명을 살릴 수 있는 현실적인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면서 "위 경우에 속하는 환자들은 적극적인 치료를 제공하더라도 생존 가능성이 낮은 반면 필요한 의료자원의 양은 어마어마하게 많아 국제적으로도 중환자실 병상 제공의 가장 후순위로 인정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의 '병상동원령'은 비코로나 중환자의 공정하게 치료받을 기회를 위협할 뿐 아니라 병상 부족을 해결하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국내 상급종합병원은 전체 병상의 약 5~8%를 중환자 병상으로 운영하고 있다. 정부는 상급종합병원을 대상으로 허가 병상의 3%를 추가로 확보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을 내리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 교수는 "병상의 3%를 동원(1000병상 병원 기준 30병상)해 코로나 치료 병상으로 전환하려면 그만큼의 일반 병상과 중환자실 병상은 폐쇄되고, 병원에 따라 전체 중환자실의 절반 이상을 사용할 수 없게 된다"고 우려했다. 또 "중환자실 간호사는 짧게는 수 개월에서 길게는 2~3년, 중환자 의학 의사는 수년 이상의 경험이 필요하다"면서 "전문 인력이 (코로나19 중증 환자 치료를 위해)이동하게 되면 다른 일반 중환자 치료는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중환자실 사용 우선순위' 지침은 사회적 논의와 합의가 필수적이다. 학회가 제시한 지침은 윤리적 문제와 직결돼 있는 데다 의료 현장에선 예상치 못한 돌발변수가 항상 존재해서다. 박 교수는 "현장에선 지침으로 일일이 재단하고 해석할 수 없는 수많은 변수와 환자, 임상 상황이 있다"면서 "사회적 합의를 거치거나 새로운 의학적 근거에 따라 수정·보완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의료대응 여력이 한계에 달한 상황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모임 자제 등 자발적인 사회적 거리두기다. 전문가들은 "전체 확진자 규모 자체가 줄어야 위중증 환자 발생이 줄어 중환자 병상 확보가 좀 더 수월해진다"고 강조했다. 실제로 의료자원이 한정된 상황에서 코로나 확산세가 꺽이지 않으면 의료체계가 마비될 수도 있다. 정은옥 건국대 수학과 교수팀이 지난 1일 발표한 '국내 코로나19 확산 예측 결과' 보고서에 따르면 지금과 같은 확산세가 지속될 경우 이달 말 중증 환자는 현재의 2배 이상인 1645명에 달할 전망이다.

천은미 이대목동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의료진이 중환자 한 명을 치료하는 것은 일반 환자 열 명보다 더 많은 에너지와 의료자원이 들어가는데, 치사율은 (중환자가)훨씬 높다"면서 "사회적 거리두기로 사람 간 접촉을 최소화하는 것은 물론 정부가 원칙이라고 밝힌 재택치료는 50세 미만으로 한정하고, 초기 항체치료제를 적절히 투여해 중환자로 발전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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