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속속 드러나는 부실공사 정황···'동바리는 어디에'

입력 2022.01.17. 17:25 댓글 19개
사고 당시 36~38층 동바리 설치돼 있지 않아
콘크리트 타설 작업 후 2주 양생 거쳐 거푸집 제거
슬래브 추가 붕괴 가능성 대비 동바리 설치 '필수'
강도 측정 위해 28일 가량 현장 동바리 존치해야해
광주 서구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발생당시 최상층인 39층 바닥면에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진행 중이었지만, 그 아래층인 38층을 비롯한 아래층 거실 부분에는 하중을 지지할 동바리 등의 서포트 모습이 보이지 않은 채 붕괴된 콘크리트구조물이 외벽에 걸쳐 있다. 타설 하중에 대한 하층부 슬라브 지지력 부족을 사고 원인으로 추정되는 부문이다. 오세옥기자 dkoso@mdilbo.com
광주 서구 신축아파트 붕괴사고 발생당시 최상층인 39층 바닥면에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진행 중이었지만, 그 아래층인 38층을 비롯한 아래층 거실 부분에는 하중을 지지할 동바리 등의 서포트 모습이 보이지 않은 채 붕괴된 콘크리트구조물이 외벽에 걸쳐 있다. 타설 하중에 대한 하층부 슬라브 지지력 부족을 사고 원인으로 추정되는 부문이다. 오세옥기자 dkoso@mdilbo.com


지난 11일 광주 서구 화정동 신축 아파트 공사 현장에서 붕괴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시공사인 HDC현대산업개발(이하 현산)의 부실시공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콘크리트 양생 기간이 충분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방증할 작업일지가 공개된 데 이어 사고 당일 콘크리트 타설 작업 시 하중을 견디기 위해 설치돼 있어야 할 '동바리'가 없었다는 증거 사진도 포착되는 등 현산의 부실시공 의혹을 뒷받침할 정황이 속속 밝혀지고 있다.

17일 붕괴사고 현장 내부를 촬영한 영상 등에 따르면 사고 당일 201동의 최상층인 39층에서는 바닥면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진행 중이었지만 그 아래층인 38층을 비롯한 37층, 36층 등에는 하중을 지지할 동바리가 보이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동바리'란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진행되는 상층부의 하중을 견디기 위해 설치하는 지지대로, 콘크리트 타설 작업이 진행되는 층을 기준으로 최소 3개의 하부층에는 동바리가 설치돼 있어야 한다.

통상 겨울철에는 콘크리트 타설 작업 후 2주 이상의 양생 기간을 거쳐 철골 구조물인 거푸집을 제거한 후 슬래브가 무너질 가능성에 대비하기 위해 추가적으로 지지대인 동바리를 설치해 일정 수준 콘크리트 강도가 나올 때까지 동바리 존치기간을 갖게 된다. 보통 콘크리트 강도 측정을 위한 시료인 공시체를 만들어 7일, 28일 간격으로 콘크리트 강도 측정을 진행한다. 이후 일정 강도가 나오게 되면 동바리를 제거하게 된다.

즉, 타설 작업 후 28일이 넘는 기간 동안 동바리가 설치돼 있어야 하지만 이번 사고가 발생한 201동 36~38층에는 동바리가 철거됐거나 혹은 설치되지 않은 것이다. 이는 곧 부실시공을 의미하는 정황이기도 하다.

일각에서는 공사기간 단축을 위해 시공사 측이 동바리 제거를 지시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나오고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보통 동바리 제거 등 외부 골조 공사가 완료된 후에 창호 사출·소방설비·조적 공사 등이 이뤄진다"며 "동바리가 설치돼 있으면 내부 마감 공사를 진행할 수 없는 구조다. 결국 입주 예정일인 오는 11월 공사기간을 맞추기 위해 내외부 작업을 동시에 진행하려고 동바리를 빨리 해체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최명기 대한민국산업현장교수단 교수는 "보통 건설 현장에서는 봄이든 겨울이든 동바리 설치가 필수적"이라며 "특히 온도가 낮은 겨울철에는 동바리 존치기간을 충분히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동바리를 제거할 때 현장 감리단장의 최종 승인을 통해 진행되는데, 사고 현장 모습을 담은 사진을 보면 동바리가 없는 등 제거됐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사고 조사 과정에서 면밀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5일 건설노조 광주전남본부가 확보한 광주 화정아이파크 201동 콘크리트 타설 일지에 따르면 최소 12일에서 18일까지 충분한 양생 기간을 거쳤다는 현산 측의 주장과 달리 해당 작업일지에는 최소 6일에서 11일의 양생 기간을 거친 것으로 드러났다.

이예지기자 foresigh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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