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수염 덥수룩 이용섭 "최선에 최선을 다 할 때까지"

입력 2022.01.20. 19:10 수정 2022.01.20. 19:19 댓글 16개
사고 현장서 숙식하며 진두지휘
‘추가 인명 피해없는 안전장치’
대책본부에 직접 ‘안전’ 메시지도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사고 현장 인근 한 모텔 지하 1층에 마련된 사고수습통합대책본부에서 24시간 상주하며 현장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이용섭 광주시장을 20일 만났다. 잠시 목을 축이기 위해 내린 마스크 너머로 덥수룩하게 기른 수염이 보인다. 주현정기자 doit85@mdilbo.co

220여 시간이 지났다. 차다 못해 시리기까지 한 참사 현장에서의 힘겨운 사투가 2천200시간이 될 수도 있다는 우려까지 나온다. 세계적으로도 유례없는 고난이도 재난 현장인 탓이다.

수색, 구조, 복구까지 종합적이고 전문적인 대응을 위해 국내 최고 실력과 경험을 갖춘 특수구조단을 비롯해 소방, 경찰, 행정 등 100여명의 핵심 요원이 현장에 투입된 것도 이 때문이다.

참사 열흘째, 이용섭 광주시장을 잠시 만났다.

사고 사흘째부터 현장과 바투 마주한 대책본부에 24시간 상주하며 현장을 진두지휘하고 있는 그는 "최선에 최선을 다 할 때까지"라는 짧은 말로 심경을 대신했다.

20일 오전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사고 현장 인근 한 모텔 지하 1층에 마련된 사고수습통합대책본부 사무실.

추위를 견디려는 듯 터틀넥에 노란색 방위복 점퍼, 패딩까지 껴입은 이용섭 광주시장은 한 눈에 봐도 꽤 두꺼워 보이는 서류 더미를 뒤적이고 있다.

전날 정부에 건의한 중앙산업재해수습본부 설치 여부를 검토하는 중이라고 했다.

이 시장은 인구가 밀집된 도심에서 발생한 초고층 건축물 붕괴사고인 탓에 추가 붕괴 우려 등 재난 위험 요소가 상존해 있는 점, 특히 실종자 구조와 복구에 고도의 전문성과 첨단 장비가 요구되는 등 현재 지자체의 행·재정 역량만으로는 해결할 수 없다는 전문가 자문단 회의 결과를 토대로 정부에 중앙사고수습대책본부 구성을 건의했고, 그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직원과 이야기를 나누는 그의 목소리는 탁했고, 얼굴은 약간 부어있다. 정돈 안 된 구레나룻이며 눈썹은 벌써 희게 셌다. 목을 축이기 위해 잠시 벗은 마스크 너머로는 덥수룩한 수염도 보인다.

광주 서구 화정동 현대산업개발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사고 현장 인근 한 모텔 지하 1층에 마련된 사고수습통합대책본부 보드판에 이용섭 광주시장이 직접 쓴 글귀가 보인다. 주현정기자 doit85@mdilbo.com

그동안 깔끔한 정장 차림의 '광주시장 이용섭'과는 사뭇 다른 모습이었다.

붕괴가 일어난 201동과 직선거리로 90m 떨어진 본부에는 현장의 처참한 상황과 소방당국의 수색 모습이 쉴 새 없이 재생되고 있다.

오전 8시부터 오후 8시30분까지 현장대책회의, 브리핑, 실무대책회의 등의 일정으로 빼곡히 채워진 '금일 일정' 보드판에서도 분주함이 묻어났다.

한편에 적힌 '최우선 과제 : 추가 인명피해 없도록 확실한 안전장치'라는 메시지는 이 시장이 직접 적었다고 했다.

"다섯 분의 연락 두절자를 모두 찾기 전까지 최선을 다하되 절대 추가 인명 피해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다짐 차원"이라고 그는 설명했다.

국내 최고의 붕괴사고 관련 전문가로 구성된 자문위원단 마저 '이렇게 위험한 곳은 처음'이라고 평가한 현장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요원들이 스스로 안전을 견지하도록 독려하는 것이라고 했다.

"곧 철거를 앞두고 있기는 하지만 언제 넘어질지 모르는 타워크레인, 위험천만하게 매달려 있는 잔재물 등 매우 위험한 상황 속에서도 한 줄기 희망으로 수색에 임하고 있는 이들과 그 소식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다"고도 덧붙였다.

이용섭 시장은 "실종시민에 대한 수색작업이 안정화 될 때까지 현장에서 집무를 보려한다. 실종자 가족들은, 인근 주민들은, 입주예정자 분들은, 시민들은 정부와 광주시, 서구청을 믿고 기적이 일어나도록 기도해 주시라"고 당부했다.

주현정기자 doit85@mdilbo.com

# 관련키워드
# 이건어때요?
댓글16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