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신뢰회복 위한 불가피한 선택···승부수 던진 정몽규

입력 2022.05.04. 15:48 수정 2022.05.04. 16:25 댓글 0개
[HDC,결단 배경은]
논란 계속될 수록 기업가치 등 하락
계약 해지 잇따르고 논란 이어져 부담
원희룡 강경발언, 사고수습 지연 사과
행정처분 등 넘어야 할 여전히 많아
고개 숙인 정몽규 HDC 회장과 경영진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이 지난 1월 붕괴한 광주 서구 화정아이파크 8개 동 모두를 철거하고 재시공하겠다고 4일 밝혔다. 붕괴 참사 114일 만이다.

붕괴사고 이후 계약 해지가 잇따르고 아직 행정 처분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전면철거라는 승부수를 던져 논란의 종지부를 찍고 신뢰 회복에 나서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특히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사고 현장을 방문해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면 기업은 망해야 하고 공무원들은 감옥에 가야 한다. 시민들이나 지역사회에 피해를 끼치는 기업, 공무원은 발 붙일 수 없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강경 발언을 쏟아낸 지 6일 만에, 정 회장이 전면 철거 후 재시공 방침과 함께 사고수습 지연에 대한 사과도 해 벼량 끝에 내몰린 현대산업개발이 기사회생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에 따라 당초 올해 11월 입주 예정이었던 화정아이파크 입주는 6년 가까이 지연될 것으로 보인다.

정 회장은 이날 서울 용산 아이파크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난 2월 실종자 구조작업을 끝낸 이후 입주예정 고객, 주변 상가 상인과 피해보상 대화를 이어왔지만 고객 불안감이 커졌고 불확실성이 지속되며 기업가치와 회사 신뢰도가 낮아졌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사고 이후 밤잠을 이루지 못하는 고객이 있다는 얘기에 저 또한 마음 아프다"며 "입주 예정자의 요구인 8개 동 모두를 철거하고 새로운 아이파크를 짓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전날 현산 HDC경영진과 논의를 거쳐 최종 결단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현산은 붕괴한 201동을 비롯해 나머지 7개 동에 대한 정밀안전진단을 거쳐 재시공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었지만 붕괴사고 4개월째 화정아이파크 논란이 계속 이어지면서 신뢰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작용해 계획을 뒤엎고 전면 철거를 결정한 것으로 분석된다. 2천억원이 넘는 비용을 감수하고서라도 논란의 불씨를 서둘러 제거하겠다는 의도로 읽힌다.

여기에 원희룡 국토부 장관 후보자가 지난달 29일 붕괴 현장을 찾아 입주 예정자와 만난 자리에서 "장관으로 취임하면 업무로 바로 가져갈 수 있도록 직접 현장을 다녀왔다. 이런 일이 다시 일어나면 기업은 망해야 하고 공무원들은 감옥에 가야 한다"고 강경 발언을 쏟아내며 현대산업개발을 압박, 정 회장의 최종 결단에 한몫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지난해 6월 광주 학동 재개발 철거현장 붕괴사고에 이어 화정아이파크 사고 등 연이은 대형 사고로 현대산업개발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떨어진 상태에서 기존 수주계약을 체결한 사업장에서 보이콧 움직임이 잇따르고 , 광주 운암주공 3지구등 일부 지역에서는 시공사 자격이 박탈되는 등 사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현대산업개발은 넘어야 할 산이 여전히 많다. 아직 화정아이파크에 대한 행정처분이 내려지지 않았다. 서울시는 올 하반기 중 행정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국토부도 현대산업개발에 건설산업기본법 83조의 최고 수위인 등록말소 처분을 내려줄 것을 서울시에 요청한 바 있다.

847가구에 이르는 입주예정자와 아직 보상 협의에 응하지 않고 있는 주변 도매상가 입점 피해 상인과의 갈등도 풀어야 할 숙제로 남아있다. 현대산업개발은 8개 동 전면 철거로 2천억원의 추가 비용을 발생할 것으로 예상한다. 철거 후 준공까지는 70개월의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입주 지연 비용과 입주예정자 주거대책 등을 모두 포함해 추정한 금액이다. 특히 앞으로 6년 가까이 입주가 지연된 데 따른 피해액 보상 과정이 험난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지난 1월 11일 오후 3시46분께 화정아이파크 201동 39층 타설 작업 중 23~38층이 무너져 하청 노동자 6명이 숨지고 1명이 다쳤다.

류성훈기자 rsh@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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