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회고록 2심 마무리···전두환은 끝까지 반성없었다

입력 2022.05.25. 17:23 수정 2022.05.25. 18:33 댓글 0개
5월단체 "허위 사실 인정해야"
전씨 측 “출판 자유 보장돼야”
자녀·손자 상속 포기…8월17일 선고
고 조비오 신부에 대한 명예훼손 혐의로 1심에서 유죄 판결을 받은 전두환 씨가 지난해 8월 9일 오후 광주지방법원에서 열리는 항소심 3번째 재판을 받고 법원을 나서고 있다. 무등일보 DB

4년째 이어져 온 '전두환 회고록'에 대한 손해배상 항소심이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전씨 측은 끝까지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반성의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

광주고법 제2민사부(최인규 부장판사)는 25일 5·18기념재단과 3단체(유족회·부상자회·공로자회), 고 조비오 신부의 유족 조영대 신부가 전씨와 아들 재국씨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 최종 변론기일을 열었다. 전씨 사망 이후 3번째 열린 재판이다.

이날 재판은 총 11개 쟁점사항에 대한 원고 측과 피고 측의 변론으로 진행됐다.

쟁점사향은 ▲북한군 투입설 ▲헬기 사격 ▲계엄군 사격 및 비무장 시민 살상 ▲5·18민주화운동 전면 부인 ▲사체 암매장 ▲시민군의 광주교도소 습격 ▲시민군 무기 피탈 시간 차이 ▲무장시위대에 의한 강도사건 ▲시민군 강경파와 온건파 파벌 다툼 ▲전옥주 유언비어 사건 ▲장갑차에 치어 죽인 계엄군 등이다.

전씨 측은 해당 쟁점 사항에 대해 "전직 대통령의 개인적인 생각을 기록한 회고록인 만큼 출판의 자유를 보장받아야 한다"며 혐의를 부인했고, 5월 단체 측은 "개인적인 회고록이라 할지라도 이미 진상규명이 이뤄진 사실까지 거짓으로 작성한 것은 명백한 허위사실 유포다"고 맞섰다.

특히 이들은 장갑차에 치어 죽인 계엄군이 누구에 의해 사망했는지를 두고 격론을 펼쳤다.

전씨 측은 "당시 함께 시위 현장에 나왔던 대대장들의 증언에 의하면 죽은 계엄군의 얼굴에는 고무 타이어 자국이 남아있었는데 당시 시민군에서 사용하던 장갑차가 고무 타이어를 착용하고 있었다"며 "당시 도청 3층 복도에서 상황을 목격했다는 한 일간지 기자도 '시위대 장갑차가 계엄군으로 돌진했다'고 증언했다. 명백히 시민군에 의한 사망이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5월 단체 측은 "다른 계엄군들은 '시위대가 화염병을 던지자 불이 붙을까 두려운 계엄군 장갑차가 후진을 했고, 그 뒤에서 휴식을 취하던 계엄군이 사망했다'고 증언하고 있다"면서 "또 다른 다수의 증인들도 '사망한 계엄군의 얼굴에 무한궤도형 바퀴자국이 있었지만 상황이 어지러운 틈을 타 시민군 장갑차가 돌진, 고무 타이어 자국도 남았다. 오해할 수 있었던 현장'이라고 말했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해당 시신을 수습한 계엄군 측의 현장 사진이나 검안서 등 물리적 증거가 필요하다"며 다음 재판 전까지 증거 보충을 요청했다.

재판을 마친 김정호 변호사는 "5·18민주화운동에 대한 시각이 다를 수는 있지만 사실관계를 오인하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재판에 임했다"며 "이번 재판이 사과와 용서, 미래로 가는 재판이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정주교 변호사는 "이번 회고록은 8년 간 국가를 운영했던 전직 대통령이 주관적으로 적은 회고록으로, 그 자체가 대한민국의 역사다"면서 "일부 특정 단체가 표현을 독점해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은 5·18민주화운동의 정신을 오히려 후퇴시키는 것으로, 자유민주주의 나라인 대한민국의 국격에 맞는 판결을 바란다"고 발언했다.

재판에 앞서 전씨 측은 이번 항소심과 관련, 지난해 11월 23일 사망한 전씨의 법적 상속인 지위를 부인 이순자씨가 단독으로 이어받았다.

전씨의 자녀 4명은 상속을 포기했고, 손·자녀들도 상속 포기 절차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원고 측은 부인 이씨의 상속 지분에 대해서만 손해배상 청구를 유지키로 했다. 출판자인 아들 전재국씨에 대한 손배배상 청구권은 상속과 무관하게 유지된다.

한편 1심 민사 재판부는 지난 2018년 9월 전씨가 회고록에 적은 내용 70개 중 69개는 허위 사실로 인정돼 5·18단체의 명예를 훼손한다며 7천만원을 배상하라고 판시했다. 69개 내용을 삭제하지 않으면 출판·배포를 할 수 없다고도 명령했다.

전씨 측은 '5·18 당시 밝혀지지 않은 의혹을 사실로 특정해 원고들의 명예가 훼손됐다고 해석한 것 자체가 부당하다. 명예훼손 의도 또한 없다'며 즉각 항소했다. 5·18단체도 원고 일부승소 판결을 한 1심 판단을 전반적으로 존중하면서도, 1심에서 명예훼손과 손해배상 사유로 인정받지 못한 '계엄군 장갑차 사망 사건'을 다시 들여다봐야 한다고 항소했다..

항소심 선고기일은 오는 8월 17일 오후 2시 같은 법정에서 열린다

김종찬기자 jck41511@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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