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조선대, 누리호 첫 사출 성공"첫 교신에 소름 '쫙'"

입력 2022.06.30. 15:37 댓글 0개
●누리호 큐브위성 첫 번째 사출
조선대 지상수신국서 위성 상태 정보 담긴 신호 확인
백두산 천지 온도 변화·폭발 징후 관측 등 임무 부여
30일 새벽 조선대 지상수신국에서 민영돈 총장을 비롯해 조선대 연구팀이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새벽까지 기다린 보람이 있네요. 첫 번째 교신이 이뤄지는 순간 모두 소름이 쫙 돋았습니다."

한국형 최초 발사체인 누리호 성능검증위성에서 첫 번째로 사출된 조선대 큐브위성 'STEP Cube Lab-Ⅱ'가 비콘신호(상태정보) 수신에 성공했다. 첫 교신에 앞서 큐브위성을 제작한 오현웅 조선대 스마트이동체융합시스템공학부 교수 연구팀 등은 항공우주공학관 내에 마련된 지상수신국에서 대기하며 가슴을 졸였다.

연구팀은 30일 자정부터 조선대 지상수신국에서 민영돈 조선대 총장 등과 함께 교신을 기다렸다. 연구진은 초조한 마음으로 교신을 기다리며 서로를 다독였다. 연구팀은 당초 이날 오전 2시12분께 교신을 예상했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아 대기시간이 길어졌다.

30일 새벽 민영돈 총장과 조선대 연구팀이 조선대 지상수신국에서 큐브위성 비콘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기상 등의 영향 등으로 대기가 길어지면서 연구팀의 얼굴에는 웃음기가 사라졌다. 교신은 예상보다 훨씬 늦은 오전 3시57분에 수신이 이뤄졌다. 당초 보다 두 시간 가량 늦었지만 정상적으로 수신이 이뤄지면서 연구팀은 환호성을 질렀다.

연구에 참여한 손민영 박사과정생은 "사실 그전에 신호를 받긴 했지만 신호가 미약해 온전한 정보를 담고 있지 않아 불안했었는데 이후에 정확한 비콘신호가 수신돼서 너무 기쁘고 소름이 돋았다"며 "큐브위성 제작 당시 반도체 수급 지연 등 어려움 속에 만들어져 마지막까지 걱정이 많았는데, 무사히 비콘신호가 수신돼 안심할 수 있었다. 다음 단계인 백두산 천지 촬영과 지구 관측에 대한 사진 데이터를 지상에서 잘 받아 연구팀이 열심히 노력한 만큼의 성과가 나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실제 큐브위성에서 1분에 1번꼴로 비콘신호를 수신할 수 있었지만 이날 기상과 위성의 위치, 수신 범위 등으로 신호가 미약해 12~13번의 수신 기회가 있었음에도 8번 수신을 했고 명확한 비콘신호를 받은 것은 1번이었다.

30일 새벽 조선대 연구팀이 조선대 지상수신국에서 큐브위성 비콘신호를 기다리고 있다.

조선대 연구팀이 제작한 큐브위성이 보낸 상태정보에는 위성의 모드, 자세, GPS 상태(현재 off), 배터리 모드(정상), 배터리 전압(정상) 등의 정보가 포함돼 있다.

이날 비콘신호가 1번에 그친 것은 위성의 자세가 현재 빠르게 회전(텀블링)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이며, 완전한 양방향 교신을 위해서는 자세 안정화에 시간이 좀 더 필요할 것으로 보여진다고 조선대 관계자는 설명했다.

이날 조선대 큐브위성의 교신 성공이 갖는 의미는 남다르다. 국내 4개 대학(조선대, 서울대, 연세대, 카이스트)에서 개발한 4기의 큐브위성을 실은 성능검증위성에거 조선대의 큐브위성 'STEP Cube Lab-Ⅱ'이 가장 먼저 사출됐기 때문이다.

이번 수신을 통해 큐브위성의 배터리 상태와 위성 모드 등이 정상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으며, 이후 교신 단계를 거쳐 향후 1년간 탑재된 전자광학·중적외선·장적외선 카메라를 통해 'STEP Cube Lab-Ⅱ'의 주임무인 백두산 천지 온도 변화 및 폭발징후, 열섬현상 등 관측 수행임무를 부여할 계획이다.

이로써 조선대는 앞으로 지역의 우주항공시대를 여는 선구자 역할을 견고히 해나갈 전망이다.

오현웅 교수는 "비콘신호 수신이 된 것은 저희가 정한 임무수행 성공 기준에 있어 수신과 교신의 성공 단계인 레벨 2의 절반을 수행한 수준이다"며 "향후 정상적인 위성 운영을 통해 최종 임무 목표인 분화 징후 관측 영상 획득과 지상에서 영상을 내려받는 단계까지 잘 수행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누리호에 실려 발사된 큐브위성들은 2019년 개최한 제5회 큐브위성 경연대회에서 선정된 조선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서울대, 연세대 등 4개의 대학팀이 직접 제작·개발했다. 또한 이날 지상국에서 양방향 교신을 진행할 예정이었지만 수신상태가 원활하지 않아 추후 시도할 예정이다.

이정민기자 ljm7da@mdilbo.com

# 관련키워드
# 이건어때요?
댓글0
0/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