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94세 일제 피해자들···신속하고 올바른 판결을"

입력 2022.08.11. 14:40 수정 2022.08.11. 15:53 댓글 0개
법적 싸움 중 원고 5명 중 3명 별세
미쓰비시·정부 의견은 '어불성설'
지체없이 의견서 공개·판결해야
(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가 11일 오후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법원의 신속하고 올바른 판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과 시민단체가 일제 전범기업의 자산 매각과 관련해 대법원이 신속하고 올바른 판결을 내릴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외교부 의견서 원문을 대법원이 직접 공개할 것도 함께 요구했다.

11일 (사)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과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광주전남지부(이하 모임)은 이날 오후 광주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사법부는 외부압력에 흔들리지 말고 법과 원칙에 따라 신속한 결정을 내놓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모임은 "미쓰비시중공업의 자산을 현금화하기 위한 절차를 시작한 지도 이미 3년 5개월이 지났다"며 "법적 싸움을 하는 동안 5분의 할머니 중 3분은 이미 돌아가셨다"고 말했다. 이어 "생존해 계신 할머니들도 어느덧 94세 노인이 돼 인생의 마지막 황혼녘에 서있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미쓰비시중공업은 지난 달 '민관협의체가 대안을 마련할 때까지 재판을 미뤄달라'는 의견을 법원에 제출했다"며 "이로부터 6일 후 한국 정부의 외교부도 미쓰비시와 같은 주장을 담은 의견서를 대법원에 냈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대법원은 미쓰비시나 외교부의 주장에 흔들릴 필요가 없다"며 "민관협의체의 참여자도 아닌 미쓰비시가 의견을 낸 것은 분수에 맞지 않고, 피해자들의 목소리는 외면하던 정부가 전범기업의 목소리에 힘을 보탠 것은 이치에 맞지 않다"고 주장했다.

이어 "정부의 압력에도 흔들리지 않고 법과 원칙에 맞는 판결을 내리는 것이 삼권분립의 기본이다"며 "대법원은 일방적이고 편파적인 의견서에 휩쓸리지 않고 신속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이들은 대법원이 직접 외교부 의견서 원문을 공개할 것을 요구했다. 모임은 "양금덕, 김성주 할머니는 사건 당사자로서 사건 관련 기록을 알 권리가 있다"며 "외교부 의견서는 타당한 이유도 없이 공개가 미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모임은 "대법원은 의혹 제기를 막기 위해서라도 외교부 의견서를 지체없이 공개하라"고 외쳤다.

한편, 대법원은 지난 4월부터 미쓰비시 중공업 측 한국 내 자산 4건(특허권 2건·상표권 2건)의 특별현금화 명령에 대한 재판을 진행해왔다. 재판에서 특별현금화가 수락될 경우 미쓰비시의 자산들은 강제매각돼 원고인 2명의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들(양금덕·김성주 할머니)의 배상액을 쓰이게 된다. 통상적인 절차로 재판이 진행될 시 재판 결과는 내달 중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최종 판결을 코 앞에 둔 상황에서 외교부는 일제 피해자들의 배상 문제 해법을 논의하겠다며 민관협의회를 운영하고 있다. 강제동원 피해자 지원단체와 피해자 소송대리인 측은 지난 3일 민관협의회에 불참하겠다고 발표했다.

안혜림기자 wforest@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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