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내용 요약

고용부, 지원금 절반 신규단체에 배정키로

새로고침 "보수 정권 프레임 벗고 싶었다"

[서울=뉴시스]고홍주 기자 = 이른바 'MZ노조'로 불리는 새로고침노동자협의회가 정부의 보조금을 받지 않기로 결정했다. 새로고침협의회 측은 "왜 노동조합이 국민의 혈세를 지원받아야 하는지 이유를 찾지 못했다"고 결정의 이유를 전했다.

새로고침협의회는 24일 입장문을 통해 "설립한 지 약 1개월밖에 되지 않아 사업에 대한 우선순위와 구체적 실행계획을 수립하지 못했다"며 "협의회의 자주성을 키우는 것이 선결이라고 판단해 정부 지원금을 신청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같은 결정은 다소 의외다. 앞서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23일 '2023년 노동단체 지원사업 개편방안'을 발표하면서 그동안 노조만 받을 수 있던 지원금을 근로자로 구성된 협의체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올해 지원금 44억원 중 절반인 22억원을 신규로 참여하는 단체에 배정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두고 고용부가 발표 이틀 전 공식 출범한 새로고침협의회에 '지원금 몰아주기' 하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됐다.

하지만 고용부로부터 신청 공문을 받고 2주가량 논의한 결과 신청 자체를 하지 않기로 했다는 게 내부 전언이다. 인프라 구축 등의 이유로 지원금을 받아야 한다는 소수 의견이 있었지만, 결국 자주성을 위해 신청하지 않는 데 의견을 모았다고 한다.

송시영 새로고침협의회 부의장은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정부 지원사업에 왜 국민 혈세가 들어가야 하는지 명확한 이유를 찾지 못한 게 가장 컸다"고 전했다.

그는 "현재 사무실도 없고 위원장들도 직장 근무를 하면서 협의회 일을 하고 있는데 돈을 받으면 얼마나 좋겠느냐"면서도 "현실적으로 저희가 그런 큰 금액을 받아들일 준비가 안 된 것도 사실이고, 소외받고 사각지대에 놓인 노동자들에게 국민 혈세가 들어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고 말했다.

또 "보수 정권과 함께한다는 프레임도 씌워졌는데 그 프레임에서 벗어나고 싶었던 것도 사실"이라고 털어놨다.

새로고침협의회는 지난달 21일 ▲서울교통공사 ▲LG전자 ▲LG에너지솔루션 ▲LG일렉트릭 ▲금호타이어 ▲부산관광공사 ▲코레일네트웍스 ▲한국가스공사 등 8개 기업의 노조로 출범했다. 이후 같은 달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조가 합류했고, 광산구시설관리공단 통합노조까지 더해지면서 출범 한 달 만에 노조원 8000명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출범 당시 "기존 노조와 같은 정치적 구호가 아닌 노조 본질에 맞는 목소리를 내겠다"고 해 큰 주목을 받았다. 최근에는 고용부의 근로시간 개편안에 적극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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