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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봄, 텔레비전을 없앴다. 비슷한 마음으로 뉴스를 끊은 친구들이 많다. 내 친구들만 그런 건 아닌 듯하다. 전국 강연을 다니다 보면 이 끔찍한 시절을 어떻게 견뎌야 하느냐, 이 불화의 시대에 어떻게 화해를 모색할 수 있느냐고 묻는 독자들이 많다. 소설가 나부랭이가 화해의 방법을 어찌 알겠는가. 그래서 고민 끝에 질문한 분들에게 되묻는다. 불화하지 않았던 시대가 있었느냐고.
조선시대에는 몇 해가 머다고 당쟁이 벌어져 삼족이 멸하는 일이 다반사였고, 일제 강점기에는 독립운동을 하다 목숨을 잃거나, 먹고 살 길이 막막하여 정든 고향을 버리고 낯선 이국으로 떠나는 사람도 허다했다. 채 백 년도 되지 않은 시절의 이야기다. 해방 뒤라고 달랐을까? 제주 4·3이나 여순항쟁을 들먹일 필요도 없다. 술자리에서 대통령 욕을 하다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곤죽이 되도록 맞았다는, 소설보다 더 소설 같은 일들이 벌어진 게 불과 반세기 전이다. 무고한 젊은이들을 빨갱이로 몰아 사형선고를 내리고, 19시간에 사형을 집행한 어처구니없는 일들이 벌어진 것도 그 무렵이다. 군사정권을 등에 업고 전가보도의 칼을 휘두르던 중앙정보부는 간첩 혐의로 잡혀간 한 남자의 아내에게 흥분제를 먹이는, 인두겁을 쓰고는 차마 상상조차 하지 못할 만행을 저지르기도 했다. 하기야 고문으로 사람을 죽이고는 탁하고 책상을 치니 억하고 죽었다는 말도 안 되는 변명을 해명이랍시고 버젓이 기사로 내기도 하던 시절이었다.
모든 시대는 불화하니 참고 견디자는 말이 아니다. 불화는 인간이 존재하는 한 기본값으로 설정된 것, 그러니 낙담하지 말자는 의미다. 민주화를 위해 청춘을 불살랐던 5060 세대 중 좌절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 대체 무엇을 위해 싸웠는지, 세상은 왜 달라지지 않는 것인지, 오늘의 현실을 보다 보면 그런 생각이 절로 들 수밖에 없다. 그러나 달라지지 않은 것은 아니다. 우리가 원하는 만큼 달라지지 않았을 뿐.
작년에 출간된 '아버지의 해방일지'는 빨치산 아버지의 이야기를 다룬 소설이다. 물론 빨치산보다 아버지에 더 방점이 간 소설이고, 이데올로기보다 인간을 우선한 소설이긴 하지만 이 소설에는 수도 없이 빨갱이, 빨치산이란 말이 등장한다. 한때는 누가 들을까 무서워 입 밖에도 내지 못했던 말이다. 서울대 심리학과를 나온 한 선생은 프랑스 유학을 간 첫날 꿈에 그리던 세느강변의 카페에 갔다. 거리에는 어둠이 내리고 가로등이 하나둘 켜지고, 세느강에 불빛이 흔들리고, 낭만에 도취하려는 찰나 옆자리에서 꼬뮤니즘이라는 말이 들려왔다. 그 순간 선배는 용수철처럼 벌떡 튀어 일어나 카페를 나왔다. 커피를 채 마시지도 못한 채. 걷다가 문득 여기는 프랑스이고 프랑스에서는 사상의 자유가 지켜지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공산당, 공산주의라는 말에 얼마나 공포가 컸으면 공산당이 실재하는 나라에서 그 말이 무서워, 혹 거기 엮일까 두려워 도망쳤을까?
그랬던 나라에서 빨갱이라는 말이 숱하게 나오는 이 책이 베스트셀러란다. 판매금지 서적이 아니고! 그뿐인가. 경상도 몇 개 도시의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대구의 올해의 책이라는 말을 듣고는 의아했다. 곧 깨닫기는 했다. 시장님께서 올해의 책 따위에 신경 쓸 시간이 없으신 덕일 테지. 어쨌거나 답답한 시절에 '아버지의 해방일지'를 읽는 사람이 많고, 그중에는 MZ 세대도 있다. 그들에게는 우리 세대와 같은 레드 콤플렉스가 없다. MZ 세대의 열린 마음이 이 책을 베스트셀러로 만든 한 요인이었다. 생각해보니 젊은 세대는 5060 세대가 열어젖힌 민주화된 세상에서 성장했다. 바꿔말하면 MZ 세대의 열린 마음은 5060 세대가 청춘을 걸고 민주화를 이뤄낸 결과물이기도 한 것이다.
역사가 직선으로 흐르지 않는다고 한탄할 필요는 없다. 더디지만 우리는 조금 더 열린 세상을 향해 나아가고 있다. 우리 앞 세대의 목숨을 건 투쟁 덕분에, 참다가 참다가 끝내는 거리로 달려나온 우리 모두 덕분에, 그리고 앞으로도 그러할 새로운 세대 덕분에. 이것이 인간의 일이 되어가는 방식이다. 정지아(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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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 확대 - 22대 총선에 바란다! 내년(2024년) 4월에 실시될 제22대 총선을 앞두고 지역 정가가 들썩이고 있다. 역대 최대 후보자가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후보자들은 출판기념회 등을 통해 자신의 정치철학과 정견을 발표하고 유권자들은 후보자들에 대한 평가와 총선 결과 예측으로 분주하다.총선은 주권자인 국민이 자신의 입장과 의견을 대변할 대표자인 국회의원을 뽑는 대의 민주주의 제도이다. 때문에 각계각층의 대표성 확보는 대한민국민주주의의 향방을 가늠하는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을 가늠할 수 있는 국회의원 비율은 어떠할까?한국여성의정이 공개한 국제의회연맹 조사 결과에 따르면, 한국 여성 국회의원 비율은 19.1%로 세계 121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33.8%, 세계 평균 25.6%는 물론 아시아 지역 평균 20.8%에도 못 미치는 것이다. 프랑스(37.8%·36위), 독일(35.1%·45위), 미국(28.6%·71위) 등 주요 선진국들은 30%대를 초과하거나 근접해 있다. 또한 비교적 성평등 수준이 높다고 평가되는 아일랜드(47.6%), 스웨덴(46.4%), 노르웨이(46.2%) 등의 북유럽 국가들은 이미 40%를 초과했다.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이 차지하는 경제력과 정치적 위상을 고려하면 부끄러운 순위이다.지난 21대 총선은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 확보면에서 유의미한 교훈과 개선 방안을 남겼다. 여성국회의원 비율 19%는 국제적인 수준에서는 낮은 수치이지만 역대 총선에서 가장 높은 비율이었다. 이는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을 확대하고 보장하는 제도적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었다. 그것은 비례대표 여성 50% 할당제와 후보자 명부 홀수 순위에 여성을 추천하는 교호 순번제 덕분이었다. 하지만 지역구 후보 30%를 여성으로 공천하는 지역구 여성할당제는 권고 수준에 그쳤고 모든 정당이 실행하지 않았다. 여성은 자본력과 조직력, 정치문화에서 남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열악하다. 때문에 열악한 여성 정치 참여 현실을 개선하고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주요 정당이 지역구에 공천하는 후보의 30% 이상을 여성으로 추천하도록 공직선거법을 개정하고, 헌법에 근거 규정을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이러한 주장과 관련하여 우리는 1999년 프랑스의 남녀동수헌법 개정에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 이는 남녀 후보를 각각 50대 50으로 추천하도록 하는 선거법 개정을 위한 헌법조항의 신설이었다. 무엇보다도 남녀동수헌법은 정치의 패러다임을 전환시키는 것이었다. 여성이 처한 정치 환경의 열악함과 차별의 해소를 위한 적극적 우대조치로서 여성 대표성을 요구한 것이 아니라 민주정치의 동등한 주권자로서 평등한 여성 대표성을 선언한 것이었다. 즉 차별에 대한 시혜가 아니라 평등한 권리로서의 남녀 동수를 주장한 것이다. 남녀 동수는 이제 평등한 대의제 실현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국제사회의 규범이 되었다. 유엔은 각 국가와 의회에 동수의회 구성을 위한 법·제도적 개혁 추진을 요청했다. 이제 한국도 여성할당제가 아니라 한 성이 적어도 40%이상은 공천 받도록 하는 '남녀동등참여제'가 도입되어야 할 것이다. 여성의 정치참여 확대는 단지 여성의 정치적 대표성 확보만이 아니라 민주주의의 발전에도 기여한다. 여성정치인들이 상대적으로 보다 탈권위적, 평등주의적 정치 태도를 취하며 성별 임금 격차, 젠더폭력 문제, 사회보장 및 사회서비스 제도, 가족 및 돌봄 정책, 보건의료정책 등의 사회정책에 정부 재정 지출 확대를 지지하는 경향이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선거 때마다 학연, 지연, 혈연에 얽매이지 않는 인물, 정책선거를 하자고 한다. 22대 총선은 선거공학적으로 움직이는 정치꾼이 아니라 민심을 헤아리고 민생을 살피는 정치인,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세대간, 성별간 격차와 불평등, 지역간 불균형, 소수집단의 배제 등의 현안문제를 극복하고 포용과 통합의 정치를 할 수 있는 정치인이 당선되기를 기대해 본다. 유권자들은 선거때 마다 등장하는 지역, 젠더, 이념의 갈라치기를 통해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세력에 주권자로서의 심판을 해야 할 때이다.민주, 인권의 도시 광주에서 역대 최대의 여성후보가 내년 총선에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그 어느때 보다도 22대 국회에서 다루어야 할 성평등 실현 및여성인권향상과 관련된 현안들이 산적해 있다. 동수헌법개정, 차별금지법 제정, 여성가족부 강화, 젠더폭력 예방, 양질의 여성일자리 확보 및 성별임금격차 해소, 다양한 가족구성권 확보, 성주류화 추진체계 강화, 일생활균형 실현 등 산적한 문제들에 적극 의정활동을 펼칠 수 있는 의원들이 많이 선출되기를 기대해 본다. 김경례(광주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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