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정성과 전문성

입력 2023.08.13. 13:23 수정 2023.08.13. 19:08 댓글 0개
탁용석 아침시평 전 광주정보문화산업진흥원장

필자는 직장생활의 대부분을 민간기업에서 일했다. 그리고 최근 몇 년을 공공부문에서 일하고 있다. 회사에서 일을 할 때 실적이 인격이라는 말을 많이 하고는 했다. 모든 회사는 연초가 되면 매출과 영업이익에 대한 목표를 세우고 일간 월간 분기 반기마다 실적을 챙긴다. 어느 부서 누가 목표를 달성했는지 체크하고 ,심지어 직원별 목표 달성 여부를 그래프로 그려서 회사 벽에 게시하기도 한다. 이런 분위기가 압도하는 회사에서 인격을 갖춘 인재라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본인이나 본인의 조직에 부여된 목표를 달성하고 있느냐가 중요하다. 결국 이 달성 수준이 그 사람과 리더의 인격이 된다는 뜻이다.

회사 생활의 단면이기는 하지만 보통의 기업에서 일한다는 것은 결국 회사가 목표로 하는 성장을 위해 각자가 담당하고 있는 목표를 달성하는냐가 핵심인 것은 분명하다.

지금 공공에서 일하면서 다시 생각해 보았다. 공공 영역과 일반 회사의 차이는 무엇이고 각각 영역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가치는 어떻게 달라야 하나? 두 조직의 가장 큰 차이는 일반기업은 돈을 버는 것이 가장 중요하고, 공공부분은 돈을 잘 쓰는 것이 중요하다는 결론이다. 지금 온 국민들로부터 원성을 듣고있는 잼버리 대회에 대한 비판도 자세히 들여다 보면 그 많은 예산을 어떻게 집행했길래 전세계에서 손님들을 모셔놓고 이렇게 나라망신을 시켰느냐가 핵심이다.

나는 공공의 영역에서 일하면서 돈을 잘 쓰기 위해 필요한 핵심 요소가 무엇인지 곰곰이 생각해 보고 나름대로 정리한 단어가 정성과 전문성이다. 정성이란 단어에는 공무원들이 공공부문에서 쓰는 돈은 국민세금이고, 소위 혈세의 낭비가 없으려면 내 주머니에서 나오는 돈처럼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사용해야 하는 뜻이 담겨있다. 사용되는 세금이 사업의 목적에 부합하도록, 절차가 정당하도록, 경과가 공정하도록, 기획된 의도가 성공적이도록 사업의 과정을 정성스러운 마음으로 살펴야 한다. 필자도 업무를 하면서 과연 그랬는지 돌아보며 잼버리 대회의 과정에 그런 원칙이 공직자들 가슴에 있었는지 돌아 보기를 권하고 싶다.

전문성은 우리가 무엇을 잘하고 싶어도 모르면 잘하기 어렵다는 지극히 단순한 원리에서 제안하는 원칙이다. 공무원들이 이런 전문성을 갖추도록 하기 위해 엄격한 채용과정을 거치고 우수한 인재를 채용한다. 그리고 매년 공무원들을 재교육하며 사업의 성공을 위해 우수한 케이스를 공부하도록 막대한 금액을 들여서 해외연수는 물론 출장도 지원하고 있다. 공직자들이 스스로에게 정성과 전문성 이라는 잣대를 대면서 일하기 어려운 시절이긴 하나 그래도 돈이라는게 벌기가 쉬운지, 쓰기가 쉬운지는 초등학생에게 물어 보아도 알 일이다. 이제 8월이 지나면 공공부문 전 영역에서 예산 소진에 대한 초읽기에 접어든다. 정성과 전문성이 없으면 우리 시민들은 또 연말 보도블럭 교체 공사를 보아야 하고 밀어내기식 사업을 경험하게 되며 예산을 사용하지 못해 불용처리하는 사업들을 보게된다. 오늘도 정성과 전문성으로 무장하고 일하시는 공직자분들을 응원하며 작은 의미라도 전달 되었기를 빌어본다. 탁용석 (전 광주정부문화산업진흥원장)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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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수다 출산율 높이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17시간전 4877 가정이 주는 편안함과 포근함을 느끼기 어려워진 사회가 된듯합니다. 젊은 친구들은 혼자 살기도 팍팍하다보니, SNS에서 본인 과시도 늘어가고 남과 비교하며 자존감도 많이 낮아졌나봐요. 꼭 물질적인 충족이 되지 않더라도, 관계에서 얻을 수 있는 신뢰, 정 등이 높은 가치를 갖고 인정 받을 수 있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봐요.
16시간전 남자직원 육아휴직 남자도 육아휴직 눈치 안보고 쓸 수 있으면, 출산율 자동으로 오름 둘중 하나는 애 봐야되는데 엄마 육휴 끝나면 그 이후엔 누가 키움???
15시간전 눈치챙겨 라떼들 시절엔 와이프가 독박육아 버텨주니까 매일 회식에 야근도 때리고 한거지. 요즘은 맞벌이가 기본인데 남직원 육휴 쓴다고 눈치주는 거 아니라 생각함
14시간전 답없음 동거가 주류가되고 육아휴직하면 시스템으로 보호해주는직장이 5%미만인데 누가 애를키우려할까 결혼도 안하는데. 답은 결혼이민밖에없고 시내의 구주택 고쳐서 신혼집으로 주면됨.재개발 이런거하지말고
13시간전 kjg8 구관이 명관이다 70년대 80년대처럼 베이비부머가 생기도록 남자와 여자가 담당하는 일을 명확하게 하도록 사회제도를 바꾸어야 한다 비정규직도 없애고 평생고용직장을 정례화 하는 것이다
재밌수다 참여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