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욕망이란 이름의 전차

입력 2023.08.17. 16:01 수정 2023.08.17. 19:25 댓글 0개
주종대 건강칼럼 밝은안과21병원 원장

나는 어릴 때부터 영화에 열광하는 할리우드 키드였다. 내가 나고 자라던 곳은 광주 동구 대인시장과 동명동을 잇는 곳이라 영화를 접할 기회가 잦았다. 집과 영화관이 가까워 주말이면 부모님의 손을 잡고 영화를 봤던 기억이 떠오른다.

영화 속 세계는 끊임없이 나의 호기심을 자극했고 시시각각 변하는 스토리 전개는 나의 무한한 상상력을 이끌어냈다. 특히 영화를 보고 난 후에는 영화 줄거리를 내 스타일에 맞게 바꾸고 내 식대로 상상하며, 내면의 세계를 점점 만들고 키웠다.

현대 희곡의 거장이라고 불리는 테네시 윌리엄스는 1947년에 발표한 으로 퓰리처상을 수상했다. 이 희곡은 1951년 엘리아 카잔 감독이 영화로 만들었는데, 여주인공 블랜치 드부아 역을 열연한 비비안 리가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의 큰 성과를 이루기도 했다. 나는 이 영화가 지금까지도 가장 기억에 남는다.

영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는 남부 명문가 출신인 주인공 블랜치가 결혼에 실패하고 집안이 몰락하면서 결혼한 동생 스텔라에게 찾아온다. 스텔라는 난폭한 스탠리와 결혼해 가난하게 살고 있었다. 블랜치는 동생의 허름한 집에 불쾌함을 표현했고 이런 블랜치를 스탠리는 경멸한다. 블랜치는 겉으로 우아한 척, 고상한 척하지만 사실 과거에 남자들과의 욕망을 채우며 살다가 스텔라에게 왔다.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허상에 갇힌 그녀를 스탠리는 못마땅하게 생각하면서 두 사람의 갈등이 폭발하는 영화다.

왜 갑자기 영화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 이야기가 나왔을까 궁금해할 것 같다. 이번 글에서는 욕망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눠보고 싶었다. 욕망이라는 심리적인 메커니즘을 보면 그 욕망에서 나오는 여러 부산물들은 우리 삶과 사회에 부정적인 영향과 이슈들을 던져주고 있다.

욕망은 단순히 한글로 표현하지만 그 안에는 여러 의미가 담겨 있다. 영어로는 Desire, Greed, Cupidity 등 여러 단어로 욕망을 표현할 수가 있다. 욕망(欲望)은 부족을 느껴 무엇을 가지거나 누리고자 탐하는 마음가짐을 말한다. 욕망을 갖는 마음은 아주 순수하고 자연적이다. 끊임없이 무언가를 그리며 갖고 싶어 하는 마음은 죄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적당히 욕망을 갖는 것은 자기 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시인 스탠리 쿠니츠 역시 '삶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라는 질문에 첫째도 욕망, 둘째도 욕망, 셋째도 욕망이다'라고 전하기도 했다.

예를 들자면 일, 운동 실력, 지식 등에 부족함을 느껴 잘하고 싶어 하는 욕망은 나에게 도움이 되는 좋은 욕망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좋은 욕망은 삶을 긍정적인 태도로 살게 하고 인생의 매너리즘에 빠졌을 때 적극적인 동기부여를 줄 수 있다.

그러나 욕망이 지나치게 많아지면 욕망과 탐욕의 경계가 쉽게 허물어질 수 있다. 탐욕(貪慾)은 십악 중 하나다. 과도하게 탐하는 욕심으로 가지고 있어도 또 가지고 싶어서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전제조건이 포함된다. '사람의 욕심은 끝이 없다'라는 말이 있듯이 욕심은 결코 채워지지 않고 충분하지도 않다.

순수하고 삶의 긍정적 원동력이 되는 욕망이 스스로를 파멸시키는 탐욕으로 나아가게 해서는 안 된다. 영화에서 블랜치는 잘못된 욕망에 의지해 현실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항상 자신이 만든 허상 속에서 헤어 나오지 못한다. 그녀가 원했던 진정한 욕망은 무엇이었을까? 결국 그녀는 그 답을 찾지 못했던 것 같다.

개인의 사리사욕을 위하여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부정적인 기사 거리들을 보면 우리는 탐욕의 덩어리가 가득한 사회로 가고 있지 않나 노심초사해 본다.

사자성어 중에 청심과욕(淸心寡慾)이라는 말이 있다. 청심과욕은 마음을 깨끗이 하여 욕심을 적게 가지라는 뜻으로 군주나 정치가가 지녀야 할 주된 수양 방법이라고 한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욕심을 가지고 있을 수 있다. 다만 지나친 욕심은 사리를 분별하지 못하고 사물을 올바르게 바라볼 수가 없다. 때문에 과욕을 경계하며 내가 원하는 욕망은 무엇인지 깨닫고 스스로 욕망을 잘 다룰 줄 알아야 한다. 우리가 청심과욕의 마음가짐을 지닌다면 우리 인생이 좀 더 밝고 즐거운 이슈들로 가득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주종대 밝은안과21 원장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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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수다 출산율 높이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19시간전 4877 가정이 주는 편안함과 포근함을 느끼기 어려워진 사회가 된듯합니다. 젊은 친구들은 혼자 살기도 팍팍하다보니, SNS에서 본인 과시도 늘어가고 남과 비교하며 자존감도 많이 낮아졌나봐요. 꼭 물질적인 충족이 되지 않더라도, 관계에서 얻을 수 있는 신뢰, 정 등이 높은 가치를 갖고 인정 받을 수 있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봐요.
17시간전 남자직원 육아휴직 남자도 육아휴직 눈치 안보고 쓸 수 있으면, 출산율 자동으로 오름 둘중 하나는 애 봐야되는데 엄마 육휴 끝나면 그 이후엔 누가 키움???
16시간전 눈치챙겨 라떼들 시절엔 와이프가 독박육아 버텨주니까 매일 회식에 야근도 때리고 한거지. 요즘은 맞벌이가 기본인데 남직원 육휴 쓴다고 눈치주는 거 아니라 생각함
15시간전 답없음 동거가 주류가되고 육아휴직하면 시스템으로 보호해주는직장이 5%미만인데 누가 애를키우려할까 결혼도 안하는데. 답은 결혼이민밖에없고 시내의 구주택 고쳐서 신혼집으로 주면됨.재개발 이런거하지말고
14시간전 kjg8 구관이 명관이다 70년대 80년대처럼 베이비부머가 생기도록 남자와 여자가 담당하는 일을 명확하게 하도록 사회제도를 바꾸어야 한다 비정규직도 없애고 평생고용직장을 정례화 하는 것이다
재밌수다 참여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