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심근경색, 가슴이 아프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으로

입력 2023.09.03. 14:15 수정 2023.09.07. 19:50 댓글 0개
홍영준 건강칼럼 전남대병원 교수

심장은 3개의 심장혈관(관상동맥)으로부터 영양분과 산소를 공급받아 기능을 하는데 이 3개의 관상동맥 중 하나라도 콜레스테롤, 칼슘, 혈전 등으로 막히게 되면 심장근육의 조직이 죽게 되는 심근경색이 발생한다.

심근경색이 발생하여 심장 근육이 죽게 되면 심실빈맥이나 심실세동과 같은 치명적인 부정맥이 발생하여 사망할 수 있다. 심근경색은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약 30~40%의 환자가 사망하며, 병원에 도착하여 치료를 받더라도 5~10% 정도가 사망하는 무서운 질환이다. 가슴 통증이 발생한 이후 1시간 이내에 사망하는 것을 급성심장사 또는 돌연사라고 하는데 급성심장사의 가장 흔한 원인이 바로 심근경색이다. 심근경색을 잘 유발시킬 수 있는 위험인자에는 고령, 흡연, 고혈압, 당뇨병, 부모/형제 중 남자 55세 이하/여자 65세 이하의 연령에서 허혈성 심질환을 앓은 가족력, 비만, 운동부족 등이 있다. 또한 스트레스도 심근경색을 일으키는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1990년 이라크 전쟁 당시 인근 병원에 심근경색으로 입원한 환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 결과, 전쟁 중 포격횟수와 심근경색의 발생률이 정확히 일치된다는 보고가 있다. 다른 사람들이 무언가를 잘 했을 때 박수를 쳐주고 호응해주며 잘 웃는 사람들이 스트레스가 적고 심근경색이 잘 안 생기며 무언가를 꼬치꼬치 따지고 딴지를 걸며 시기, 질투가 많은 사람들은 스트레스가 많고 심근경색이 잘 생긴다.

심근경색 환자는 대부분 갑자기 가슴이 아프다고 호소한다. '가슴을 쥐어짠다', '가슴이 쎄한 느낌이 든다'고 호소하며 주로 가슴의 정중앙 또는 약간 좌측이 아프다고 호소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이러한 증상 없이도 '명치가 아프다' 또는 '턱끝이 아프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또한 비전형적이기는 하지만 가슴 통증 없이 구역, 구토 증상만 있는 경우도 있고, '소화가 안 된다', '속이 쓰리다'고 호소하는 경우도 있다. 가슴 통증은 대개 호흡곤란과 같이 발생하며 왼쪽 어깨 또는 왼쪽 팔의 안쪽으로 통증이 퍼지는 방사통을 호소한다. 이러한 가슴 통증은 20분 이상 지속되며 니트로글리세린 설하정을 혀 밑에 투여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는다.

위와 같은 심근경색의 증상이 나타났을 때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일까? 바로 빠른 시간 안에 병원에 가야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 통계에 따르면 가슴 통증이 발생한 이후 한 시간 이내에 병원에 가는 경우는 23% 밖에 되지 않으며, 1~2시간 이내에 가는 경우는 16%, 2~6시간 이내에 가는 경우는 33%, 6시간 이후에 가는 경우는 28%나 된다. 가슴이 그렇게 아픈데도 6시간 넘게 병원에 안가는 경우가 10명 중에 3명이나 된다는 말이다. 도대체 왜 그렇게 가슴이 아픈데도 병원을 안갈까? 우리가 반드시 짚어봐야 할 부분이다.

심근경색의 가장 중요한 치료 원칙은 빠른 시간 안에 막힌 관상동맥을 뚫어주어 심장근육의 손상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가슴 통증이 발생한 후 2시간 이내에 막힌 관상동맥을 시술이나 약을 통해 뚫어주어야 좋은 효과를 볼 수 있다. 성공적으로 막힌 관상동맥을 뚫어준다 하더라도 병원에 늦게 오면 늦게 올수록 안 좋은 결과를 초래하게 된다.

심근경색 환자가 병원에 오는 시간이 1시간씩 늦어질 때마다 사망률이 1% 가량 높아진다. 우리나라 관상동맥 중재시술이 가능한 거의 모든 병원은 심근경색 환자가 병원에 도착한 후 90분 이내에 막힌 관상동맥을 뚫는 시술을 시행하고 있다. 전남대학교병원 심장센터의 경우 낮이고 밤이고 새벽이고 할 것 없이 심근경색 환자가 응급실에 와서 막힌 관상동맥을 뚫는 시술을 할 때까지 시간은 60분이다.

20분 이상 지속되는 심근경색의 증상이 나타났을 때는 망설이지 말고 119에 연락하여 구급차를 이용하여 대학병원이나 심근경색 치료가 가능한 종합병원 응급실로 빨리 가야한다. 심근경색, 가슴이 아프면 지체하지 말고 병원으로….

전남대병원 순환기내과 홍영준 교수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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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수다 출산율 높이려면 무엇이 필요할까요?
18시간전 4877 가정이 주는 편안함과 포근함을 느끼기 어려워진 사회가 된듯합니다. 젊은 친구들은 혼자 살기도 팍팍하다보니, SNS에서 본인 과시도 늘어가고 남과 비교하며 자존감도 많이 낮아졌나봐요. 꼭 물질적인 충족이 되지 않더라도, 관계에서 얻을 수 있는 신뢰, 정 등이 높은 가치를 갖고 인정 받을 수 있는 분위기가 필요하다고 봐요.
16시간전 남자직원 육아휴직 남자도 육아휴직 눈치 안보고 쓸 수 있으면, 출산율 자동으로 오름 둘중 하나는 애 봐야되는데 엄마 육휴 끝나면 그 이후엔 누가 키움???
15시간전 눈치챙겨 라떼들 시절엔 와이프가 독박육아 버텨주니까 매일 회식에 야근도 때리고 한거지. 요즘은 맞벌이가 기본인데 남직원 육휴 쓴다고 눈치주는 거 아니라 생각함
14시간전 답없음 동거가 주류가되고 육아휴직하면 시스템으로 보호해주는직장이 5%미만인데 누가 애를키우려할까 결혼도 안하는데. 답은 결혼이민밖에없고 시내의 구주택 고쳐서 신혼집으로 주면됨.재개발 이런거하지말고
13시간전 kjg8 구관이 명관이다 70년대 80년대처럼 베이비부머가 생기도록 남자와 여자가 담당하는 일을 명확하게 하도록 사회제도를 바꾸어야 한다 비정규직도 없애고 평생고용직장을 정례화 하는 것이다
재밌수다 참여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