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기고> 기후변화 심각, 국가·지자체가 협력해 하천 정비 서둘러야

입력 2023.09.20. 15:25 수정 2023.09.21. 19:31 댓글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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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온난화가 심각한 기후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극심한 가뭄과 호우' 등 이상현상이 발생하고 해양 수위 상승하는 심각한 환경변화가 우리 삶을 위협하고 있다. 2023년 7월 14일 전주는 75년 만에 일일 최고 강수량을 갱신했다. 이날 강수량은 지난 1948년 7월 내렸던 최고 강수량인 222.8㎜보다 30㎜ 더 내린 251.5㎜를 기록했다. 군산도 12년 전 기록된 일일 최고 강수량 308.5㎜보다 70㎜나 더 쏟아졌다. 기상관측 이후 '최고 기록' 잇따라 경신하는 등 기후변화의 폭과 범위가 넘어서고 있는 지역이 많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하천 정비는 더 이상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

기후변화의 폭이 커진 만큼 저수량 조절과 원활한 방류가 가능하도록 정비를 서둘러야 한다. 연일 물 폭탄이 쏟아진 군산의 경우 저지대로 이뤄져 매년 호우 때마다 상습 침수되었지만, 이번 집중 호우시 우려와 달리 단 한 명의 인명 피해도 발생하지 않았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핵심은 도시 전역의 침수 예방을 위해 10년 넘게 추진 중인 도심 침수 예방사업과 매년 되풀이되는 상습 침수를 막기 위한 우수관 정비에서 찾을 수 있다. 도심지역 저류시설과 우수관을 정비함으로서 하천의 효율을 높인 덕분이다.

최근 극단적인 날씨 패턴은 홍수, 가뭄 등 기상이변을 더욱 빈번하게 발생시키고 있다. 이에 따라 지방하천은 더 많은 압력을 받고 있다. 하천의 정비와 보강은 대규모 예산이 필요한 사업이다. 계획에서부터 준공에 이르기까지 체계적으로 추진하되 서둘러야 한다. 행정의 핵심은 공공의 이익과 안전이다. 사전에 막을 수 있는 참사를 예방하고 공익을 추구하는 것이 행정의 핵심 목적이다. 국민과 도민의 위험이 증가하고 있지만 방치하고 서로 일감 돌려주기만 시전한다면 청주시 오송읍 궁평제2지하차도(약칭 오송지하차도)와 같이, 자칫 대규모 인명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매년 기록을 경신하는 기후에서 더 이상 시간 낭비할 여유가 없다. 지자체의 역량만으로 하천을 정비한다면 수십 년이 흘러도 완료하지 못할 수도 있다. 결국 기후 문제에 대한 해결책은 국가와 지자체 간의 협력과 세부적인 위험 요인을 가장 잘 알고 있는 지역주민이 함께 역량을 집중해야 한다.

기후변화는 이미 우리의 일상생활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앞으로 더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것으로 예상하는 전문가들의 의견들이 쏟아지고 있다. 지방하천의 정비는 탄소중립과 더불어 환경변화에 대응하는 핵심 예방 활동이다.

전남도는 현재 556개소 3천382km의 지방하천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의정활동을 통해 알게 된 지방하천 정비 완료 개수율 추이를 살펴보면 ▲2021년 39.4% ▲2022년 40.7%로 심각한 기후 변화 속에서도 개수율 증가는 1.3%에 그쳐 지방하천 정비사업은 사실상 정지된 것으로 보인다. 이 속도로 정비가 진행된다면 하천 정비를 완료하는 데 45년이 걸린다. 만약 기록을 경신하는 집중호우가 쏟아진다면 안전에 인색했던 만큼이나 끔찍한 일들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이 정도의 정비로 기후변화에 살아남기 어렵고 지방하천 없이 홍수와 같은 재난 상황을 대비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다.

현재 전남도에서 진행 중인 올해 지방하천 개발 사업은 74개소에 불과하다. 지방하천의 중요성을 고려하면, 이는 매우 부족한 수치다. 하천 정비는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 그러나 '당장 급하지 않다'는 이유로 이를 미루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하천 정비는 단순히 비용 문제가 아닌, 공공의 안전에 대한 고부가가치 사업이다. 지출의 관점으로만 접근하는 것은 곤란하다.

하천의 정비를 통해 자연경관이 되살아날 뿐만 아니라 재난 피해를 줄이고 복구 비용을 줄일 수 있다. 그리고 하천이라는 훌륭한 자산이 잔존가치로 남게 된다. 이는 단순한 지가가 아니라 도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는 가장 가치 있는 자산으로 인식돼야 한다. 국가와 지자체가 기후변화에 대한 각자의 역할을 인식하고 협력 추진을 기대한다. 김정의 전남도의회 의원

# 이건어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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