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우리가 잊지 않아야 할 사실들

입력 2023.11.07. 15:24 수정 2023.11.07. 19:10 댓글 0개
백성동의 교단칼럼 극락초 교사

지난 10월 28일까지 서이초 선생님의 죽음 이후로 '전국교사일동'의 이름으로 주최된 11번의 집회가 있었다. 이 집회는 7월 18일 발생한 서울 서이초 교사 사망사건을 계기로 하여, 해당 교사를 추모하고 교권을 보장받기 위해 교사들이 자발적으로 주최하였으며 누적 참가자 수는 75만명(주최측 추산)에 달했다. 특히 9월 2일(서이초 선생님의 49재 전 주말)에는 20만명 이상의 교사들이 여의도에 모였으며, 이는 도심 집회가 시작된 이래 단일 직군으로 최대 인원이 참여한 것으로 기록되었다.

당분간 전국교사일동의 이름으로 예고된 집회는 없다. 뜨거웠던 여름이 서늘한 가을로 바뀌는 3개월의 시간 동안 교사들은 거리에 나와 '교권 보장'과 '아동학대법 개정'을 외쳤다. 아직 아동학대법은 개정되지 않았지만, 지난 9월 교권 보호 4법이 국회 본회의 1호 안건으로 통과되었다. 교육부에서도 "2023년을 교권 회복의 원년으로 삼고 현장 교원이 교권 회복을 즉시체감하는 것을 최우선적으로 여기고 교육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아직 교육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은 미비한 수준이지만, 점점 교사들의 '안전하게 가르칠 환경'은 좋아질 것이라 기대한다.

하지만, 서이초에서 일어났던 비극이 단지 교권만이 무너졌기 때문에 발생한 것들이었을까? 아파하고 있는 학교 현장을 법과 제도의 정비만으로 회복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갈수록 커져만 간다. 교육부에서 국회에 제출한 통계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18~2023) 공립학교 초중고 교사는 100명이 스스로의 선택으로 생을 마감한 것으로 보고되었다. 지금 이 순간에도 학교에서 고통을 감내하며 오늘을 버텨내고 있는 이들이 얼마나 될까? 더 놀라운 것은 같은 시기 동안 교사만이 아니라 스스로 생을 마감한 학생들의 수가 822명이라는 통계 결과이다.

위와 같은 결과가 고통스러운 학교 현장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정부는 오히려 올해 대비 2024년 교육예산을 6.9% 삭감 발표했다. 법과 제도, 고시만 만들어 놓고 실제로 학교를 지원할 수 있는 인력이나 치료비 지원에 대한 계획은 없다. 학교 구성원을 살피고 안전한 교육활동 보장을 하려면 공교육에 더 많은 지원을 해줘야 한다. 하지만 오히려 예산을 삭감하고 초중고에 지원하는 예산마저도 대학과 어린이집까지 함께 쓰겠다고 한다. 이런 상황 속에서많은 교사들이 거리에 나와 외쳤던 '공교육 정상화'는 요원하기만 하다.

지금 우리는 무너져 있는 교권을 회복하는 동시에, 근본적으로 건강한 학교의 시스템과 문화를 다시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고통을 견뎌내고 있는 많은 교사들과 학생들, 보호자까지 끌어안을 수 있는 교육 공동체를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한 발 더 나아가 사회 공동체까지 확장해야 한다. 학교의 문제는 우리 사회의 문제이기도 하다. 법과 제도는 물론, 교육 예산과 학교의 문화, 나아가 사회의 변화까지 함께 이끌어 낼 수 있는 목소리가

더 높아지는 앞으로가 되기를 바란다. 백성동 광주극락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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