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칼럼> 공립유치원 교사들이 거리로 나온 이유

입력 2023.11.07. 15:30 수정 2023.11.14. 19:32 댓글 0개
김지혜의 교단칼럼 지한유치원 교사

2023년 10월 21일 토요일 아침, 서울 국회 앞에서 열리는 졸속 유보통합 불통 늘봄학교 저지 교사대회에 가기 위해 버스에 탔다.

여러 유치원에서 선생님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셔서, 얼굴을 아는 사이도 있었지만 모르는 선생님들이 더 많았다.

얼마 지나지 않아 버스 안은 선생님들의 목소리로 가득 찼다. 선생님들은 유치원과 아이들 이야기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있었다.

유치원 교사들은 늘 아이들과 유치원을 생각한다. 광주 공립유치원은 학급당 유아수가 5명이 안 되면 문을 닫는다. 이 유아 모집에 대한 부담감이 교사들을 늘 불편하게 만든다.

교사들은 1년 내내 유치원 홍보 행사하기, SNS 활동하기, 길거리에 나가 전 단지 돌리기 등 한 명의 아이라도 더 받으려고 노력한다. 그런데도 (11월 1일부터 2024학년도 유아 모집이 시작되지만) 다들 입학 문의가 많지 않다고 걱정들을 한다.

1~2학급 병설유치원이 주변 대형 사립유치원이나 어린이집과의 경쟁에서 버텨주고 있는 것만으로도 기적이라고 생각한다.

그 기적은 전문가인 교사들이 만든 것이지 교육청도 국가도 아니다.

그런데 교육부는 이런 교사의 전문성을 무시하고 특별양성체제를 논의하고 있다. 특수어린이집 교사의 희생과 봉사를 인정하여 특수유치원 교사로 만들어준다고 한다. 어떤 직업군도 희생과 봉사를 기준으로 전문가 자격을 부여하지 않는다는 것은 상식이다.

인간발달의 기초를 형성하는 영유아기를 담당하는 교사는 더욱더 유아교육 전문가여야 한다. 우리의 미래를 짊어질 새 세대의 교육을 효율성의 논리로 아무나에게 맡기는 우를 절대 범해서는 안된다. 교육은 백년지대계이며, 교사의 질을 뛰어넘을 수 없다는 진리를 다시금 되새겨야 한다.

유보통합이 졸속으로 추진되다보니, 점점 방향성을 상실해가고 있다.

그럼에도 학부모단체는 유보통합의 밝은 면만 보고 정부 정책에 지지를 보내고 있다. 정치인들도 당쟁만 하지 말고, 국민의 혈세가 바르게 쓰이는지, 국가의 정책이 제대로 추진되는지 감시하고, 입법 활동에 힘을 써야 한다. 유아교육이 바른 길을 찾을수 있도록 우리 모두의 관심과 혜안이 절실한 때이다. 

김지혜 공립 단설 지한유치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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