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3당합당체제 이제는 역사의 유물인가

입력 2018.06.26. 15:01 수정 2018.06.26. 15:08 댓글 0개
김종귀 법조칼럼 변호사(법무법인21세기)

엊그제 6·13 지방선거 개표과정을 보면서 30여년 전의 3당합당이 맨먼저 떠 올랐다. 노태우, 김영삼, 김종필이 이끄는 3개 정당이 1990년대초 하나의 정당으로 합쳐진 사건을 두고 흔히들 ‘3당합당’이라 한다. 당시의 충격도 적지 않았거니와 그 이후 한국정치는 이 3당합당의 영향권을 벗어나지 못한 채 30여년을 답보했다. 광주에서 태어나 광주에서 학교 다닌 필자는 선거철만 되면 늘 우울했다. ‘지역주의’니 ‘호남고립’이니 하는 말들은 ‘3당합당체제’의 다른 표현에 불과했다. 지난 30여년 수 많은 정당이 부침을 거듭하였지만 이 3당합당체제의 틀을 벗어나지 못했다. 정책대결이니 인물경쟁이니 하는 말들은 모두 3당합당제제라는 큰 파고속에 번번히 묻혀 왔다.

2002년 노무현정권의 탄생으로 3당합당체제를 극복할 기회가 있었으나 아쉽게도 놓쳤다. 그로부터 16년여를 더 기다려 6·13 지방선거를 치렀다. 작년 대선에서 문재인대통령이 당선된 것으로는 안심할 수 없었다. 노무현정권의 악몽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이번 지방선거의 선거운동과정과 개표과정을 보면서 이제는 안심해도 되겠구나 하는 마음이 들었다.

베를린장벽이 무너지고 남북 및 북미 사이의 적대관계가 해소되는 기미가 보이는 것처럼 그토록 단단하고 커다란 장애물도 시간이 흐르고 때가 되면 그 수명을 다한다는 평범한 가르침이 떠오른다.

3당합당체제를 넘어 서면 그 다음은 무엇일까. 정책대결이다. 그런데 정책대결을 할만한 풍토가 조성되었을까. 아니다. 30여년 정책대결 없이도 잘 지내 왔는데 어느날 갑자기 잘 되어 갈리 만무하다. 30여년 거대양당이 진보네 보수네 하지만 본래 의미의 진보와 보수세력이라는 이름을 붙이기에는 무리다. 민중당, 정의당 등 진보정당이라 할만한 정치세력들은 그 세가 너무 미미 하다.

주권자인 국민은 3당합당체제를 극복할만큼 의식이 깨었지만 국민의 정치적 의사를 모아 이를 국가공동체 의사로 이끌어 가야 할 책무가 있는 정당 등 정치세력은 아직 준비가 덜 된 것으로 보인다. 그러니 다시 3당합당체제로 퇴행하지나 않을까 하는 의구심도 지울수 없다. 정책이 보이지 않으면 출신지역이 먼저 보이는 법이기 때문이다.

사망선고 받은 3당합당체제가 다시는 기지개를 펼 수 없게 하는 방법이 무엇일까. 민중당이든, 정의당이든 아니면 다른 정치세력이든 진정한 진보세력이 나와 건전한 정책대결로 보수진영과 한판 승부를 벌여야 한다. 보수는 전통적 가치를 지키는 사람이다. 반면 진보는 현재의 상태가 잘못되었음을 고발하고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하기를 바라는 쪽이다. 선거는 현 상황을 지키고 유지하려는 세력과 이를 바꾸고 새롭게 판을 짜려는 세력간의 각축장이 되어야 한다. 다시말해 새로운 가치와 전통가치를 놓고 정책대결로 유권자 심판을 받는 것이다. 여기에 출신지역이나 소속정당 대표의 출신지역이 낄 자리는 없다. 보수가 옳은지 진보가 옳은지는 유권자가 선택할 몫이다. 사안에 따라 보수가 될 수도 있고 진보가 될 수도 있다. 시간의 경과에 따라 뒤바뀔 수도 있다.

이번 6·13 지방선거에서 지역구에서는 진보세력의 득표가 미약했지만 비례대표에서는 그 가능성을 보여 주었다. 2년전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비례대표득표율 또한 기대를 걸어 보게 한다. 선거철이 다가 오면 필자는 늘 우울하고 가슴 답답하였기에 투표장에 나가지 않을 때가 많았다. 필자는 진보주의자도 아니고 진보정당을 열렬히 지지하는 사람도 아니지만 이번 선거에서처럼 민주당 보수 일색은 곤란하다는 생각이다. 건물소유자를 대변하는 정치세력도 필요하지만 애써 번 돈으로 임대료, 권리금, 보증금 지불하기도 벅찬 사람들을 대변하는 정치세력도 필요한 것처럼. 새는 좌우의 날개로 난다는 것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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