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롯데콘서트홀서 공연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한때 '콩쿠르 사냥꾼'이라는 별명이 쑥스러웠어요. 이제는 세계 무대에 서는 날을 꿈꾸며 고군분투하던 시절, 간절하지만 무지했던 열정과 초심이 생각나요."
바이올리니스트 김봄소리(34)가 더욱 원숙해졌다. 10년 전 뮌헨 ARD 콩쿠르, 하노버 콩쿠르, 몬트리올 콩쿠르, 차이콥스키 콩쿠르, 비에냐프스키 콩쿠르 등 세계적 대회를 종횡무진했던 그는 이제 더 깊어진 자신만의 색깔로 세계 클래식팬들을 매료시키고 있다.
2021년 피아니스트 조성진, 소프라노 박혜상에 이어 한국인 3번째로 세계 정상급 클래식음반 제작사 도이치그라모폰(DG)과 전속 계약을 맺었고, 지난해에는 뉴욕 센트럴파크에서 뉴욕필하모닉과 협연, 5만 명의 관중에게 박수갈채를 받았다.
올해는 세계 최대 클래식 페스티벌 BBC프롬스, LA 할리우드 보울, 파리 오케스트라 데뷔를 앞두고 있다.
오는 19일 국내 공연도 예정돼 있다. 롯데콘서트홀에서 이스라엘 출신 신예 지휘자 라하브 샤니, 네덜란드 명문악단 로테르담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함께 브람스의 바이올린 협주곡, 차이콥스키 교향곡 '비창'을 들려준다.
"10년 전과 지금 제가 연주하는 브람스가 달라진 것은 브람스의 작품들, 또 다른 작품들이 갖는 현대에서의 의미를 제 안에서 나름의 방식으로 정립했기 때문입니다. 그 기간 함께 연주했던 수많은 연주자들과 지휘자, 오케스트라와 호흡하며 배웠던 많은 음악적인 경험들이 또 다른 이유가 되겠죠."

콩쿠르는 그에게 치열했고 간절했던 기억이다. 김봄소리는 "2013년 ARD 결선 당시 바이에른 방송 교향악단의 음악가들이 들려준 브람스 협주곡 연주는 큰 충격이었다"며 "독일 음악의 표본이라 할 수 있는 브람스의 구조적인 음악을 좀 더 깊게 알아가는 계기가 됐고, 그때부터 브람스에 더 빠지게 됐다"고 했다.
"콩쿠르에는 많은 단점과 장점이 있지만 연주자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단시간 내에 많은 레퍼토리를 소화하는 훈련과 무대경험을 쌓고 싶다면 콩쿠르에 도전해보라고 권하고 싶어요."
김봄소리는 5살 때 바이올리니스트 정경화의 공연을 보고 바이올린에 매료됐다. "음악이 가진 강렬한 힘에 홀리듯 빠져들어서 부모님을 졸라 악기를 선물 받아 기쁨에 들떴던 것도 잠시였어요. 바이올린이 호락호락 쉽게 소리를 내주는 악기가 아니란 것을 금방 알게 됐죠. 처음 소리를 내던 순간 기괴한 소리가 줬던 충격이 아직 기억나요."
그는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 생각해보면, 바이올린은 늘 제 안에 있는 꺼내기 힘든 내면과 상상을 세상에 내놓을 수 있게 해 준 존재"라며 "솔직한 내 자신과 마주할 수 있게 해준다"고 했다.

현재 독일 베를린에서 거주하고 있는 그는 바쁜 활동 중에도 꾸준히 '음악일기'를 쓴다.
그는 "중학생 때부터 매일같이 쓰다보니 습관이 됐다"며 "연주 생활을 하면서 다양한 나라와 사람들을 만나고 다양한 경험을 하는데 잊고 싶지 않은 많은 일들을 적어두기도 한다"고 했다. "기록들을 남기다 보면 제 생각과 감정이, 그리고 세상과 음악을 이해하는 관점이 어떻게 얼마나 변화해 왔는 지가 보이는데, 그런 것들이 흥미로워요."
김봄소리는 어린시절 바이올린 외에도 피아노·플룻·발레·바둑 등을 배웠다. 특히 초등학생부터 시작한 바둑은 그에게 큰 즐거움을 줬다.
"초등학교 때 기원을 밥 먹듯이 드나들었어요. (바이올린) 연습도 안 하고 바둑만 뒀던 기억이 나요. 급수를 올리기 위해 열을 내며 바둑을 뒀고, 바둑 책도 닥치는 대로 읽었어요. 대학에 가서 바둑을 다시 두기 시작했어요. 학교 동아리 선배들 중에 어마어마한 실력자들이 많았죠. 2년 연속 서울대-도쿄대 교류전에 출전했죠. 도쿄에서 열린 교류전에 여장 선수로 출전했을 때가 일본에 연주로 데뷔하기도 전이었죠."
그는 "바둑은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게임이라 요즘은 거의 두지 못한다"며 "가끔 선수들의 기보를 보거나 심심풀이로 문제를 푸는데, 솔직히 기력이 거의 다 죽은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바둑 한 판을 보면 바둑을 두는 기사의 기풍과, 성격, 그리고 가치관을 엿볼 수 있다"며 "음악 역시 자기 자신을 음악 안에서 절대로 숨기거나 위장할 수 없다"고 했다. "바둑과 음악, 둘 다 진정한 자신을 마주할 수 있는 가장 솔직하고 확실한 방법이 아닐까 생각해요."

김봄소리는 롯데콘서트홀에서 여는 이번 공연에 대해 "로테르담 필하모닉과 라하브 샤니와의 호흡이 가장 궁금하고 기대된다"며 "샤니와 함께 무대를 해본 적은 없지만, 그의 음악을 사랑하는 팬"이라고 했다. "샤니와 브람스 협주곡을 연주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가지고 있었고, 그래서 이곡을 제안했어요. 로테르담필, 샤니와 함께 브람스 협주곡을 연주한다면 분명 시너지가 엄청날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어요."
김봄소리는 할아버지가 지어준 자신의 이름을 언급하며 "봄의 소리와 비슷한 소리를 낼 수 있다면 참 기쁠 것 같다"고 했다.
"봄의 소리는 가장 고통스러운 겨울 추위를 이겨내고 피어나는 당당하면서도 힘찬, 그리고 희망에 가득 찬 소리라고 생각해요. 관객들이 제 음악을 듣고 가슴 벅찬 기분을 느낄 수 있다면, 그리고 그 순간이 인생의 기억할 만한 순간으로 남게 된다면 더 바랄 게 없을 것 같아요."
◎공감언론 뉴시스 pjy@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스우파2' 눈물의 콘서트···시즌1 멤버들과 깜짝 배틀 [서울=뉴시스] 엠넷(Mnet) 댄스 서바이벌 '스트릿 우먼 파이터2' 전국 투어 서울 공연. (사진=엠넷 제공) 2023.12.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서울=뉴시스]추승현 기자 = 엠넷(Mnet) 댄스 서바이벌 '스트릿 우먼 파이터2'(이하 '스우파2')가 눈물로 전국 투어 포문을 열었다.'스우파2' 전국 투어 콘서트 '온 더 스테이지(ON THE STAGE)'는 지난 1~3일까지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올림픽핸드볼경기장에서 진행됐다. 여덟 크루 원밀리언(1MILLION), 베베(BEBE), 딥앤댑(DEEP N DAP), 잼 리퍼블릭(JAM REPUBLIC), 레이디바운스(LADYBOUNCE), 마네퀸(MANNEQUEEN), 츠바킬(TSUBAKILL), 울플러(Wolf'Lo)가 총출동해 현장감 넘치는 무대를 장식했다.전체 크루의 메가 퍼포먼스로 오프닝 무대를 달구고, 크루별 퍼포먼스가 시작됐다. 울플러 할로는 "다신 없을 기적 같은 날이라고 생각한다"라며 감격의 눈물을 쏟았다. 원밀리언의 리아킴은 "무대할 때 긴장을 전혀 안 하는 편인데 콘서트를 한다고 저희들을 보러 와주신 관객들이 있다고 생각하니 너무 떨린다"라고 소감을 전했다.한국에서 생애 첫 콘서트를 마주한 글로벌 크루들의 소회는 남달랐다. 잼 리퍼블릭 커스틴은 "해피, 해피, 해피"라고 전한 뒤 한국어로 '대박'을 외쳐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츠바킬 리더 아카넨은 "가장 먼저 탈락해서 여러 가지 퍼포먼스를 보여드리지 못해 죄송했는데 이번에 새로운 츠바킬을 관객들에게 보여드릴 수 있어 기쁘다"고 전했다. 잼 리퍼블릭과 츠바킬 멤버들 모두 한국어로 인사를 준비해 열렬한 환호를 받았다.K팝 데스매치 미션부터 배틀 퍼포먼스 미션 그리고 파이널 미션까지 방송에 등장했던 화제의 무대들이 이어졌다.레전드 장면을 연출한 원밀리언의 '옐로(Yellow)'부터 딥앤댑의 '나쁜 기집애', 마네퀸의 '어 리틀 파티 네버 킬드 노바디(A Little Party Never Killed Nobody)'까지 각 크루별 시그니처 무대가 현장을 뜨겁게 달궜다. 방송에서는 볼 수 없었던 츠바킬의 '요즘것들' 무대와 딥앤댑의 '칠리(Chilli)' 퍼포먼스도 시선을 사로잡았다.[서울=뉴시스] 엠넷(Mnet) 댄스 서바이벌 '스트릿 우먼 파이터2' 전국 투어 서울 공연. (사진=엠넷 제공) 2023.12.04. photo@newsis.com *재판매 및 DB 금지또 다른 하이라이트는 스페셜 배틀 스테이지였다. 멤버들 전원이 무대에 올라 매운맛 배틀이 펼쳐진 가운데 관객들이 직접 저지가 되는 방식은 특별한 재미를 안겼다. '스우파1' 멤버들의 깜짝 출연은 '스우파2' 8크루조차 몰랐던 이벤트로 재미를 더했다. '스우파1'의 코카앤버터 리헤이·제트썬이 울플러 할로·초콜과 배틀을 펼쳤다. 2회차에는 프라우드먼 립제이가 등장해 마네퀸 왁씨와 레전드 배틀을 펼쳤다. 원트의 효진초이가 서울 공연 3회차 배틀 무대를 장식하는 등 회차마다 다른 깜짝 이벤트로 팬들을 즐겁게 했다.대망의 계급 미션 퍼포먼스는 현장의 몰입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 루키 계급의 '트월ㅋ'부터 미들 '스와이프(Swipe)', 부리더 '클릭 라이크(Click Like)' 무대가 순서대로 펼쳐졌다. 이번 시즌 열풍을 일으켰던 리더 계급의 '스모크(Smoke)'는 관객들의 '떼춤'을 이끌었다.방송에서 보여주지 않은 전체 크루의 메가 퍼포먼스도 시선을 사로잡았다. 원밀리언이 직접 디렉팅에 나선 오프닝 퍼포먼스에 이어 마네퀸이 디렉팅한 엔딩 퍼포먼스는 관객들도 함께 참여할 수 있어 재미를 더했다. 공연 말미에는 멤버들이 직접 무대 아래로 내려와 관객들과 스킨십했다. 댄서들은 자신들을 위해 모인 국내외 관객들과 180분간 직접 호흡하며 서울 공연을 마무리했다.'스우파2' 콘서트는 오는 9일 사직실내체육관에서 부산 공연에서 이어간다. 이후 오는 16일 대구 엑스포 동관, 23일 인천 송도컨벤시아, 25일 수원 수원컨벤션센터에서 진행된다. 전국 투어 마지막 공연은 오는 30일 광주 유니버시아드체육관에서 열린다.◎공감언론 뉴시스 chuchu@newsis.com
- · 강수진 국립발레단장, 한국발레협회상 대상···"멈추지 않겠다"
- · 임신 가능성 1%였다···황보라, 시험관 4차 과정 공개
- · 설현, 맥주 한잔도 깜찍하게[★핫픽]
- · 뉴진스 '디토'도 넘겼다···스포티파이 두 번째 5억 스밍
- 1부부싸움 중 생후 6개월 자녀 베란다서 던져 살해한 20대 친모..
- 2올해 가장 유용했던 연말정산 추가 공제 항목은..
- 3"회 10만원 이게 맞나···따지는 손님에게 욕설도" ..
- 4광주시, '미래차 선도도시' 날개 달았다..
- 5광주서 6개월 아이 15층서 던진 20대母···이틀전 '가정폭력..
- 6[날씨] 광주·전남 아침 영하권 추위···큰 일교차 '..
- 7삼천포82동우회, 사천시에 이웃돕기 성금 200만원 기탁..
- 8사천시문화예술회관서 오페라 '사람의 묘약', 8~9일 공연..
- 9[속보]민주당 비명계 이상민, 탈당···"이재명 사당화 등 변질..
- 10'돌풍의 팀' 광주FC, 역대 최고 성적+A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