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선생은 아이들의 상처를 치료해주는 사람˝

입력 2023.12.11. 10:29 수정 2023.12.11. 19:35 댓글 0개
김창수씨 '선생으로 산다는 것은' 출간
교육현장 거치며 잉태된 선생관 설파
학부모·선생·학생은 협력관계 맺어야
가르치며 배우는 삶이 진정한 스승
김창수씨. 

'선생'을 말 그대로 풀어보면 '먼저 난 사람'이라는 뜻이다. 세상을 많이 산 사람일수록 더 많은 경험을 하고 살았다고 본다면, 그만큼 상처도 많이 주고받고 살아온 존재라는 뜻도 되리라. 그런 선생은 상처 입은 아이들과 살아야 하는 존재다. 따라서 자신의 상처를 극복하고 아이들을 도와야만 하는 존재인 것이다. 선생이 자기가 경험한 상처를 잘 치유할 경우 적어도 그 부분에 대해서는 성숙한 삶의 자세를 갖게 되고, 자신이 경험하고 극복한 그 상처를 자양분으로 다른 존재 특히 아이들의 상처를 치료할 능력을 갖게 된다. 반대로 치유되지 않은 상처는 자신은 물론 주변 사람들까지 해치는 흉기가 된다."

오랫 동안 교육 현장에 헌신해 온 김창수씨의 교육철학이다.

김창수씨가 두 번째 자전적 교육 에세이 '선생으로 산다는 것은- 선생이란 무엇인가2'(내일을 여은 책刊)을 펴냈다.

이번 저술은 40여 년 이상 교육현장을 지키면서 늘 스스로에게 물었던 '선생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오랜 연구의 결과물이기도 하다.

그는 서른세 살 때 급성간염으로 쓰러진 이후 쉰여섯 살 때 간이식수술, 쉰일곱 살 때 심장판만수술과 뇌수술을 받고 투병생활을 하던 중 올해 1월 18일에 다시 골수형성이상증후군(혈액암)이라는 낯설고 위험한 병력을 하나 더 추가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도 교육현장을 지켰고, 자신의 철학을 정리해서 책으로 엮어냈다.

지난 2021년 출간된 '선생님, 당신은 어디 계십니까?'는 학생으로 살면서 내가 만난 선생에 대한 이야기와 현장 선생으로 살면서 경험한 내 교육적 서사였다. 반면 이 책은 여러 교육 현장을 거치면서 정리된 자신이 가진 선생관이다. 생각하는 '선생'은 일방적으로 가르치는 사람이 아니라 서로 가르치고 배우는 사람이다. 그래서 '선생으로 산다는 것은' 곧 가르치면서 배우는 삶을 말한다. 한마디로 이 책의 주제는 '교학상장'(敎學相長)이다.

이 책을 쓰면서 내가 내게 던진 가장 곤혹스러운 질문은 '서이초등학교' 교사의 자살 등 (학부모나 학생들에 의한) 수많은 교사 인권유린 참사가 사회적으로 큰 문제가 되고 있는 지금, '과연 내 이야기가 어떤 의미가 있을까?' 하는 것이었다.

김창수씨는 "원칙적으로 교육현장은 선생과 학생 그리고 학부모가 적대적 관계가 아니라 협력관계를 맺는 것이 정상이라고 나는 믿는다"며 "내 신념에 따라 내 작은 소망은 진보적 교육을 지향하는 학교 교사, 아이들을 지극히 사랑하는 학교 안팎의 선생, 대안학교 선생, 이둥 특히 비인가 대안학교 선생, 교육 발전을 희망하는 학부모, 사회 진화를 위해 헌신하는 활동가들에게 작은 의미가 되었으면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저자는 1977년 보육원 아이들을 대상으로 야학 활동을 하던 시절에는 기독교 신앙에 입각한 인도주의적 교육에 관심을 가졌고, 1983년부터 1986년까지 3년간 고등공민학교 교사로서 니힐의 '섬머 힐' 교육사상에 심취해 자유교육에 몰입했다. 이후 서울 중앙고 교사 시절에는 파울로 프레이리 등과 마르크시즘에 입각한 해방교육에 관심을 가졌다. 또한,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전반기까지는 대안교육과 생태교육에 관심을 집중했고, 2007년을 기점으로 그 이후로는 지혜교육을 묻고 살아왔다.

이번 저술은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의 지원으로 제작됐다.

그는 장성에서 태어나 광주고와 서울대 인문대 서양사학과를 나와 교육자이자 환경운동가, 시인, 목사로 활동 중이다.

최민석기자 cms20@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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