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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U, 정부 공문 자의적 해석···자가진단 키트 불법 판매 '의혹'

입력 2022.05.16. 10:50 댓글 0개

기사내용 요약

정부 유통 개선 조치 4월말로 끝났는데도 전 점주에 "진단키트 발주하라" 공지

5월1일부터는 '의료기기 판매허가' 받은 일부 편의점만 키트 발주 가능해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16일 서울시내 CU에서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를 판매하고 있다. 지난 15일부터 약국·편의점에서 판매가 시작된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가격은 6000원이며 1인 1회당 5개까지 구매가 제한된다. 2022.02.16. jhope@newsis.com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편의점 CU가 지난 4월 말로 정부의 코로나 자가검사 키트 '유통 개선 긴급 조치'가 끝났는데도 매출에 큰 도움을 주는 검사 키트를 계속 팔기 위해 모든 자사 가맹점주들에게 신규 발주와 판매가 가능하다는 이메일을 보내 논란이 일고 있다.

코로나 자가검사 키트는 오미크론이 급속도로 확산되자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월말~4월말까지 두 달간 전국 모든 편의점에서 판매할 수 있도록 유통 개선 조치를 내린 바 있다. 하지만 CU는 이 기간이 끝났는데도 자가검사 키트 판매를 계속 가맹점주들에게 독려하며 불법을 저질렀다는 의혹을 받는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편의점 프랜차이즈 CU는 최근 전국 가맹점주들에게 이메일로 "점주들의 자가진단 키트 관련 요청이 많아 발주를 재개할 예정"이라며 "점포별 의료기기 판매업 취득 여부와 상관없이 5월 이후에도 (점주들의) 발주와 판매가 가능하다"고 알렸다.

CU는 해당 메일을 가맹점주들에게 보낸 후 실제 제주도를 제외한 전국 전 점포를 대상으로 지난 3일부터 자가진단 키트 발주를 받았다. 이 키트는 가맹점 별로 실제로 상당수 판매되기도 했다.

그러나 CU가 이처럼 4월 말 이후에도 점주들에게 자가진단 키트 신규 발주를 할 수 있다며 판매를 독려한 것은 정부의 유통 개선 조치를 지나치게 자의적으로 해석한 '불법 행위'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5월1일부터 의료기기 판매업을 신고 하지 않은 편의점 가맹점은 자가진단 키트를 신규 발주해 판매할 경우 명백한 불법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불법 논란이 확산된 배경은 CU가 지난 '공중보건 위기대응 의료제품의 유통 개선 조치' 공문 상에 "4월30일까지 보관되어 있는 제품은 유통 개선 조치 종료 후에도 계속 판매 가능하다"는 문구를 자사에 유리한 쪽으로 해석했기 때문이다.

CU 관계자는 "해당 공문 상의 '4월30일까지 보관되어 있는 제품'이라는 의미는 편의점 뿐 아니라 CU 물류센터에 보관되어 있는 제품도 포함되는 것이라고 자체 판단했다"며 "식약처도 비슷한 대답을 해 문제가 없는 것으로 알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식약처는 이 같은 해석은 명백한 잘못이라는 입장이다.

식약처 측은 "오미크론이 크게 확대돼 자가검사 키트 판매를 늘리기 위한 유통 개선 조치는 4월말로 분명히 끝났다"며"5월1일부터는 종전대로 '의료기기 판매업' 허가를 받은 편의점만 자가검사 키트 신규 발주와 판매를 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오미크론 확진자가 급속도로 늘어나자 지난 2월말부터 4월말까지 두 달 동안 한시적으로 '의료기기 판매업' 허가가 없는 편의점 점포에도 모두 자가검사 키트를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한 바 있다.

현재 국내 5만여개 편의점 점포 중 '의료기기 판매업' 허가를 받은 점포는 절반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편의점 브랜드별로는 CU의 경우 자사 1만6000여개 점포 중 5300여개 점포만 의료기기 판매 허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또 GS25는 8000개, 세븐일레븐은 6500개 점포가 '의료기기 판매업' 허가를 받아 5월1일 이후에도 자가검사 키트 신규 판매가 가능하다.

이중 지금까지 실제로 5월1일 이후에도 검사 키트의 신규 발주와 판매를 독려한 편의점은 CU뿐인 것으로 알려졌다.

법조계는 CU가 5월 이후에도 자가검사 키트를 모든 가맹점주에게 판매 가능하다고 알리고, 실제 판매에 나선 것은 의료기기법 위반 행위에 해당할 수 있다고 본다.

해당 법은 의료기기 판매업 허가를 받지 않은 점포가 불법으로 의료기기를 발주하고 판매할 경우 최고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형을 내릴 수 있다고 규정한다.

법조계 한 관계자는 "의료기기법을 위반하도록 교사한 자는 동일한 형에 처할 수 있는데, CU가 전 가맹점주들에게 이메일로 자가검사 키트 신규 발주와 판매가 가능하다고 알린 것도 이 법을 위반하도록 교사한 것일 수 있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현재 CU의 5월 이후 자가검사 키트 판매 행위의 관련 법 위반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식약처 관계자는 "5월부터는 의료기기 판매업 신고 점포만 자가검사 키트를 신규 발주 할 수 있는데, 미신고 점포에서 신규 발주와 판매가 이뤄졌다면 행정처분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CU 측은 식약처 공문 해석을 둘러싸고 착오가 생긴 것이라고 밝혔다. CU 관계자는 "자가진단 키트를 이미 매입해 물류센터에 보관하고 있는 제품도 5월 이후 판매가 가능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앞으로 식약처 판단에 따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일부에선 CU가 매출 우선주의에 빠져 정부 규정을 지나치게 자의적으로 해석한 결과라고 비판한다. 코로나 자가검사 키트는 판매 단가가 5000원으로 내렸지만 편의점 판매 제품 중 단가가 높아 매출에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한 것으로 알려졌다.

CU는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37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5% 급증했는 데 이 같은 실적 개선은 자가검사 키트 판매 전면 허용이 크게 작용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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