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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요구불예금 37조 증발···대출금리 더 오르나

입력 2022.08.09. 07:00 댓글 0개

기사내용 요약

저원가성 예금 줄고 고금리 예금 늘어

은행 조달비용 늘면서 코픽스 상승

코픽스 연동 변동금리 오름세로 이어져

[서울=뉴시스]이주혜 기자 = 고금리 예금 경쟁 속에 시중은행의 요구불예금이 한 달 사이 급감했다. 저원가성 예금 감소로 은행의 조달비용이 늘어나면서 대출금리의 지표가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는 재차 급등할 전망이다.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도 커질 수밖에 없다.

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5대 시중은행 요구불예금은 전월보다 약 37조원 감소했다.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7월 말 수시입출금식 저축성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은 688조3442억원으로 전월보다 37조3367억원 줄었다.

예금자가 언제든 자금을 넣고 뺄 수 있는 요구불예금과 MMDA 등은 통상적으로 금리가 연 0.1% 수준에 불과한 저원가성 핵심예금이다. 은행 입장에서는 비용이 거의 들지 않아 자금조달 비용, 즉 원가를 절감할 수 있는 '공짜 예금'인 셈이다.

최근 요구불예금이 줄어든 것은 은행권의 수신금리 경쟁에 정기예금 금리가 오르면서 자금이 예·적금으로 향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은 712조4491억원으로 전월 대비 27조3532억원 증가했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수신금리를 올리면서 시중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3%대로 뛰었다. 인터넷은행, 저축은행과의 '파킹통장' 경쟁도 치열하다. 인터넷은행 3사의 파킹통장 금리는 2%대다. 카카오뱅크는 5일부터 '세이프박스'의 기본금리를 0.8%포인트 올려 연 2%금리를 적용한다. 케이뱅크 '플러스박스'는 연 2.1%, 토스뱅크는 연 2%를 제공한다.

저원가성 핵심예금이 줄고 고금리 정기예금의 비중이 늘어나면 은행의 조달비용이 증가한다. 이는 주택담보대출, 전세대출 등의 변동금리를 산정하는 기준인 코픽스 상승으로 이어진다.

코픽스는 NH농협·신한·우리·SC제일·하나·기업·KB국민·한국씨티은행 등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다. 은행이 실제 취급한 예·적금, 은행채 등 수신상품 금리가 인상되거나 인하되면 이를 반영해 상승하거나 하락한다.

지난달에도 코픽스는 정기예금 금리 인상 영향 등에 급등한 바 있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6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38%로 전월보다 0.40%포인트 상승했다. 상승폭은 코픽스 공시를 시작한 2010년 이후 가장 컸다. 이에 시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같은 폭만큼 뛰었다.

16일 공시될 예정인 7월 코픽스도 가파르게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올리면서 은행의 수신금리도 상승했기 때문이다. 지난달 한은은 기준금리를 한 번에 0.5%포인트 올리는 '빅스텝'을 단행했다. 이후 시중은행들은 예·적금 금리를 최대 0.9%포인트 올렸다.

은행권 관계자는 "코픽스는 예금금리가 상승하면 이를 따라가기 때문에 기준금리와 수신금리가 가파르게 오르면 코픽스도 오를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주담대, 전세대출 등 코픽스 연동 변동금리도 연이어 오를 전망이다.

코픽스가 급등하면서 변동금리는 치솟고 있다. 주담대 변동금리가 고정금리를 넘어서는 '금리 역전'이 일어날 정도다. 통상적으로 주담대 변동금리는 기간프리미엄으로 인해 고정금리보다 낮으나 코픽스가 그만큼 급등한 영향이다. 전날 기준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주담대 변동금리는 3.92~5.959%, 주담대 고정형(혼합형) 금리는 범위는 3.90~5.749%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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