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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량 260배 폭증한 신발 거래···'네이버 크림'에 무슨 일?

입력 2022.08.18. 08:00 댓글 0개

기사내용 요약

크림의 수수료 면제 이벤트 악용한 리셀러들 '저전거래' 활개

60만원이었던 운동화 하루 만에 150만원까지 가격 폭등

네이버 크림 홈페이지 캡쳐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뉴시스]이지영 기자 = 리셀 플랫폼 네이버 '크림'에서 7월 한 달간 1일 평균 거래량이 200건에도 못 미쳤던 나이키의 한 스니커즈 모델. 갑자기 8월 들어 하루 거래량이 4700건까지 치솟았다. 특정 나이키 스니커즈 거래량이 이처럼 폭증한 이유는 네이버 크림이 진행하는 고객 혜택 이벤트 영향이 컸다.

네이버 크림은 8월1일부터 31일까지 인기 상품 22종에 대해 판매자와 구매자에게 부과하는 수수료를 100% 할인해주는 이벤트를 진행했는데 결과적으로 리셀 전문업체들의 뱃속만 채워줬다는 지적이다. 리셀 전문업제들이 수수료 면제를 악용해 '자전거래(스스로 사고파는 행위)'로 거래량을 늘리며 시세를 끌어올렸다는 의혹을 사고 있어서다.

18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 크림에서 지난 1~ 11일까지 '나이키 에어 조던 1 레트로 하이 OG 다크 모카' 스니커즈의 하루 평균 거래량은 2200여건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 7월 한 달간 하루 평균 거래량 177건과 비교하면 무려 1151% 증가한 것이다.

7월 말까지만 해도 크림에서 같은 모델의 스니커즈 거래량은 단 18건에 그쳤다. 그러나 크림의 '수수료 100% 무료' 이벤트와 함께 이 스니커즈 거래량은 하루 만인 8월1일에 무려 4700건으로 약 260배 폭증했다.

지난 2일에도 네이버 크림에서 다크 모카 거래량은 3800건을 넘었다. 이 같은 거래량 폭증으로 7월 말 60만원이던 스니커즈 가격은 8월 들어 150만원으로 치솟았다.

◆크림만 유일하게 운영 중인 거래시스템 악용 '자전거래' 활개

이런 비정상적 거래량이 가능한 이유는 리셀 시장에서 네이버 '크림'만 유일하게 운영 중인 독특한 거래 시스템 영향이 컸기 때문이다.

현재 네이버 크림은 판매자와 구매자에게 각각 '보관 판매'와 '창고 보관 구매' 서비스를 제공한다.

보관 판매는 실제 거래가 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판매자가 크림에 제품을 발송해 검수를 마친 후, 물류창고에 제품을 보관하는 것을 말한다. 판매자는 보관 판매시 희망하는 판매가격을 제시하고, 이를 수락한 구매자가 나타나면 거래가 성사되는 방식이다.

구매자 입장에선 마음에 드는 제품을 구매했더라도 실제 택배로 물품을 배송 받지 않고 크림의 창고에 보관해 둘 수 있는데 이것이 바로 '창고 보관 구매'다.

구매자가 창고 보관 구매로 구입한 상품을 바로 배송 받지 않고 그대로 '보관 판매'로 전환해 놓으면 실제 신발의 이동 없이 거래 성사가 이뤄진다.

문제는 해당 제품 거래량을 늘리기 위해 판매자와 구매자는 크림의 '보관 판매'와 '창고 보관 구매' 서비스를 악용해 짜고 치는 '자전 거래'를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이에 따라 배송료나 수수료 등의 추가 비용을 모두 면제해주는 크림의 이벤트가 리셀러들의 '자전거래'만 부추겼다는 비판이 들린다.

구매자는 자전 거래로 ‘네이버페이 포인트’ 적립금, 크림 포인트 등의 추가 이득을 얻고 제품 가격도 급등시킬 수 있다.

예를 들어 이용자 A씨가 나이키 다크 모카 제품을 80만원에 '보관 판매'하고, 본인이 다른 계정을 이용해 80만원에 '창고 보관 구매'를 하면, A씨가 보관 판매 할 때는 비용이 발생하지 않으며, 창고 보관 구매 시에만 80만원의 비용이 결제된다.

보관 판매는 네이버 크림 정책상 판매자에게 즉시 정산이 이뤄져 A씨는 창고보관 구매로 지불한 80만원을 보관 판매에 대한 정산 대금으로 고스란히 돌려 받는다.

이 과정은 A씨가 구매 비용으로 낸 80만원을 본인이 다시 받는 구조이기 때문에 A씨의 금전에는 실제 변화가 없다. 하지만 네이버 크림 플랫폼이 제공하는 이벤트나 거래 정책을 통해 현금성 혜택을 얻을 수 있다.

네이버 크림에서는 결제 수단을 '네이버 페이'로 선택하면 결제 금액의 2.2%를 적립해주는데, 80만원을 기준으로 2만원 가량을 포인트로 받을 수 있다. 같은 방식으로 자전거래를 100건만 체결하면 200만원을 불로소득으로 얻을 수 있다.

리셀 매니아들이 모인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리셀러들이 여러 계정을 이용해 스스로 사고파는 '자전거래'로 이득을 얻고 제품 가격까지 끌어올려 일종의 '시세조종' 행위로 소비자에게 피해를 주고 있다"는 글이 올라오고 있다. 또 한편으론 "일주일 전만 해도 60만원이었던 제품 가격이 판매자들의 꼼수로 150만원까지 치솟는 게 말이 되냐"는 댓글도 엿보인다.

◆거래액 부풀리기 위한 의도적 이벤트 의혹도

업계에선 크림이 거래액을 부풀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리셀러들의 악의적인 자전거래를 부추겼다는 의혹까지 제기된다. 네이버 크림은 올해 2분기 거래액이 35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배 증가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네이버 크림이 현재 추가로 외부에서 투자를 유치할 예정인데 이 과정에서 기업 가치를 산정하는 데 중요한 기준이 바로 거래액"이라며 "무리하게 몸값을 높이려는 과정에서 전문 리셀업자들의 꼼수 행위로 크림은 거래액을 늘리는 효과를 볼 수 있지만, 개인 구매자들은 고스란히 그 피해를 떠안아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크림은 한성숙 사업개발대표가 지난 2020년 자회사 스노우의 신사업으로 만든 야심작으로 통한다.

초기 운영 과정에서 모기업인 네이버는 크림에게 수백억원 차입금을 수혈해주며 리셀 플랫폼 시장에서 독보적 우위를 차지할 수 있도록 물신양면으로 도왔다.

실제 올해로 설립 3년차인 크림의 올 상반기말 자산 총액은 1300억원으로 네이버의 50여개 계열사 중에서 10번째로 꼽힐 만큼 빠르게 몸집을 키웠다.

업계 또 다른 관계자는 "중소기업 위주로 형성된 리셀 플랫폼 시장에 네이버 같은 대기업이 진출하면서 과도한 가격 상승을 부추기며 시장을 흔들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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