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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 통합 없댔는데···벌떼입찰 대책에 중흥·대우 난감

입력 2022.09.28. 13:49 댓글 4개

기사내용 요약

1사1필지 도입…푸르지오·S클래스 중 1개만

공공택지사업 위주 중흥, 경영 활동에 큰 제약

투트랙 전략 vs 이 참에 푸르지오…고민 수순

[서울=뉴시스] 중흥그룹 사옥 전경. (사진=중흥그룹 제공)

[서울=뉴시스] 이예슬 기자 = 정부가 3기 신도시 등 공공택지의 '벌떼 입찰'을 막겠다며 '1사 1필지' 제도를 도입하면서 지난해 한 식구가 된 중흥그룹과 대우건설이 난감해졌다. 앞으로 공공택지 입찰에 참여할 때마다 대우건설의 '푸르지오'로 할 지, 중흥의 '중흥S-클래스'로 할 지 가르마를 타야 하는 상황. 중흥그룹은 통합 브랜드 운영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지만 정부 정책으로 지각변동이 일면서 한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어졌다.

28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내달부터 공공택지 추첨에 참여 가능한 모기업과 계열사의 개수를 1필지에 1개사로 제한하는 '1사 1필지' 제도를 시행한다.

◆1개 필지에 1개 계열사만…중견업체 곡소리

정부는 1사1필지 제도를 공공택지 경쟁률이 과열되는 규제지역(주택법상 투기과열지구·조정대상지역 및 수도권정비계획법상 과밀억제권역)의 300가구 이상 택지에 2025년까지 3년간 시행하고 성과 점검 후 연장 여부를 결정한다.

정부가 이 같은 방침을 정한 것은 페이퍼컴퍼니뿐 아니라 다수의 계열사를 동원해 추첨에 참여하는 것이 공정한 경쟁이 아니라고 봤기 때문이다. 공정 경쟁을 기치로 내걸고 도입된 제도인 만큼 2008년 금융위기급의 경기침체가 아니고서야 규제가 완화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수도권 재개발·재건축이나 대형 토목사업, 해외 플랜트 사업을 주로 하는 대형 건설사와 달리, 중견 건설사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으로부터 공공택지를 불하받아 주택을 건설하는 활동을 핵심 먹거리로 삼고 있다. 이에 택지 확보에 사활을 걸고 여러 개의 계열사를 동원해 택지 당첨 확률을 높여왔는데, 동탄이나 위례 등 2기 신도시 아파트의 상당수가 중견 건설사 브랜드인 이유가 여기에 있다.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에 따르면 2017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LH가 분양한 공공택지 178개 중 호반·대방·중흥·우미·제일건설이 낙찰받은 필지는 전체의 37% 수준인 67개다.

◆체질개선 불가피…이 참에 '푸르지오'로?

이번 정부 방침으로 타격이 큰 기업들 중 지난해 대우건설을 인수합병한 중흥그룹은 상황이 더 복잡하게 됐다. 다른 주택전문건설업체와는 달리 지역마다, 규모마다 전략적 판단을 내려 입찰에 뛰어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서울=뉴시스] 대우건설 을지로 사옥. (사진=대우건설 제공)

아파트 브랜드 평가 상위권에 랭크된 대우건설의 푸르지오는 주로 수도권 핵심입지나 지역 도시정비사업에서 프리미엄 특화설계 등을 내세워 왔다. 반면 중흥은 지방의 대규모 택지개발지구를 중심으로 사세를 불려 온 기업이다. 두 브랜드가 가진 특성이 판이하게 다르고, 소구 가능한 지역도 다른 만큼 각각의 경쟁력을 분석해 투트랙 전략을 구사해야 한다.

대우건설은 다른 대형 건설사와 비슷하게 택지사업이 포트폴리오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많지 않은 편이다. 주택건축분야는 도시정비사업 수주 성과가 가장 중요하고, 토목과 플랜트 분야도 영위하고 있다.

문제는 중흥이다. 택지 당첨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일감 확보에 비상이 걸렸고, 장기적으로 경영 활동에 제약이 있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양한 분야에서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대우건설을 인수한 중흥 입장에서는 대우건설과의 화학적 결합이 더욱 절실해졌다.

당장 주택브랜드 통합의 장단을 놓고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다. 중흥그룹은 지난해 7월 "대우건설을 인수하더라도 대우건설의 주택 브랜드인 '푸르지오'와 중흥의 '중흥S-클래스'는 별도로 운영할 것"이라며 "양사의 주택 브랜드가 가진 강점이 다른 만큼, 각각의 경쟁력을 높이는 방식으로 주택사업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그런데 정책이 큰 폭으로 변화하면서 지금까지 해 왔던 방식으로는 회사를 경영하기 어려워 진 만큼 전략을 대대적으로 수정해야 할 위기에 처했다. 업계에서는 중흥이 체질개선에 나서는 김에 전국적으로 선호도가 높은 푸르지오로 주택브랜드를 통합 운영하는 카드를 선택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 반면 개별 브랜드 운영 전략을 버리면 서울 재건축 수주활동에서 푸르지오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 역시 상존한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인수 당시와 지금의 상황이 완전히 바뀐 만큼 더 경쟁력 있는 브랜드로 가야 할 필요성이 있을 것"이라며 "통합 가능성도 충분히 생각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두 브랜드 간 퀄리티와 가격 차이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에 브랜드가 중시되는 수도권에서는 푸르지오, 지방에서는 가격 경쟁력이 있는 S-클래스에 대한 니즈가 큰 것"이라며 "지금처럼 당분간 분리해 가는 게 전략상 유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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