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등일보

두 차례 멈춰선 물류···안전운임제 둘러싼 갈등 ´여전´

입력 2022.12.23. 15:07 수정 2022.12.23. 15:14 댓글 0개
올해의 광주·전남 경제 5대 뉴스 ③화물연대 파업
6월 7일·12월 16일간 ‘올스톱’
생산 차질 등 지역 피해 잇따라
정부 강경책에 파업 불씨 여전
화물연대 2차 파업 당시 멈춰선 광양항 컨테이너 부두 전경. 무등일보DB.

올해의 광주·전남 경제 5대 뉴스 ③화물연대 파업

안전운임제를 둘러싼 정부와 화물연대의 갈등은 올 한 해 두 차례 물류대란으로 이어졌다.

적용 대상 확대와 안전운임제 연장, 또는 법제화 등을 목표로 화물연대가 모든 운송을 중단했고 결국 그 여파는 지역경제를 비롯한 경제계 전체에 미쳤다.

지난 6월 화물연대 첫 파업은 당시 올해 연말 일몰 예정인 안전운임제 연장과 대상 확대를 요구하며 7일간 이어졌다.

지역에서 석유화학 업체와 기아차 등이 직격탄을 맞았다.

총파업으로 여수산단 석유화학업체들의 생산된 제품이 90%가량 반출되지 않고 공장에 쌓이면서 대부분의 업체가 공장 가동을 30% 줄여야만 했다.

광주에서는 카캐리어의 전면 운행 중단으로 기아 오토랜드광주(이하 광주공장) 생산 차량 출하가 어려움을 겪었다.

일 평균 2천여대를 생산하는 광주공장의 생산 차량을 보관할 장소가 부족해 파업 기간 동안 광주시의 협조를 받아 약 400여대의 주차공간이 있는 광주시청 야외음악당에 차량을 적치하는 등 큰 어려움을 겪었다.

특히 파업 장기화로 기아 생산라인이 멈춰설 경우 지역 내 협력업체도 모두 올스톱된다는 점에서 지역경제의 어려움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확산됐다.

하지만 정부가 일몰 예정인 안전운임제를 일단 연장하기로 합의하면서 불씨는 봉합되는 듯했다.

안전운임제 연장을 위해선 새롭게 입법이 이뤄져야 했지만 정치권에서 아무런 논의조차 이뤄지지 않은 채 일몰 시한이 다가오면서 또다시 파업의 불씨가 되살아났다.

그렇게 시작된 2차 파업은 16일간 이어졌다.

시멘트 운송종사자들의 파업으로 레미콘 생산이 중단되면서 각종 공사 현장이 차질을 빚었으며 금호타이어는 초기 30% 생산감축에 이어 후반기에는 생산감축량을 70%까지 확대했다.

석유화학업체들의 물류난도 계속됐으며 지역의 주요 수출입항은 광양항은 파업 기간 내내 거의 봉쇄됐다 싶을 정도로 물동량이 감소했다.

적치 공간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던 기아차는 공군 제1전투비행단과 함평 엑스포 공원 등을 추가 적치 장소로 확보해 생산 차량을 개별 운송하는 방식으로 버티다가 수출항인 목포항으로 직접 운송하는 방식으로 버텨냈다.

한국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두 차례의 화물연대 파업으로 약 10조원 가량의 직·간접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파업의 발단이 돼온 안전운임제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교통위원회에서 안전운임제 일몰 기한을 3년 연장하는 화물자동차법 개정안을 단독 의결했지만 여야입장 차가 커 연내 처리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또 윤석열 대통령도 "화물연대 파업이 국민과 많은 기업에 어려움을 줬다"면서 "노동 개혁을 이뤄내지 못하면, 노동문제가 정쟁과 정치적 문제로 흘러버리게 되면, 정치도 망하고 경제도 망하게 된다"고 노동 개혁을 '3대 개혁과제'로 꼽았다.

이처럼 정부의 강경한 태도에 노동계가 반발하고 있어 지역경제계에선 추가 파업 우려도 나온다.

한 지역경제계 관계자는 "안전운임제 문제가 해결되지 않은 채 갈등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며 "혹시 모를 추가 파업에 미리 대비해나가고 있다"고 밝혔다.

도철원기자 repo333@md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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